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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판권 계약하고도 출간 미룬 책, 혁신 바람타고 기업 주문 몰려 빅히트

베스트셀러의 탄생 │ 스펜서 존슨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초판 표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초판 표지.

지난 3일 췌장암으로 별세한 스펜서 존슨은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작가다. 1998년 미국에서 첫 출간된 그의 대표작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Who Moved My Cheese?)』는 전세계에서 2800만 부가 팔렸다. 우리나라에선 2000년 번역 출간돼 판매부수 230만 부를 돌파했다.
 
한국어판을 펴낸 진명출판사는 원래 외국어 교재 전문 출판사였다. 일반 단행본 출판은 『누가 …』가 첫 책이다. 안광용(69) 진명출판사 대표는 1999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이 책을 처음 만났다. 작가 스펜서 존슨의 명성은 이미 알고 있었다. 안 대표는 클래식 앙상블 ‘안트리오’의 아버지다. 뉴욕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87년 ‘타임’에 ‘아시아의 신동’으로 소개되기도 했던 루시아(피아노)·마리아(첼로)·안젤라(바이올린)가 그의 세 딸이다. 딸들이 유학간 81년부터 그는 미국을 자주 오갔다. 82년 출간된 작가의 전작 『1분 경영(The One Minute Manager)』을 그는 미국에서 원서로 읽었다.
 
아는 작가의 신작이어서인지, 그의 눈에 『누가 …』가 강렬한 인상으로 들어왔다. 도서전 현장에서 선 채 읽었고, “안주하지 말고 변화에 대응하라”는 메시지에 빠져들었다. 함께 출장간 출판사 직원, 김영신(44) 당시 영어팀장 역시 마음에 들어했다(김 팀장의 이름은 ‘개발 김영신’으로 지금까지 책 속에 표기하고 있다). 속전속결 일을 추진해 도서전 기간 중 계약까지 이뤄졌다. 안 대표는 “선인세가 5000달러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계약은 선뜻 했지만 출간 작업은 곧바로 착수하지 못했다. 우화형 자기계발서라는 생소한 장르의 책이 한국 시장에서 잘 팔릴까, 확신이 없어서였다. 그러던 중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도미, LA의 증권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람(번역자 이영진)에게서 연락이 왔다. 『누가 …』의 원서를 읽고 크게 감동받아 미국 출판사에 연락했더니 벌써 진명출판사가 판권을 사갔다고 했더라며 돈을 안 받아도 좋으니 자신이 번역하겠다고 했다. 그래도 망설이던 차, 이번엔 암웨이에서 연락이 왔다. 회원 교육용으로 쓰고 싶어 미국 출판사에 연락을 했더니 이미 판권이 팔렸다고 했더라며 한국어판을 출간하면 1000부를 주문하겠다고 했다. 1000부는 팔리겠구나 싶어 2000년 3월 펴낸 『누가 …』는 이후 1년 동안 53만부가 팔렸다. 암웨이 5만 권, 포스코 3만 권, 삼성 2만 권 등 기업체의 단체 주문량도 엄청났다. ‘변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그만큼 절실했던 것이다. 안 대표는 “아직도 매년 3만 부씩 꾸준히 팔린다”면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은 아직도 유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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