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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운영 5개년 계획] 아동수당에 고교무상교육까지…재원조달이 관건

경기도 양평의 개군초등학교의 돌봄교실에서 아이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함께 책을 읽고 있다. 19일 문재인 정부는 온종일 돌봄교실을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경기도 양평의 개군초등학교의 돌봄교실에서 아이들과 학교 관계자들이 함께 책을 읽고 있다. 19일 문재인 정부는 온종일 돌봄교실을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복지·교육 분야 국정과제에는 지난 대선에서 제시한 대형 공약의 대부분이 들어갔다. 기초연금·아동수당·고교 무상교육 등이다. 대학구조개혁 등 논란이 많은 일부 공약은 100대 과제에 들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복지·교육 분야 국정과제 주요 내용

기초연금 ,의료보장, 고교학점제 등
대형 공약 대부분 국정과제 포함돼

올 말부터 순차적으로 시행 계획
전문가들 “증세 플랜 함께 추진해야”

 전체적인 특징을 요약하면 아동에서 노인까지 부담을 덜어주고, 교육의 공공성을 높여 사회보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질병·보육·교육·노후생계 부담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인데, 문제는 막대한 돈이다. 돈 많이 드는 공약은 대부분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하지만 현 정부 방침대로 고소득층 증세나 실효세율 인상 등으로 조달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동수당이 현행 가정양육수당과 대상이 겹치는 등 효율성을 둘러싼 비판도 여전하다. 

◇부양의무자 폐지 
 내년 말께 기초수급자 주거급여(집 수리, 임차금 지원) 대상자를 정할 때 자녀의 부양능력을 따지는 부양의무자 제도가 폐지된다. 57만 가구가 혜택을 보게 된다. 자가 소유자는 3~5년마다 집수리 서비스를 받고, 세입자는 임차료(4인가구 기준 월 최대 20만~31만5000원)를 지원받는다.
 
 기초수급자 생계비·의료비 대상자의 부양의무자도 2019년 완화된다.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중증장애인이 있으면 이 제도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부양의무 제도 때문에 정부 보호를 못 받는 비수급 빈곤층 중 일부가 생계비·의료비·주거비 지원을 받게 된다. 
 
◇노인·장애인 지원 
 내년 4월 65세 이상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이 20만6050원에서 25만원으로 오른다. 474만명이 대상이다. 2021년에는 30만원이 된다. 35만명의 중증장애인에게 지급하는 장애인연금도 기초연금처럼 오른다. 
 
 기초연금에는 내년에 2조4000억원이 추가로 든다. 2018~2022년 연 평균 4조4000억원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치매 환자 국가지원 방침에 따라 치매안심센터가 252개(현재 47개) 시·군·구로 확대되고, 내년 중 중증치매환자 의료비 부담률이 10%로 낮아진다. 지금은 외래진료는 30~60%, 입원은 20%이다. 구인회 한국사회보장학회장(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특정 질환 위주로 보장을 늘리는 것은 다른 질환 환자와 형평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한다.   
 
◇의료 보장
 건강보험 투자를 확대해 진료비 보장률(63.5%)을 2022년까지 70%로 올린다. 내년 중 선택진료를 폐지한다. 약 5000억원이 들어간다. 2,3인실에도 건보가 적용된다. 건보 진료비 연간 부담 상한제를 확대한다. 건보료 기준 1~5분위 저소득 구간 가입자는 부담을 완화하고 고소득층은 높인다. 
 
 15세 이하 아동·청소년의 입원비 환자 부담을 20%에서 5%로 낮춘다.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고쳐 올 11월께 시행한다. 여기에 1500억원이 들어간다. 
 
◇저출산 극복
 내년 중반에 0~5세 아동 250만~260만명에게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부모 소득에 관계 없이 모두 지급한다. 현재 0~5세 아동 가정양육수당과 대상이 겹친다. 보육시설·유치원에 보내지 않는 아동을 위한 지원금이다. 복지부는 "가정양육수당은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는 아동에게 주는 대체지원금 성격이어서 아동수당과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아동수당에 연 평균 2조6000억~2조7000억원이 든다. 5년 동안 10조 3000억원이 든다. 
 
◇국민연금 개선
 2018년 국민연금 재정재계산 때 연금지급률을 50%(현재 45.5%)로 올릴지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상설화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주주권을 강화한다. 경력단절 여성의 국민연금 가입 지원을 확대한다.  

 ◇고교 무상교육 
중1이 고교에 입학하는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시작한다. 2022년엔 모든 고교생에게 입학금·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교과서비 등 학교교육에 필요한 예산이 국고로 지원된다.
 
여기에 필요한 예산은 약 1조7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1학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2020년 첫해 약 560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고교 무상교육은 박근혜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했지만 재원 문제로 실시되지 못했다.
 
 ◇누리과정 중앙정부 부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역시 중앙정부가 전액 부담한다. 올해 누리과정 예산은 3조9000억원 규모인데 이중 어린이집(1조9245억원) 예산의 45%가량만 국고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시·도교육청이 내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액을 중앙정부가 지원키로 해 연간 1조원 정도 국고 부담이 늘어난다. 이와 함께 국공립 유치원 취학률도 높일 계획이다. 현재 25%인 국공립 취학률을 2022년까지 40%로 끌어 올릴 방침이다.
 
 ◇등록금 부담 경감
대학생들을 위해선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이자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제기로 이슈가 된 대학 입학금 폐지가 함께 추진된다. 국공립대는 이미 올해부터 대입 전형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입학금이 많은 사립대의 경우엔 폐지가 쉽지 않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전체 입학금이 약 4000억원 정도 되는데 대학에선 이를 감당할 재원이 없다”며 “국가가 모두 지원해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현실적으로 폐지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고교 학점제 도입 
단위학교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해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을 늘린다. 고교학점제는 대학 수업처럼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해 듣는 제도로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 중이다.
 
입시위주로 변질된 공교육을 개선해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과 진로계발을 돕겠다는 취지다. 더불어 자유학기제를 확대하고 자유학년제 도입도 검토한다.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시절 6개 학기 중 한 학기는 학생들이 지필고사 부담에서 벗어나 진로계발에 집중하는 제도다.
 
 ◇대입제도 단순화
 대입 제도 역시 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 수능 등으로 단순화한다. 2013년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이 시행됐지만 학생, 학부모는 여전히 대입제도를 어렵고 복잡하게 느낀다는 지적이 많다.
 
또 현 중3이 치르는 2021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안도 마련한다. 내년부터 고1에 적용되는 2015 개정교육과정과 고교학점에 도입 등에 맞는 방식으로 입시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최근 ‘대입 단순화 및 수능 개편 추진 TF’를 구성했다. 
 
입시와 채용의 공정성도 확대된다. 대학·로스쿨 입시와 공공기관·공기업 채용에 '블라인드 면접'이 도입된다. 이미 검정 체제로 전환한 역사교과서는 단계적으로 자유발행제로 전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논란 사안은 국가교육회의 조정 
찬반 논란 있는 과제에 대해선 다음 달 설치 예정인 국가교육회의에서 조정키로 했다. 외국어고·국제고·자사고 일반고 전환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외고·자사고 폐지에 대한 학부모, 학생의 반대 의견이 커지자 “국가교육회의에서 현장 의견을 수렴한 뒤 충분한 논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보통합 문제도 국가교육회의에서 논의한다. 유보통합은 현재 교육부가 맡고 있는 유아교육(유치원)과 보건복지부 관할인 보육(어린이집) 업무를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0~5세 미취학 아동이 유치원, 어린이집 중 어디에 다니든 균등한 교육·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우선 내년부터 교사자질 향상과 교사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전문교육과정 운영과 자격체계 개편 등에 대해선 보건복지부와 함께 협의할 예정이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열린 2018년도 수시모집 입학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학교 소개를 듣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복잡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열린 2018년도 수시모집 입학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학교 소개를 듣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과제로 복잡한 대입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 같은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을 모두 실현하려면 적게는 연간 수조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이 들 전망이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교학점제 하나만 해도 교실, 교원 수급 등 교육 전반을 개선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예산이 든다”며 “장기 재정계획을 세울 때 교육 분야에 우선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복지 확대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재정 조달 계획 없이 늘리는 것은 미래 세대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걱정한다.  구인회 한국사회보장학회장(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를 늘릴 필요가 있고 확대에 찬성하지만 재원 조달 방안도 같이 따라야 한다"며 "부자증세 등의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법인세나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의 종합적 증세 플랜을 미루지 말고 복지확대와 함께 추진하는 게 정공법"이라고 말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예산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내국세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25.27%까지는 확보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기창 교수는 “국정과제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실현한 국가재정계획”이라며 “겉보기에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교육정책의 특성상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특히 “김영삼·김대중 정부 때까지는 구체적인 교육재정 확보방안을 국정과제와 함께 발표했는데, 이후론 구체적인 교육재정 확보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윤석만·전민희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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