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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청산이냐, 자기 사람 심기 위한 솎아내기냐…전방위적 司正 바람 속 진영대결 격화 조짐

 사정(司正)은 새 정권엔 통과의례다. 옛 정권과의 단절을 통해 집권의 정당성을 제시하며 동시에 솎아내기를 통한 인적 교체도 꾀할 수 있어서다. 역대 정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예외는 없었다.
 근래 정치권에서 “문재인 정부도 전방위적 사정을 하려는 징후가 있다”(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검찰이 방산비리(한국항공우주산업, KAI) 수사에, 감사원이 4대강 사업에 대한 네 번째 감사에 들어간 것 등을 두고서다. '경제 검찰'이란 공정거래위의 기업인 조사도 있다. 전통적인 사정기관들의 출격이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흐름도 있다.
 ①청와대의 공세=청와대가 두드러져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1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캐비닛에서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실 문건 300건 가량을 발견했다”고 말한 게 그 예다. 문건이 작성된 시기를 2013년 3월~2015년 6월로 전하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근무하던 시기와 겹친다고 했다. 작성자가 누군지, 누구에게 보고됐는지 알 수 없음에도 ‘우병우=문건’이란 프레임을 만든 것이다. 청와대는 16일에도 “(문건 중) 삼성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전 정부 청와대가 생산한 메모가 2014년 8월로 추정되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당장 자유한국당에선 “청와대가 특검의 치어리더 노릇을 하고 있다”(강효상 대변인)이라고 반발했다. 구 여권 인사도 "범죄의 직접적 증거가 될 수 없는 걸 공개적으로 흔들었다"며 "청와대로선 적절치 않은 행위"라고 했다.
 노무현-이명박 정권 교체기에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 내부 전산 자료를 가져갔다는 신구 권력 간 공방이 벌어졌을 때 당시 이명박 청와대에선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았었다.
 ②전직 대통령 부른다는 국정원=국가정보원이 이번엔 공개으로 움직인다.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으며 국정원 댓글 사건 등 13개 조사항목을 확정했고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언급했던 ^민간인 사찰 ^정치와 선거 개입 ^간첩조작 ^종북몰이 등이 대상이다. 정해구 국정원 개혁발전위원장이 “전(前) 대통령과 연루된 의혹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전 대통령도 못 부를 이유는 없는 것이냐”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일도 있다. 
 야당에선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 리스트다. 김대중(DJ) 정부 당시 수백 명의 부당한 국정원 직원 정리 해고, 노무현 정부 당시 ‘간첩단 사건’을 덮은 의혹 등, 할 거면 다 파헤치자”(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고 반발했다.
 실제 DJ 정부가 출범하며 국정원 직원 500여 명이 강제퇴직당한 일이 있었으나 몇 년 지나야 알려지기 시작했다.  
 ③공공기관장 퇴출운동하는 노총=공공기관장 자리는 정권이 일종의 자기 사람들을 내려보내는 통로로 여겨진다. 정권교체 때마다 여권에선 “물러나라”고 요구하고 야당에선 “숙청”이라고 반발하곤 했다.
 이번엔 여권의 우군이랄 수 있는 양대 노총이 나선다. 양대 노총이 18일 ‘적폐청산 기관장’의 교체를 정부에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몰아치기에 대해 여권은 “적폐청산”이라고 말한다. 여권 관계자는 “대선은 문 대통령이 이겼는데 정작 공격의 고삐는 야당이 쥐고 흔드는 형국”이라며 “이처럼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서 탈피해 여권이 선수를 쥐고 판을 주도해 나갈 수 있는 쪽으로 정국을 전환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권에선 “거칠다”,“상대의 씨를 말리겠다는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를 관망하던 구 여권이 비판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진영 갈등 양상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실패 때문에 지켜보자던 사람들의 우려가 서서히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다”며 “(현 정권이) 특히 야당이 뭉칠 수 있게하는 원인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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