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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순근의 간이역(2) 이번 복날엔 닭 대신 밴댕이 어떠세요

기자
김순근 사진 김순근

은퇴는 끝이 아니다. 새로운 도전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걱정과 두려움도 있겠지만, 성공의 성취감은 무엇보다 값질 것이다. ‘간이역’은 도전에 나서기 전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처음 가는 길은 먼저 간 사람들이 겪은 시행착오 등 경험들이 큰 힘이 된다. 성공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한 이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공유하고, 좋은 힐링 여행지를 통해 도전에 앞서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막연한 두려움을 씻어내고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

 
 
밴댕이 조림 [사진 김순근]

밴댕이 조림 [사진 김순근]

 

강화도 후포항 20여개 식당 밴댕이 특화마을 이뤄
산란 앞둔 5~7월에 맛이 좋고 크기도 가장 커

먹거리 여행은 은퇴 후 건강을 챙기고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데 좋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먹는 것은 의미 없다. 테마가 있는 먹거리여야 몸도 정신도 건강해진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초여름 건강식으로 꼽히는 밴댕이를 맛보러 가보자. 밴댕이에는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뼈를 튼튼히 하고 골다공증에도 좋으니 견공이나 AI로 수난을 겪는 닭 대신 복날 음식으로 즐겨도 좋다.
 
 
밴댕이 [사진 김순근]

밴댕이 [사진 김순근]

 
무엇보다 밴댕이에는 얘깃거리가 있어 재미있게 먹을 수 있다. 아주 속이 좁은 사람을 일컫는 ‘밴댕이 소갈딱지’의 그 밴댕이다. 또 자주 토라지거나 성미가 급한 사람도 밴댕이에 비유하곤 한다. 밴댕이 콧구멍 같다는 말도 있으니 얼마나 속이 좁았으면 그랬을까 싶다. 
 
이러한 사연 때문에 밴댕이 요리를 먹는 사람들은 대화 중 말꼬리를 잡고서 서로 밴댕이 같다고 놀리며 웃음보를 터트린다.  
 
 
다른 어류에 비해 속 좁아 
 
실제 밴댕이 속은 좁다. 다른 어류에 비해 내장비율이 80% 정도로 작다. 게다가 밴댕이를 잡는 어부마저도 살아있는 상태의 밴댕이를 거의 볼수 없을 정도여서, 밴댕이가 성미가 워낙 급해 그물에 걸리면 자기 성질을 주체못해 제풀에 죽어버린다고 여겼다. 급한 성질이라기 보다 잡힐 때 받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인데, 속이 좁으니 이것도 좁은 속 탓이다.
 
 
밴댕이 회 [사진 김순근]

밴댕이 회 [사진 김순근]

 
밴댕이가 억울하다는 일설도 있다. 좁은 속은 수압에 약해 그물에 걸려 수면밖으로 나오는 순간 속이 터져 죽는다는 것. 밴댕이가 이리저리 뒤집히며 나뒹구는 것도 속이 터진 고통 때문이라는데, 이 같은 밴댕이의 아픔을 인간들이 속좁은 탓으로 돌리고 우스개 소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청어과의 밴댕이는 생긴 것이 전어와 닮았고 맛도 비슷하다.  맛이 가장 좋을때는 산란을 앞두고 영양분을 듬뿍 저장하는 5~6월이며 인천 지역 서해에선 7월까지 제철이 이어진다다. 이 시기에 잡힌 밴댕이가 크기가 커서 횟감으로 좋고 맛도 고소하다.  
 
 
쉽게 죽어 예전엔 주로 젓갈로 
 
쉽게 죽는 밴댕이는 내장도 빨리 상해 주로 젓갈로 담궜다. 냉동기술이 발달하면서 어획량이 많은 5~7월에 잡은 밴댕이들을 급속 냉동시켜 보관한뒤 찬물에 서서히 해동시키는 방법으로 사시사철 회로 즐길수 있게 됐다. 밴댕이 철에만 생물상태의 밴댕이 회를 먹을수 있다고 잘못 알려져 있으나 밴댕이는 철이 지나도 양이 적을뿐 조금씩 잡힌다.밴댕이가 잡히는 포구에 가면 사시사철 생물 상태의 밴댕이회를 맛볼 수 있다.
 
 
후포항 밴댕이마을 [사진 김순근]

후포항 밴댕이마을 [사진 김순근]

 
밴댕이마을로 불리는 강화도 화도면 후포항이 대표적인 경우. 한때 선수포구로 불렸던 이곳은 20여년전 밴댕이 회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부터 밴댕이회를 상품화한 곳으로 강화군으로부터 ‘밴댕이 마을’로 지정받었다. 다른 포구처럼 광어·우럭·병어·전어·숭어 등 철따라 다양한 어종들이 잡히지만 ‘밴댕이’로 더 유명하다.
 
항구 어판장내에 선주들이 운영하는 20여개 식당이 중심이 되어 밴댕이 특화마을을 이루고 있다. 연백호·수산호· 남영호 등 식당 이름은 자신들의 배 이름에서 따왔고, 직접 잡은 밴댕이를 손님상에 내놓는다고 자랑한다. 이곳에서 20여년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남영호 유정례 사장은 “제철이 지나면 잡히는 양은 적지만 조금씩이나마 잡힌 밴댕이를 손님상에 올린다”며 “생물을 고집하는 것은 아무래도 냉동한 것 보다 맛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밴댕이 무침 [사진 김순근]

밴댕이 무침 [사진 김순근]

 
밴댕이를 다양한 요리로 맛보려면 코스를 시키면 된다. 싱싱한 회, 새콤달콤한 회무침, 고소한 구이, 조림(탕) 등이 차례로 나온다. 2인 기준 5만원인데, 양이 적은 사람은 3명까지 먹을 수 있다.  
 
자, 밴댕이 요리를 즐기며 그동안 살아오면서 저지른 속좁은 행동을 반성하고, 호탕하고 진중하게 지내도록 노력해보자.
 
김순근 여행작가 sk4340s@hanmail.net 
  
 

[제작 현예슬]

 
 
교통정보
후포항 밴댕이마을 [사진 김순근]

후포항 밴댕이마을 [사진 김순근]

 
후포항에 있는 선수 밴댕이마을은 교통이 불편한 게 흠이지만 시간이 넉넉한 반퇴세대들에겐 대중교통을 추천한다. 비록 기다리고 갈아타는 불편이 따르지만 그 또한 여행의 일부분이다.
 
서울, 인천에서 강화 화도면까지 가는 버스편은 자주 있다. 화도에서 밴댕이마을까지는 도보 30여분 거리지만 버스가 한시간 간격으로 다니고 그나마 정류장에서 마을까지 10여분 걸어가야 한다. 택시는 4000원이며, 밴댕이 마을 식당들에 미리 연락하면 화도면에서 후포항까지 픽업서비스를 해준다. 밴댕이마을은 둘째, 넷째 목요일엔 쉰다.
 
후포항 외에 밴댕이로 유명한 곳은 최근 석모도간 다리가 놓인 외포리, 인천 연안부두, 소래포구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인천화지역의 경우 시내에도 전문식당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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