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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추적]아동학대 5세 남아 영구실명-안구적출 했는데 살인미수 아니라고?

아동학대 그래픽. 중앙포토

아동학대 그래픽. 중앙포토

내연녀의 5세 아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휘둘러 한쪽 눈을 잃게 한 20대 남자에게 검찰이 기소한 살인미수 혐의를 광주지법 목포지원이 인정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살인미수가 아닌, 아동학대 중상해죄 등만 적용한 1심 결과에 불복해 즉각 항소하기로 해 2심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내연녀 아들 폭행해 눈 잃게 한 20대에 징역 18년
검찰은 '살인미수' 등으로 기소했지만…아동중상해죄 등만 인정

검찰은 당초 25년형 구형했는데 법원은 결과적으로 7년 깎아준셈
법원 "살인 고의 없어…발뺌해 양형기준보다 5년 더 추가 선고" 해명

검찰 "저항능력 없는 아동에 무자비한 폭행은 살인행위…내주 항소"
시민단체 등 "어린 아이 무차별 폭행은 살인미수, 항소심서 엄벌해야"

김국일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은 28일 "전날 1심 재판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이모(27)씨 사건에 대해 항소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내연녀인 최모(35)씨의 아들 A군(현재 6세)을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8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해 한쪽 눈이 실명되도록 하고 골절상과 타박상 등 신체를 손상시켰다. A군은 계속되는 폭력 때문에 입원과 치료를 반복해야 했고 급기야 안구적출술까지 받아 한쪽눈을 영구적으로 실명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이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살인미수와 아동학대 중상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또 친모인 최씨에 대해서는 아들의 상습적인 폭행사실을 방치한 혐의(상습아동유기·방임)로 징역 15년을 구형했었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전경. 중앙포토

광주지법 목포지원 전경. 중앙포토

이에 법원은 이씨에게 살인미수가 아닌 아동학대 중상해죄 등을 적용해 당초 검찰 구형량(징역 25년)보다 훨씬 낮은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최씨에게도 역시 검찰 구형량보다 낮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살인에 대한 고의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검찰 측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군을 고의로 살해할 목적으로 강한 외력을 가한 것을 입증할 수 없고, 살인까지 할 만한 뚜렷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씨의 폭행 동기나 원인 역시 대부분 "화가난다"는 등의 단순하고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는 점을 들어 살인미수의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류봉근 광주지법 목포지원 공보판사는 “무직인 이씨가 평소 내연녀 최씨에 대해 경제적으로 의존해온 데다 살인을 한 뒤 사고사 등으로 위장을 하더라도 최씨에게 범행이 발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볼 때 살인에 대한 고의성을 입증할만한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그래픽. 중앙포토

아동학대 그래픽. 중앙포토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이번 판결 취지에 대해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 법원이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 중상해죄의 양형기준(기본 형량과 가중 형량 포함해 최대 10년 6개월)과 이씨에게 추가된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및 상해 등을 감안해 다수 범죄에 따른 최대 형량은 13년이었는데 재판부가 이보다 5년을 더해 18년을 선고했기 때문에 결코 가벼운 형량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전날 판결문에서 “살인행위에 버금가는 행위로 아동학대 중상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 유형들 가운데 가장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법원의 이번 판단만 보면 검찰이 무리하게 살인미수죄를 적용했거나, 아니면 살인미수죄를 적용하기에는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검찰 측은 5세에 불과한 아이가 3개월 동안 8차례나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면서 영구적으로 한쪽 눈을 잃었는데 살인미수가 아니고 뭐냐며 강하게 반박한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히 한 두 차례나 신체의 한 두 2곳만 다친 것이라면 상해죄만 인정되겠지만 수차례 얼굴과 머리·팔·다리 등 전신에 심각한 중상해를 입은 만큼 살인미수죄를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객관적 반박 근거도 제시한다. 검찰 관계자는 "A군의 치료를 담당했던 대학병원 의사가 '간이나 담낭 등이 조금만 더 손상됐으면 목숨을 잃을뻔했다'고 증언할 정도로 이씨의 폭력은 무자비하고 흉포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검찰 수사 결과 이씨는 내연녀 최씨가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면 “말을 듣지 않는다” “잠을 안 잔다”는 등의 이유로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상습적인 폭행에 시달리던 A군은 지난해 10월 20일 얼굴 등 온몸에 폭행을 당한 뒤 안구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변덕을 부린다”며 A군을 밀쳐 두개골 골절상을 입히거나 얼음주머니로 낭심 부위를 때려 타박상을 입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는 기소된 후에도 줄곧 자신의 범행을 부인해 공분을 샀다. 법원이 살인미수죄를 인정하지 않고 아동학대 중상해죄 등만 적용하면서도 양형기준보다 5년을 추가해 선고했다고 강조하는 이유(반성 않고 범죄 발뺌)이기도 하다.     
아동학대 그래픽. 중앙포토

아동학대 그래픽. 중앙포토

 
법원이 아동학대 중상해죄 등을 적용해 양형기준보다 5년을 추가해 선고했지만 검찰은 여전히 적용 죄목과 형량이 극히 미흡하다며 판결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최근 아동학대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흉포화하고 있어 가해자 엄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흐름 때문에 시민들도 법원의 이번 판결에 대해 의의를 제기하고 있다.
광주 지역 시민단체인 참여자치21의 오미덕 공동대표는 "항거능력이 없는 5세 아이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력은 살인 행위를 한 것이나 다름 없다"며 "아동학대를 뿌리뽑기 위해서라도 항소심에서는 살인미수 등 더 적극적 혐의를 적용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포=최경호·김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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