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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후보 검증” 원세훈 파일 파장

원세훈(66·사진) 전 국가정보원장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재판에서 그가 선거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케 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대웅)는 24일 원 전 원장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국정원이 작성한 ‘전(全)부서장 회의’ 녹취록과 ‘SNS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일명 SNS 장악 보고서) 등을 증거로 채택했다.
 

법원, 2009~2012 녹취록 증거 채택
‘SNS 여론 주도’ 댓글 부대 지침도
검찰 “지위 이용 대선 관여” 4년 구형
문무일 “진상조사해 책임 물을 것”

녹취록에는 2009~2012년 국정원 부서장 회의에서 원 전 원장이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국정원은 최근 이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이를 재판에서 공개한 뒤 증거 채택을 요청했다.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당시 국정원은 원 전 원장의 발언 중 상당 부분이 삭제된 상태의 녹취록만 ‘국정원 특별수사팀’에 넘겼다.
 
이날 재판에서 공개된 녹취록 원본에는 원 전 원장이 “(2010년) 지방선거에서 국정원 지부가 후보를 검증해서 나가게 해라” “(정부 비판적) 기사가 못 나가게 하든지 보도 매체를 없애버릴 공작을 해라. 잘못할 때마다 쥐어패는 게 정보기관이 할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적혀 있다. “심리전이라는 게 대북 심리전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에 대한 심리전도 중요하다” “좌파들이 국정 발목을 잡으려는 걸 차단하는 데 여러분들이 앞장서 달라” 등의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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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SNS 장악 보고서’도 증거로 채택했다. 이 문건은 2011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분산서비스거부공격(DDoS·디도스)을 수사한 ‘디도스 의혹 특별검사팀’이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김모 행정관 집에서 압수한 청와대 문건이다. 여기에는 “좌파 절대 우위인 트위터의 빈틈을 파고들어 SNS 인프라를 구축하고 좌파 점유율이 양호한 페이스북을 집중 공략해 여론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등 이른바 ‘댓글 부대’ 운영과 관련한 지침이 적혀 있다. 디도스 특검팀은 활동을 끝내면서 이 문건을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원 전 원장 재판에 활용하지 않고 청와대에 반납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은 “피고인은 지속적으로 총선·대선을 언급하면서 (국정원을) 정권 또는 대통령에 대한 보좌기관처럼 생각한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운동을 국가안보라고 인식하고 정부·여당에 반대하면 종북으로 규정해 공격하도록 지시한 것은 국정원장의 지위를 이용해 대선에 관여한 선거운동”이라며 원 전 원장에게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이로써 2015년 7월 대법원이 일부 증거의 증거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한 지 약 2년 만에 국정원 댓글사건 재판의 심리가 마무리됐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30일에 진행된다.
 
이날 문무일(56) 검찰총장 후보자는 ‘SNS 장악 보고서’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의를 받고 “취임하면 (문건을 수사 없이 청와대에 반납했다는 의혹에 대해) 진상을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김선미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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