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하는 줄 알고 일본행 배를 탔던 악단장 이강목(황정민,가운데)는 일본이 만들어 놓은 조선인들의 지옥의 섬 군함도에 들어온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20/6a2bb1db-4651-4b38-b217-aa4503a4df0b.jpg)
취직하는 줄 알고 일본행 배를 탔던 악단장 이강목(황정민,가운데)는 일본이 만들어 놓은 조선인들의 지옥의 섬 군함도에 들어온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역사성과 대중성의 절묘한 배합
비극적 역사의 무게를 입체적 인물들로 덜어내
선과 악의 구분 모호
"일제시대를 보는 새로운 길의 영화가 나왔다"
영화는 그 목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화면 가득한 욱일승천기는 시원하게 찢어지고, 일본 군인은 불에 타 죽는 와중에 목이 베인다. 조선인들은 화염병을 만들어 일본에 던진다. 조선인에 대한 폭력 또한 적나라하다. 성착취와 전기고문에서 시작해 뾰족한 송곳 위에 사람을 굴려 죽이는 방법까지 상세한 묘사가 나온다.

군함도
민감하고 무거운 역사를 소재로 한 영화가 인간 자체에 대한 성찰에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역사적 사실의 무게감에 주눅들지 않고 영화적으로 할 일을 다 했다”고 평했다. 그는 “영화에서 조선인과 일본인의 관계는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니다. 그렇다고 일본인을 용서하는 우호적인 분위기도 아니다”라며 “일제 시대에 대한 영화에서 류승완 감독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듯하다”고 했다.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 등 전작에서 류승완 감독이 보여준 장기는 유쾌함, 재치, 속도감 같은 것들이었다. ‘군함도’가 류감독에게 맞는 옷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만도 하다.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이번 영화에서는 류감독이 직접적으로 관객에 카타르시스를 주는 식으로 스타일을 바꿨다”며 욱일승천기를 찢는 장면 등을 언급했다.
류승완 감독은 “실제 군함도를 촬영한 항공사진을 보고 스토리를 떠올려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영화를 보고 나면 마치 온 몸을 맞은 듯 얼얼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일제시대의 역사적 사건에 처음으로 손을 댄 감독의 시도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올해 나오지 않았던 1000만 영화가 될 수 있을까. ‘군함도’는 26일 개봉한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