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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귀찮아하던 나무늘보, 다산왕 됐다

암컷 나무늘보 땡이가 올초에 낳은 넷째를 안고 있다. [사진 에버랜드]

암컷 나무늘보 땡이가 올초에 낳은 넷째를 안고 있다. [사진 에버랜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에서는 올해 초 자연 번식으로 나무늘보 새끼가 태어났다. 2004년생 동갑내기 나무늘보 ‘얼음(13·수컷)’과 ‘땡(13·암컷)’의 무려 네 번째 새끼다. 나무늘보는 너무 움직이지 않아서 털 속에서 이끼가 자랄 정도로 느린 동물이다. 움직임은 평균 시속 900m 정도다. 교미하는 것도 귀찮아해서 늙어 죽도록 독신으로 사는 나무늘보도 많다고 한다. 이런 나무늘보가 자식을 넷이나 낳은 비결은 무엇일까.
 

넷째 낳은 에버랜드 얼음·땡 부부
2007년 첫 만남 땐 서로 데면데면
사육실 열대처럼 꾸며 활동 유도
금실 좋아져 이례적 다둥이 출산

2007년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에버랜드로 이사를 온 얼음과 땡도 처음엔 다른 나무늘보들처럼 서로에게 데면데면했다. 사육사들은 “나무늘보는 야행성이니 밤에는 역사(?)가 이루어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둘은 제 영역을 떠나지 않았다.
 
결국 사육사들이 나섰다. 나무늘보는 섭씨 25도 이상의 습한 열대 기후에서 산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선 자연 번식이 어렵다고 보고 이들이 머무는 방의 온도를 연중 26~30도로 유지해줬다. 또 나뭇가지를 잔뜩 넣고 인공폭포 등을 설치하는 등 열대우림과 비슷하게 꾸몄다.
 
수컷 나무늘보 얼음. 나무늘보의 다산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다. [사진 에버랜드]

수컷 나무늘보 얼음. 나무늘보의 다산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다. [사진 에버랜드]

나무늘보가 유일하게 나무에서 내려오는 순간은 정말 볼일이 급할 때다. 소화 속도가 느려 야생에선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소변을 보기 위해 땅을 밟는다고 한다. 사육사들은 이 점을 노려 나무늘보의 건강상태를 따져 영양소를 조절하고 직접 입에 고구마·오이·당근 등을 넣어주며 먹는 양을 늘렸다. 이후 나무늘보의 배변 기간은 한 달에서 일주일, 3일 간격으로 줄었다.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얼음과 땡의 거리도 가까워졌다고 한다. 동시에 땡의 손등과 팔 등에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얼음이 손톱과 이빨 등으로 물어뜯은 흔적이었다. 사육사들은 얼음이 땡을 괴롭힌다고 생각해 둘을 분리하는 방안을 고민했다.
 
그때 땡의 배가 볼록 나오기 시작했다. 임신이었다. 이렇게 땡은 2008년 첫 아기인 늘씬이를 낳았다. 2014년과 2015년에는 늘순이와 늘현이를, 올해 1월에도 한 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나무늘보 부부가 자연 번식으로 다산을 하고 일가를 꾸리는 것은 해외 동물원에서도 드문 일이라고 한다.
 
김진목(39) 사육사는 “번식기에 접어들면서 날카로워진 얼음이 관심과 애정표현으로 땡을 괴롭히기도 한다”며 “하지만 기본적으로 얼음이와 땡이가 금실도 좋고 건강 상태도 좋아 앞으로도 새끼를 더 낳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버랜드는 둘 사이에서 태어난 넷째 나무늘보의 이름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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