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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으로 가는 ‘박정희 우표’ … 구미시가 소송 주도

남유진 구미시장(오른쪽)이 18일 전병억 회장과 함께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냈다. [사진 구미시]

남유진 구미시장(오른쪽)이 18일 전병억 회장과 함께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냈다. [사진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인 경북 구미시가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와 함께 우정사업본부를 상대로 ‘박정희 우표’ 발행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우정사업본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 발행 결정을 철회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우정사업본부, 작년 6월 발행 결정
시민단체 반발 이유 지난 12일 철회
생가보존회 “작년엔 압도적 찬성
정권 바뀌고 나니 결정 뒤집어”

구미시는 18일 “이날 오전 서울행정법원을 찾아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 철회 취소 청구의 소’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장은 남유진 구미시장과 전병억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이 함께 법원에 전달했다.
 
소장 원고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 피고는 대한민국(소관 우정사업본부)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원고는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지만 구미시장이 법원에 가서 소장을 같이 제출한 것은 실질적으로 구미시가 전면에 나서 함께 소송을 이끌어 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구미시와 생가보존회는 “(우정사업본부가) 적법한 철회 사유 없이 당초 발행 결정을 철회했다. 신뢰보호 원칙을 위반한 실체적 위법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행정소송을 시작으로 구미시와 생가보존회는 집회·서명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정사업본부의 우표 발행 결정 철회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2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서 철회 8표, 발행 3표, 기권 1표로 우표 발행 계획 자체를 철회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정치적·종교적·학술적 논쟁의 소지가 있는 소재의 경우 기념우표를 발행할 수 없다’는 ‘우표류 발행업무 처리 세칙’을 내세우며 발행을 반대하면서다. 우정사업본부는 앞서 지난해 6월 박정희 대통령 기념우표를 오는 9월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박정희 대통령 우표 발행은 지역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구미YMCA·구미참여연대·민주노총 구미지부 등 지역 시민단체들은 우표 발행 철회를 찬성한다. 이들은 “구미시는 어떠한 의견을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우정사업본부에 일방적으로 우표 발행 사업을 요청했다”며 “시민 동의 없이 구미시의 일방적인 요청으로 이뤄진 기념우표 사업은 당장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미시와 경상북도가 중심이 돼 추진하는 ‘박정희 100년 사업’은 이미 지역에서부터 수많은 반발에 부닥치고 전 국민적 조롱의 대상이 됐다. 독재자를 미화·우상화하는 사업의 성격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선 케네디 100주년 우표 올해 발행
 
하지만 우표 발행을 요구하는 구미시 측은 “엄연히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된 사안을 반대 의견만을 듣고 정당한 근거 없이 뒤집었다”는 입장이다. 역대 대통령을 기념하는 것은 정치적 논란 및 공과의 판단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지만 엄연히 우리나라의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한 대통령이었으며 수출입 전략, 외자 도입, 중화학공업 육성 등 세계가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지난 12일 정부 세종청사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병억 박정희 대통령 생가보존회장은 “지난해 우표 발행 심의 때는 압도적으로 찬성했던 심의위원들이 정권이 바뀌고 나니 결정을 뒤집었다”며 “정권에 아부하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송 제기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서울행정법원에 제출된) 소장 내용을 확인해 보고 법 절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같은 해 태어난 케네디 대통령(1917~63) 탄생 100주년 기념 우표가 올해 발행됐다.
 
구미=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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