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회색곰' 러시아, 317조원 투입해 군비증강 …한반도 유사사태 대비한 측면도

지난 2008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등이 남오세티야의 수도 츠힌발리를 향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조지아군이 독립을 원하는 남오세티야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자 남오세티야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조지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츠힌발리 AP=연합]

지난 2008년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등이 남오세티야의 수도 츠힌발리를 향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조지아군이 독립을 원하는 남오세티야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자 남오세티야를 지원하는 러시아가 조지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츠힌발리 AP=연합]

러시아가 2025년까지 운용할 새 군비계획의 큰 틀을 정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해군에서 육군으로 군비 증강의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는 점이다.

지상군 전력 강화 위한 GPV-2025 큰 틀 정해
기존 계획은 해군력 강화에 초점
육군·공수부대 등 증강
사단 부활·T-14 '수퍼탱크 대량 도입

러시아 정부는 내년부터 8년간 17조 루블(약 317조원)을 투입해 육군과 특수전 전력을 중점 강화할 방침이라고 일본 웹매거진 웻지인피니티가 최근 전했다.  
러시아군이 지난 2011년부터 운용 중인 ‘국가장비계획 2020(GPV-2020)’의 화두는 해군력 강화였다. 
그러나 이를 대체하는 ‘국가장비계획 2025(GPV-2025)’는 지상군 전력 증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향을 튼 이유는 7년 새 러시아가 처한 지정학적 상황이 크게 달라지면서 군사적 수요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국방부가 GPV-2020을 작성하던 2010년에는 숙적 미국과의 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유럽 국가들과의 군사적 긴장도 높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 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직접 충돌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육군의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군 개혁에 나섰다. 
테러나 조지아(러시아명 그루지야)와의 군사적 갈등, 체첸 반군과의 국지전 등 비교적 소규모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 지상군을 슬림화한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이후 육군의 작전 단위는 사단(약 1만 명)에서 여단(약 3500명)으로 소형화됐다.  
반면 러시아는 해군력 재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었다. 
세계 전략과 핵 억지력 강화를 위해서는 핵 추진 잠수함과 항공모함 등 해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계획대로 옛 소련 시절 도입했던 낡은 핵잠수함을 신형으로 교체하는 등 대형 무기 도입사업에 나섰다.   
 
그러나 2014년 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점령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나토군은 물론 미국과의 관계도 급속히 악화됐다. 
시리아 사태를 두고도 러시아는 친정부 입장을 견지한 반면 서방은 반군을 지원하며 대립했다. 
사실상 세계 곳곳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지상군과 공수부대 등 특수전 전력 수요가 그만큼 늘어났다. 
앞으로 러시아군은 새로운 국가장비계획을 통해 사단급 부대는 물론 전차군으로 불리는 중편성도 부활시킬 계획이다. 
무인 자동포격 시스템을 갖춘 ‘수퍼탱크’ T-14 아르마타 등 신형 무기도 대거 도입하기로 했다.
 
러시아군의 군비증강계획이 한반도 유사사태 대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을 차단하기 위해 극동군의 전력 강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민규 우석대 국방학과 교수는 "러시아 정부는 미 태평양사령부에 대응하는 극동군 전력을 끌어올려 미국의 대북 군사옵션을 억지하기를 원한다"면서 "“러시아는 냉전 때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중국과는 다른 시각으로 동북아 역학 구도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러시아가 사이버전과 정보전 등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 수행 능력을 넘어서는 대군 건설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 침공 당시에는 정규군을 직접 투입하기에 앞서 친러 반군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러시아의 지상군 전력 강화는 단순히 하이브리드 전략을 넘어서서 미국과 서유럽에 대항하는 미래전력을 건설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과 육군의 군비 역전은 예산 규모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GPV-2020에선 해군력 강화에 전체 예산의 4분의 1인 4조7000억 루블(약 87조9840억원)이 편성됐다. 육군 예산은 2조6000억 루블(약 48조6720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육군 예산이 4조2000억 루블(약 78조6240억원)인 반면 해군은 2조6000억 루블로 완전히 뒤집혔다.
전체 예산은 러시아 국방부 요구보다 대폭 삭감됐다. 
러시아 재정을 지탱하는 유가가 떨어지면서 국방비 부담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당초 2016년부터 실행됐어야 할 새 군비계획이 2년간 순연된 이유다.  
러시아 국방부와 재무부는 지난 5월에야 예산 규모에 겨우 합의했다. 
웻지인피니티는 “해군이 그동안 추진하던 신형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 등의 건조를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 러시아군 내에서 치열한 예산 확보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