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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물건은 매진,음식 배달은 취소...부동산앱,배달앱 등 O2O 레몬마켓 되나

 
#1. 서울 서초동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정모(39)씨는 최근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저녁 식사를 주문했다. 날씨는 덥고 집에 밥이 없어서 한 끼를 쉽게 떼우기로 했다. 메뉴는 냉메밀과 초밥이었다. 집에서 시켜 먹기 힘든 음식인데도 배달 앱에서는 주문이 가능했다. 
 
그런데 주문 얼마 뒤 "배달이 밀려 늦을 것 같다. 양해 부탁드린다"는 문자메시지가 왔다. 이 때만해도 가족이 굶게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주문 40분 뒤 상담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식당 사정으로 배달이 불가하다"는 내용이었다. 
 
정씨는 "사정상 배달을 못 할 수는 있겠지만 음식 배달을 받아야 할 시점이 되어서야 사정을 파악했다니 어이가 없었다. 배달 앱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2. 다음 학기를 위해 자취방을 구하던 대학원생 김모(26)씨는 부동산 중개 앱을 통해 방을 구하려다 포기했다. 
 
스마트폰에서 싸고 좋은 방을 발견하고 공인중개사에 연락해 찾아가면 "그 매물은 없고 다른 것을 보자"고 했다. 김씨는 "두 세번 헛걸음을 하고 나니 싸고 좋은 방은 대부분 허위매물이란 걸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중개 앱이 '레몬마켓'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레몬마켓 조짐 보이는 O2O 서비스
 
레몬마켓은 쓸모없는 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뜻하는 말이다. 레몬을 '시큼하고 맛없는 과일'이라며 불량품의 의미로 쓰는 데서 유래했다. 판매자보다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때 벌어지는 현상이다.
 
배달이나 부동산 중개 앱 등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소비자 3000명을 대상으로 배달·숙박·택시·부동산 어플을 이용한 경험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 가량(73.25%)이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문제를 겪었다고 답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O2O 서비스 시장의 규모가 급증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식배달 앱을 이용한 소비자 44.4%가 정씨처럼 배달 지연으로 문제를 겪었다고 답했다(중복응답 가능). 
 
한 배달 앱 관계자는 "현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실적으로 배달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광고상의 음식 사진과 실제 음식이 '현저한' 차이가 난다는 불만이 40.7%였다.
 
[자료 = 한국소비자원]

[자료 = 한국소비자원]

  
같은 조사에서 부동산중개 앱의 경우 소비자 46.4%가 '공인중개사에 실제 방문했을 때 허위 매물로 인해 다른 매물로 유도 당했다'고 답했다. 
 
이용자의 불만 접수가 늘어나자 현재 부동산중개 앱 업체들은 '허위매물 신고제'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중개 앱인 '직방' 관계자는 "신고제와 병행해 매물관리팀이 직접 전수 조사를 해 허위 매물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품질 '복불복' 불만도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와 O2O 업체 사이에 분쟁 관련 규정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O2O 이용 약관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규정된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상담센터에 자주 접수되는 건 중 하나는 숙박 앱을 비회원 자격으로 이용한 사례다. 
 
일부 업체는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도 숙박 앱으로 숙소 예약은 가능하지만, 예약을 취소할 경우 환불이 불가능하게 약관을 만들어 놨다.
 
일부 음식배달 앱의 약관에는 회원의 후기와 평가를 사전통지 없이 삭제할 수 있는 규정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이용자의 불만 후기를 고의로 비공개 처리한 배달음식 앱 업체 6곳을 적발했다.
 
혼자 사는 직장인 박지현(30)씨는 출근 길의 택시, 점심 시간의 커피, 청소·빨래 대행, 야식 배달 등을 모두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한다. 박씨에게 O2O 서비스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박씨는 "O2O 서비스를 안 써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써 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O2O 찬양론자였던 박씨도 최근 실망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는 "요즘들어 O2O 서비스가 '복불복'이 돼 간다"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이용하던 청소도우미 앱은 누가 배정되는지에 따라 청소 상태가 크게 달랐다. 이후 예약 횟수는 줄었다.
 
오프라인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주문·예약·구매하는 O2O 서비가 확산되면서 동시에 품질의 간극이 생긴 것이다. 온라인의 기대가 오프라인의 실망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올해 시장 규모 3조원 대
 
한국과학기술정보원에 따르면 O2O 시장 규모는 2014년 약 1조원 규모에서 2016년 2조1000억원까지 두 배 가량 성장했다. 
 
2017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종류도 배달·숙박·택시·부동산 등에서 확대돼 미용실·피트니스·반려동물 위탁·법률 서비스 등으로 다양해졌다.
 
[자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자료 =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업체들의 수익성도 나날이 개선되고 있다. 부동산중개 앱 1위인 '직방'과 배달 앱 1위인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O2O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품질 관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 업체, 소비자 불만 시작되자 폐업"
 
LG경제연구원 장재현 책임연구원은 "업계 선두를 달리던 미국의 청소대행 앱 '홈조이'가 폐업한 사례를 국내 업체가 눈여겨 봐야 한다. 불만 사례들은 서비스 품질을 표준화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홈조이는 4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영국, 프랑스, 캐나다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등 공격적으로 규모를 확장했지만 갈수록 청소 상태가 나빠져 소비자가 등을 돌렸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O2O 서비스 업체들의 약관을 공정위 등에서 점검해 불공정한 부분을 시정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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