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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 개발은 국가정책 사업으로 추진해야

국가정책사업의 대상을 방위산업 분야까지 확대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 ‘국가정책사업’이란 국가안보 및 국방과 관련되거나 기타 국가차원에서 주요 역점사업 과제로 선정돼 범국가적으로 추진되는 사업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제 무기체계 개발에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무기체계 개발의 경우 국가정책사업의 선정조건이 명확하지 않아 검토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장보고-II 6번함(유관순함)이 항행하고 있다. [사진 해군]

장보고-II 6번함(유관순함)이 항행하고 있다. [사진 해군]


소총, 박격포 등과 같은 일반 무기체계의 경우에는 지금처럼 정부주관(국방과학연구소(ADD) 사업관리), 혹은 업체주관(방위사업청 사업관리) 연구개발방식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도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전략ㆍ전술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항공기를 포함한 첨단 무기체계, 그리고 함정(수상함ㆍ잠수함)과 같은 ‘복합무기체계’(System of Systems)의 경우, 소요군 및 방위사업청의 사업/기술관리 능력이 부족하고, 또 국내 방산업체들의 관련 핵심기술ㆍ부품 개발능력의 한계로 인해 비용, 일정, 성능 세 가지 기준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이러한 무기체계ㆍ장비는 방산 선진국들이 단독 혹은 국제협력개발을 통해 10년, 혹은 20년 이상 걸려서 개발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기술과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그 절반도 안 되는 기간과 비용으로 개발을 요구하는 경우가 너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K-2 전차 파워팩(엔진+변속기), 수리온 헬기, AESA 레이더 개발 사례 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도대체 누가 이런 무모한 결정을 내렸는지 ‘정책실명제’를 통해 기록으로 남겨둘 필요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AESA 레이더는 KF-X 사업의 핵심 분야로 전투기 개발사업과 함께 진행된다. [사진 ADD]

AESA 레이더는 KF-X 사업의 핵심 분야로 전투기 개발사업과 함께 진행된다. [사진 ADD]

또한 지상ㆍ해상ㆍ공중 무기체계 개발사업을 수행할 때 체계개발업체(주요방산업체)에 너무나 과중한 개발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사업추진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에도 모든 책임을 체계개발업체에 전가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일례로 함정사업의 경우, 함포, 전투체계, 전자전 장비 등 군 고유 전문장비를 소요군이나 방위사업청이 아닌 조선업체에서 도급으로 구매하고 있다. 플랫폼을 주로 생산하는 조선업체가 이런 고도의 첨단 무기체계ㆍ장비에 대한 사업 및 기술관리 능력이 있겠는가? 이런 무기체계ㆍ장비는 소요군이나 방위사업청에서 사업 및 기술관리를 하는 것이 타당한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함정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금이라도 잘못이 생기면 모든 책임을 조선업체에만 부과하고 있다. 개발지연으로 인한 엄청난 지체상금을 부과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터무니없는 개발기간과 비용, 개발지연으로 인한 지체상금 부과 등과 같은 무기체계 연구개발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요 무기체계 연구개발의 국가정책사업 추진이다. 전략ㆍ전술적으로 국내 개발을 통해 획득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주요 무기체계, 그리고 상당한 개발 비용과 기간이 요구되는 함정이나 항공기 등과 같은 무기체계는 국가정책사업으로 지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산ㆍ학ㆍ연ㆍ군ㆍ관, 그리고 러시아 기술진까지 합세해 개발에 성공한 나로호 로켓사업처럼 함정, 항공기 등도 범정부적 차원의 국가정책사업으로 추진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현재 기획재정부 회계예규와 방위사업청 지침에 명시되어 있는 국가정책사업은 지체상금 면제 등의 회계적인 측면만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방위사업법 등에 국가정책사업의 지정 및 운영 등에 관한 조항(예: 국가정책사업 추진에 필요한 사업기간 및 비용소요 등의 기준제시)을 명시해 운영해 나간다면, 큰 어려움 없이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주요 무기체계 개발사업을 국가정책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경우 방산육성과 관련해 그동안 소홀하게 취급했던 부분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ㆍ육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일례로 무기체계 핵심기술, 전문인력, 방산기반 시설 유지 및 발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방산수출을 위한 해외시장 개척에 대비한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국가정책사업 추진은 방위산업이 비리를 양산해내는 산업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김종하 한남대학교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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