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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으로] IQ 150이상 타고난 천재들, 초등생 때부터 올림피아드 특화 학습

국제 수학·물리 올림피아드 휩쓴 한국 고교생들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전원 금메달을 따 종합 1위의 기록을 세우고 돌아온 한국 대표팀. 왼쪽부터 안정현·최규현·김세훈·김다인·백승윤·이송운군. 모두 서울과학고 학생이다. [최정동 기자]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전원 금메달을 따 종합 1위의 기록을 세우고 돌아온 한국 대표팀. 왼쪽부터 안정현·최규현·김세훈·김다인·백승윤·이송운군. 모두 서울과학고 학생이다. [최정동 기자]

 

보면 안 잊어버리는 세훈이
제주도서 별다른 사교육 안 받고
초등 3년 때 고교 수학과정 끝내

배우는 속도 빨라 심화 학습
학교선 수학적 창의성 안 가르쳐
학원서 비슷한 친구들 모여 공부

국가 차원 지원도 한몫
1년 전부터 수차례 시험 거쳐 선발
대학서 4주간 집중 교육 뒤 출전

올림피아드 출신들 진로는
한때 상당수 의대로 진학했지만
2000년 이후 60% 수리과학 전공

지난 18~1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58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IMO) 문제 중 하나다. 이번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는 세계 111개국 615명의 수학 천재들이 모여 이런 수준의 문제 6개를 두고 하루 4시간 반씩, 이틀간 문제풀이를 겨뤘다. 한 문제당 7점 만점으로 채점을 한다. 단장을 맡아 한국 대표팀을 이끈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는 “웬만한 대학 수학과 교수는 물론 고도의 창의력과 집중력을 가진 수학 천재들도 쉽게 풀지 못하는 문제들”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5일 오후 5시 인천공항 입국장 D 게이트에 보랏빛 티셔츠를 맞춰 입은 한 무리의 고교생들이 나타나자 환호성이 터졌다. 이들은 브라질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전원 금메달과 함께 총점 170점으로 종합 1위를 거둔 한국 대표팀 학생들이었다. 6명 모두 영재고등학교인 서울과학고 2, 3학년 학생들이다. 참가팀 중 전원이 금메달을 받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했다. 2위는 중국으로 금 5, 은 1에 총점 159점을, 3위는 베트남으로 금 4, 은 1, 동 1에 총점 155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1988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29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처음 출전해 49개국 중 22위를 기록한 이후 매년 빠른 속도로 성적이 좋아졌다. 2000년 한국 대전에서 열린 제41회 대회에서 중국-러시아-미국에 이어 4위에 올랐고, 2012년 아르헨티나 대회에서 처음으로 전원 금메달과 함께 종합순위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종합 2위였지만, 한국 대표 6명 중 3명이 여섯 문제 모두 만점을 받아 개인 1위를 차지했다.
 
국제 올림피아드 희소식은 물리 분야에서도 터져나왔다. 지난 16일부터 9일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2017년 48회 국제 물리 올림피아드’에서 한국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종합성적 1위를 기록했다. 총 86개국 395명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한국은 중국·싱가포르·러시아와 함께 대표단 학생 5명 전원이 금메달을 수상하고, 5명의 점수를 합계한 종합 성적에서도 1위에 오른 것이다. 그 주인공은 서울과학고 3학년생 4명과 경기과학고 2학년생 1명이었다. 국제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고교생들은 대체 어떤 아이들일까. 이들의 면면을 분석해 요약하자면 “타고난 천재들이 오랜 기간 잘 짜인 시스템 속에서 교육·훈련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1위에 오른 서울과학고 학생들에게 지능지수(IQ)를 물어보자, 대부분 “잘 모르겠지만 아마 150~160 사이쯤 되는 것 같다”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2017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시상식에서 종합 1위 한국 대표팀의 안정현·김세훈·김다인(왼쪽부터) 학생이 태극기를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2017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시상식에서 종합 1위 한국 대표팀의 안정현·김세훈·김다인(왼쪽부터) 학생이 태극기를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로 3년 연속 한국 대표로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참석했다는 김세훈(18·서울과학고 3년)군이 대표적이다. 김군은 어릴 때부터 한 번 보거나 들은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네 살 때 한글을 익혔고, 여섯 살 때 시작한 학습지로 초등학교 입학 전에 초등 6년 과정의 수학을 끝냈다. 고교 수학은 초등학교 3년을 마칠 때쯤 완성했다. 별다른 사교육이 없는 제주도에서 거둔 성과다. 김군의 모친은 “한 번도 공부를 강요한 적이 없다”며 “어릴 때 우연히 접한 수학문제를 스스로 풀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서점에 들를 때면 대학 전공 서적까지 뒤적이는 수준에 올랐다.
 
‘수학으로 놀기’엔 제주도가 좁았던 김군은 부모와 함께 서울로 이사했다. 김군 모친은 “제주에서는 아이를 만족시켜 주는 선생님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군은 교육 정보가 넘치는 서울에서 ‘한국 수학 올림피아드(KMO)’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초등 6학년 때 중학 3년까지 대상으로 하는 중등 KMO에서 금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중·고교 수학 올림피아드 수상 행진이 이어졌다. 고교 1년 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은메달을 받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이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물론 강남 대치동 올림피아드 전문 학원들의 노하우와 정보가 더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김군은 “동생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는 과정에서 흥미를 더 느끼게 됐다”며 “대학에서도 수학을 전공해 교수나 연구원의 길을 걷겠다”고 장래 소망을 밝혔다.
 
이번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홍일점으로 참가한 김다인(17·서울과학고 2년)양도 천상 영재였다. 김양은 “전교 1~2등을 다투는 우등생은 아니었지만 수학과 과학을 좋아해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양도 초등학교 6년 때 KMO에서 장려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수학 올림피아드 출전 행진이 이어졌다. 올림피아드 전문 학원도 다녔다. 김양은 “수학 올림피아드는 수학적 창의성을 요구하는데 학교에서는 그런 것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며 “학원에서 비슷한 친구들을 만나 얘기하는 것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제 올림피아드 석권에는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수학의 경우 대한수학회 산하 한국 수학 올림피아드위원회에서 정부 예산 지원을 받아 영재선발 과정을 진행한다. 매년 5월 말 시작하는 KMO 1차 시험에서 400명을 추리고, 11월 초 2차 시험, 이듬해 1월 초부터 2주간 진행하는 ‘KMO 겨울학교’, 3월 초 아시아·태평양 수학 올림피아드(APMO), 3월 말 한국 수학 올림피아드 최종시험(FKMO)을 거치면서 12명으로 추려진다. 이어 4월 초에 치르는 모의고사(TST)를 통해 최종 6명만 남게 된다. 이들이 6월 초부터 서울대에서 4주간 집중 교육을 받은 뒤 7월 국제 올림피아드에 출전하게 된다.
 
다인양과 세훈군 같은 수학 영재들의 장래는 어떻게 될까. 대한수학회가 1988년부터 최근까지 28년간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출전한 한국학생 128명을 조사했더니 대학 진학과정 중 수리과학 분야로 진학한 사람이 56%(72명)였다. 또 2015년 현재 총 128명 중 대학생 신분인 47명(37%) 외에 대학교수가 18%(23명), 연구소·기업체 재직 28%(36명), 교육 분야 재직 2%(3명), 기타(군복무 등) 15%(19명)였다.
 
대한수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화여대 수학과 이향숙 교수는 “과거에는 올림피아드 수상자들 중 상당수가 의대를 택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됐지만 2000년 이후엔 6명 중 4명 이상이 수리과학 분야로 진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철 KAIST 영재교육원 부원장은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중고생들에게 도전 의식을 고취시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사교육의 도움 없이 대표로 선발되기 어려워 사교육 경쟁을 유발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현재 국가에서 하고 있는 영재교육이라는 공교육의 제도 속에서 재능이 발굴되고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S BOX] 한국 총 162회 참가 35차례 종합 1위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는 전 세계 20세 미만의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들이 수학·과학 분야의 문제 해결능력을 겨루는 지구촌 ‘두뇌 올림픽’이다. 1894년 헝가리의 수학 올림피아드가 모체다. 1959년 루마니아에서 열린 수학대회 때부터 국제 대회로 공인됐다. 67년 물리 올림피아드가 폴란드에서 개최돼 매년 열리고 있고, 화학(1968·체코), 정보(1989·불가리아), 생물(1990·체코), 천문(1996·러시아), 중등과학(2004·인도네시아), 지구과학(2007·한국) 관련 대회가 차례로 시작돼 매년 개최되면서 지금의 8개 분야에 이르렀다.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는 매년 여름방학(7월) 때 개최되며, 주최국에서 각국 대표들의 체재비를 지원한다. 시험은 각 분야의 이론과 실험(실기)을 병행해 출제한다. 참가자의 60% 이내에서 금상 10%, 은상 20%, 동상 30%의 비율로 메달을 수여한다.
 
한국은 88년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처음 참가한 이래 8개 분야의 대회에 모두 참가하고 있다. 그간 총 162회 참가해 종합 1위를 35번이나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물리 올림피아드 대표단 전원이 금메달을 수상했고, 수학 올림피아드에서는 한국 대표로는 21년 만에 만점자 3명을 배출해 국가종합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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