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청주는 물난리 났는데 … 8박10일 유럽 간 충북도의원 4명

지난 16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충북 청주시 미원면 주민이 18일 물에 잠겼던 가재도구를 집 밖으로 옮기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6일 내린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충북 청주시 미원면 주민이 18일 물에 잠겼던 가재도구를 집 밖으로 옮기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16일 충북 청주에 29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주민들이 시름하는 가운데 충북도의회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정부가 비 피해가 큰 충북 청주·증평·괴산·진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와중에 민생을 적극 수습해야 할 민선 도의원들이 민심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500만원씩 지원받아 연수 떠나
파리 개선문, 피사의 사탑 등 방문
일정 대부분 관광, 사실상 외유
주민들은 상수도 끊겨 생수로 버텨
도의회 “위약금 때문에 진행한 것”

18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 4명이 이날 오후 2시 인천공항을 통해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 27일까지 8박10일 일정으로 짜인 해외연수라고 한다.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의원 6명 중 자유한국당 김학철(충주1)·박한범(옥천)·박봉순(청주 가경·강서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최병윤(음성) 의원 등 4명이 참여했다. 도의회 사무처 직원 3명과 도청 관광항공과 1명 등 4명도 연수에 동행했다.
 
도의회는 전날 “사상 초유의 재난 피해를 남긴 청주시를 포함한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22년 만에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주민들을 보듬겠다는 취지였다. 이날 도의원들의 해외연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수해 복구에 앞장서겠다던 도의원들이 이재민들을 기만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들의 방문 지역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다. 국외연수 계획서에 나온 방문 목적은 문화 선진국의 새로운 문화·관광·예술·건축 등의 산업 현황과 우수 사례 벤치마킹이다. 하지만 일정 상당수는 관광지 방문 일정으로 짜였다. 프랑스에서는 파리 개선문과 로마시대 수로, 모나코 대성당, 아비뇽 페스티벌 연극축제 참여, 마르세유 관광센터 방문이 예정돼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피사의 사탑, 페라리 광장 등 관광명소 탐방이 대부분이다. 24일 피렌체 시청, 25일 베니스 비엔날레, 26일 밀라노 시청 방문이 있지만 연수라는 구색에 맞추는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8박10일 일정의 연수 비용은 4793만원이다. 충북도 의회에 따르면 도의원 국외연수 규정상 도의원 1명에게 배정되는 연간 사용 한도액은 500만원이다. 1인당 한도를 초과한 55만원씩을 연수를 떠난 도의원 개개인이 부담했다.
 
도의회 관계자는 “당초 4월에 가기로 했던 연수를 조기 대선 일정을 감안해 7월로 한 차례 연기했다”며 “항공편과 숙박 등 예약을 취소하면 절반에 가까운 위약금을 물어야 해 연수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연수에는 비 피해가 큰 청주시 가경·강서동을 지역구로 둔 박봉순 의원이 참석했다. 당초에 함께하려 했던 자유한국당 이언구(충주2) 의원은 인천공항까지 갔다가 몸이 불편하다며 되돌아왔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연철흠(청주9) 의원은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고 할 일도 남아 있어 해외연수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주민 최진아(36·여·청주 가경동)씨는 “전국적으로 유례없는 재해를 당한 주민들을 생각했다면 해외연수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위약금을 물더라도 연수를 미루거나 포기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주말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로 충북에서는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충북도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집계한 주택 침수와 농경지 침수 등 충북 잠정 피해액이 197억원이라고 밝혔다. 청주 외곽 지역에 있는 산간마을은 간이 상수도가 파손되거나 끊기면서 물난리 와중에 먹을 물이 부족하고 샤워도 못해 고통을 겪고 있다. 상당구 미원·낭성면 등 12개 마을(361세대) 주민들이 특히 힘들어 한다.
 
미원면 옥화리 양택연(53) 이장은 “수자원공사에서 제공한 400ml 물병 10개로 하루를 버티고 있다”며 “밥을 짓거나 샤워를 해야 하는데 청주시에서 살수차가 아직까지 지원되지 않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오창근 충북참여연대 국장은 “기록적인 폭우로 도민 전체가 힘들어 하는데 민심을 돌봐야 할 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에 나선 것은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