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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나도 웃는다, 꽃띠 파이터 전찬미

UFC 최연소 여성 선수인 전찬미는 오는 9월 일본의 곤도 슈리를 상대로 데뷔 첫 승에 도전한다. 전찬미가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모습. [신인섭 기자]

UFC 최연소 여성 선수인 전찬미는 오는 9월 일본의 곤도 슈리를 상대로 데뷔 첫 승에 도전한다. 전찬미가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모습. [신인섭 기자]

“격투기 선수라고 하면 다들 놀라세요.”
 

스무 살 UFC 최연소 여성 선수
중학 2학년 때 무에타이 챔피언
1m 67㎝ 큰 키서 나오는 펀치 강력

MMA서 5연승한 후 UFC와 계약
데뷔전 패배, 9월 일 선수와 격돌
“질 수 없어, 죽기살기로 싸울 것”

지난 25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국제체육관. 문을 열자 노란 머리칼의 앳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귀여운 표정으로 깍듯이 인사를 하는데, 그 모습이 낯설었다. 옥타곤(팔각형의 UFC 경기장) 위에서 저돌적으로 상대에게 달려들던 그 선수인데, 경기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사실 1라운드에 제가 먼저 코피를 터뜨렸는데, 화면에선 안 보이더라고요. 한 대 맞으면 한 대 더 때려야 했는데….”
 
거침없는 살벌한 말. 실감이 났다. UFC 최연소 여성 파이터 전찬미(20)라는 사실이. 그는 지난달 11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0’에서 J.J 알드리치(25·미국)를 상대로 UFC 데뷔전을 치렀다.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 그런데도 경기를 본 사람들은 ‘왜 UFC가 전찬미를 찍었는지’ 알아차렸다.
 
전찬미는 주눅 들지 않았다. 3라운드엔 상대 펀치에 맞아 코피가 났다. 개의치 않았다. 씩 웃고는 상대를 향해 ‘들어오라’는 도발의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이상하게도 긴장이 하나도 안 됐다. 지금껏 제일 안 떨렸던 경기”라고 했다. 큰 키(1m 67㎝)에서 나오는 펀치는 대단히 위력적이었다.
 
다 지나간 일이라 웃으며 얘기했지만, 후유증이 있었다. MMA 입문 이후 첫 패배였기 때문이다. 전찬미의 스승 김대환(30) 관장은 “상당히 힘들어했다. 눈물도 보였다”고 전했다. 전찬미는 “(내가) 원래 공격적인 스타일인데 상대가 왼손잡이라 아웃파이팅을 했다. 왼손잡이 선수와 처음 싸웠고, 아웃파이팅도 처음이라 결과를 잘 내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출발부터 불리했다. 전찬미는 국내에선 플라이급(56.69㎏)에서 뛰었다. 그런데 UFC와 스트로급(52.16㎏)으로 계약했다. 경기까지 불과 2주 밖에는 시간이 없었다. 김관장은 “평소엔 플라이급보다 4~5㎏ 정도 더 나가게 체중을 유지했다. 그런데 이번엔 체급을 (스트로급으로) 낮추면서 한 번에 10㎏을 빼야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계체에 실패해 대전료 일부도 반납했다.
 
전찬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무에타이를 배워 보라”는 아버지 권유로 체육관을 찾았다. 김 관장은 전찬미에게 이것저것 시켜봤다. 샌드백을 치던 전찬미를 불러 동갑내기 남자아이와 스파링을 붙여 봤다. 전찬미가 이겼다. 김 관장은 그에게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자”고 제안했다.
 
전찬미는 데뷔전을 치른 뒤 파이트머니로 1만500달러(약 1200만원)를 받았다. 신인섭 기자

전찬미는 데뷔전을 치른 뒤 파이트머니로 1만500달러(약 1200만원)를 받았다. 신인섭 기자

무에타이를 권했던 아버지는 “프로선수가 되겠다”는 딸을 말렸다. 울고불며 조르는 딸한테 아버지가 백기를 들었다. 전찬미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잖아요”라며 웃었다. 그의 가정 형편은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경기용 탑브라가 필요했지만 사달라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버지가 그런 딸의 속을 헤아리고 지갑을 열었다. 전찬미는 “지금도 그걸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찬미는 중학교 2학년 때 어른들을 꺾고 국내 최연소 무에타이 챔피언이 됐다. 장래에 대한 고민이 그 때 시작됐다. 격투기 선수, 그것도 ‘여자’ 격투기 선수가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UFC 최고 여성 파이터 론다 로우지(30·미국)도 스타로 뜨기 전엔 파트타임 일을 하며 근근이 살았다.
 
전찬미는 간호사인 어머니 영향으로 일단 간호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쇄골이 부러져 운동을 쉬던 어느 날 장래 문제를 고민했다. 길지는 않았다. 그는 “쉬다 보니 운동이 너무 하고 싶었다.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체육관에 매일 나갔다. 관원들을 지도하면서 용돈도 받았다”며 “결국 고2 때 데뷔를 결심했다. 목표는 중학교 때부터 꿈꿔왔던 UFC 챔피언이었다”고 말했다.
 
MMA로 전향한 뒤 승승장구했다. 5연승을 달렸다. 그중 4경기를 1라운드 KO로 이겼다. 꿈에 그렸던 UFC에서 전찬미에게 손을 내밀었다. 데뷔전에 대한 UFC 측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3개월 만에 두 번째 경기를 제안해 왔다. 9월 23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일본 단체 판크라스 챔피언 출신 곤도 슈리(28)와 격돌한다. 전찬미는 “죽기 살기로 하겠다. 질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목표를 물었다.
 
“스트로급 챔피언 요안나 예드제칙(30·독일)과 싸우고 싶어요. 그 다음엔 플라이급, 밴텀급(61.23㎏) 타이틀을 따야죠. 꿈은 클수록 좋은 거잖아요.”
 
전찬미는 …
 
● 출생 : 1997년 8월 28일
● 소속 : 국제체육관/령프로모션
● 체격 : 키 1m 67㎝, 체중 53㎏
● 전적 : -종합격투기(MMA) 5승(4KO) 1패
-무에타이 14승 2패(2011년 챔피언)
● 경력 : -2015년 MMA 전향
-2016년 ALL FC 플라이급 챔피언
-2017년 UFC 데뷔전(판정패)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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