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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수박·파파야·륙지봉 … 이색과일, 혼족·욜로족 사로잡다

1인 가구와 욜로(YOLO)족은 요즘 한국 사회를 읽는 키워드다. ‘You Only Live Once’(당신의 인생은 딱 한 번뿐)이라는 생각을 가진 욜로족은 남들이 이해하지 못해도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소비활동을 한다.
 

대구·경북, 과일 생산지도 변화 바람
즐기는 인생 트렌드에 비싸도 불티
작은 크기 애플수박 1인 가구 인기
파파야는 다문화 아내들 향수 달래
당도 뛰어난 륙지봉 재구매율 높아

최근 몇 년 새 대구·경북 ‘과일 생산지도’에도 이런 트렌드가 묻어난다. 고령의 애플미니수박, 안동의 그린파파야, 경주의 륙지봉이 좋은 사례다. 이전까지 열대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었던 이색적인 과일들이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혼자 먹기 좋은 크기가 1인 가구와 욜로족에겐 안성맞춤이다.
 
혼자먹기 좋은 고령군의 애플수박. [백경서 기자]

혼자먹기 좋은 고령군의 애플수박. [백경서 기자]

지난 12일 찾아간 고령군 쌍림면의 한 비닐하우스. 애플수박이 대롱대롱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보통 수박은 땅 위에서 자란다. 하지만 애플 수박은 덩굴을 위로 뻗어 공중에서 자란다. 사과만한 수박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애플수박은 하나에 800g~1.5㎏이다. 일반 수박의 4분의 1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3월 딸기 재배가 끝난 자리에 애플수박을 심어 키웠다는 이종열(64) 고령 애플K미니수박 대표는 “애플수박은 식감이 아삭한 데다 당도가 12브릭스(Brix·당도의 단위)로 일반 수박과 비슷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보통 과일의 당도는 수박 12브릭스, 참외 12~13 브릭스, 사과 14브릭스 정도다.
 
애플수박은 껍질이 일반 수박의 반 정도로 얇다. 이 대표는 “사과처럼 깍아 먹을 수 있고 먹고 난 뒤 쓰레기처리도 쉬워 1인 가구가 먹기에 편하다”고 설명했다.
 
고령군은 지난 5월 12일 애플수박의 첫 출하 소식을 알렸다. 이 대표의 농장을 비롯한 고령군 쌍림면의 비닐하우스 85동에서 재배된 애플수박은 5~9월 출하돼 백화점 및 대형마트에 납품된다. 지난달 2일에는 홍콩으로 애플수박을 수출하기도 했다. 첫 수출물량은 1000여 개로 약 1t이었다.
수확 체험이 가능한 안동시의 파파야. [백경서 기자]

수확 체험이 가능한 안동시의 파파야. [백경서 기자]

 
농협유통에 따르면 파파야에는 임산부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인 엽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산모가 출산 후 혈액순환과 영양보충을 위해 미역국을 먹듯이 태국·필리핀 등지에서는 그린파파야를 닭과 함께 끓여 국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12일 찾은 경북 안동시 와룡면 파파야농장에는 황순곤(54) 대표가 2010년부터 재배한 파파야 나무 500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농장에서는 파파야를 직거래로 판매한다. 이날 파파야를 구입한 김모(38)씨는 “파파야는 초록색일 때는 무처럼 채소로 먹고 노랗게 익으면 망고와 호박이 섞인 맛이 난다”며 “열대지역 과일을 먹어보고 싶어 포항에서 안동까지 파파야를 따러 온다”고 말했다. 고객이 직접 눈으로 보고 과일을 선별한 뒤에 따기 때문에 고객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황 대표는 “과일을 파는 동시에 농장에서 바나나·커피나무 등 열대작물 수확 체험도 할 수 있다. 다문화 가정이 많이 오는데, (동남아 출신) 아내는 친정에 온 기분을 내고 (한국인) 남편들은 처가체험을 하러 온다”며 웃었다.
 
육지에서 나는 한라봉인 경주시의 륙지봉. [백경서 기자]

육지에서 나는 한라봉인 경주시의 륙지봉. [백경서 기자]

경북 경주의 ‘한약먹은’ 륙지봉도 눈길을 끈다. 륙지봉은 이상환(63) 꿈자람농원 대표가 직접 지은 이름으로 ‘육지의 한라봉’이란 뜻이다. 한약재가 들어간 비료를 쓰는 재배법을 개발해 당도를 17브릭스까지 올렸다. 보통 제주한라봉의 당도는 12브릭스 정도다.
 
이 대표는 “1㎏당 1만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맛이 좋아 재구매율이 높다”며 “2005년에 2500㎡에 하우스 재배를 시작했는데 현재는 1만㎡ 규모”라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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