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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연내 배치 무산 … 부지 전체 일반 환경평가 결정

국방부는 28일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 전체 부지에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1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성주 사드 기지 모습. [연합뉴스]

국방부는 28일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 전체 부지에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1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성주 사드 기지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28일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배치할 경북 성주 골프장에 대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연내 최종 배치는 사실상 무산됐다. 환경영향평가 대상 부지는 주한미군 기지가 들어설 예정부지 70만여㎡ 전체다. 국방부 당국자는 “일반 환경영향평가 기간은 10~15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민 동의를 위한 공청회 등에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국방부 “평가에 10~15개월 소요
기존 배치한 발사대는 임시 운용”
사드 번복 없다며 장기간 평가
미·중 모두에게 불신 살 우려

당초 군 당국은 사드포대 부지인 32만여㎡에 대해서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사드를 배치하려 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 ‘절차적 정당성’을 이유로 입장을 바꿨다. 다만 정부는 기존에 배치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임시로 운용하기로 했다. 부지 내 도로공사와 콘크리트 패드 등의 공사는 환경영향평가와 동시에 진행한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사드 체계의 최종 배치 여부는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 직후 국방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동맹의 결정에는 추호의 변함도 없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그럼 평가는 요식 행위 아니냐”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평가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 당국자는 “아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거치고, 그 과정의 결과를 최종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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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동맹을 생각하면 사드 결정을 번복할 수 없고, 국내 여론을 생각하면 민주적 절차 준수 약속을 어길 수도 없는 정부의 고민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정부는 미 측이 오해하지 않도록 사전 설명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7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6일 마크 내퍼 주한 미 대사대리를 접견해 관련 설명을 했다고 한다. 환경영향평가는 국내 절차적 정당성 확보 차원이며, 사드 배치 결정을 바꾸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당초의 연내 배치 약속을 뒤집은 것은 결과적으로 한·미 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연내 첫 방한을 할 경우 이때까지도 사드 배치는 미완으로 남아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시아를 방문하는데, 이를 계기로 한국에 올 가능성이 있다.
 
당장 임시 운용할 수 있는 장비도 레이더와 발사대 2기뿐이다. 사드 한 포대는 레이더와 발사대 6기로 이뤄진다. 2기로는 ‘절름발이 운용’밖에 할 수 없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한·미 동맹에 끼칠 해를 생각하면 사드 배치 결정을 바꿀 수는 없고, 환경영향평가를 하면서 배치를 지연시켜놓고 그 기간 동안 중국을 설득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한·중 관계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사드 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는 이상 중국도 사드 결정을 번복하라고 한국에 계속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다른 선택을 하고 싶어도 정부가 출구를 닫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부가 미국과 중국 중 한쪽에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피하기 위해 배치 완료도 철회도 아닌 제3의 방안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는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모양새가 된 셈이다. 실제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의 환경영향평가 실시 결정에 대해 “관련 국가가 사드 배치를 중지하고 이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번 결정으로 인해 미·중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정책적 불신을 차단하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수·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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