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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지금 여기 있다" 성소수자들의 폭우 속 외침…맞은편에선 반대 집회

성소수자 축제인 제18회 퀴어문화축제와 퍼레이드가 15일 서울광장과 을지로·종로 일대에서 열렸다. 축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성소수자 축제인 제18회 퀴어문화축제와 퍼레이드가 15일 서울광장과 을지로·종로 일대에서 열렸다. 축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서울 서울광장(시청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우산 위로 15일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경찰 펜스로 둘러싸인 광장 안에서는 흥겨운 음악 소리가 울려퍼졌다. 누군가가 무대 위에서 외쳤다. "비온 뒤 하늘에는 무지개가 뜨지 않습니까?" 무지개색은 '성소수자'의 상징이다.

15일 폭우 속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차별 금지하라" 주최측 추산 7만명 참가
인권위와 각종 인권단체·동아리 등 동참
서울광장 바깥에선 '동성애 반대' 외침도

 
이날 오후 2시쯤 광장에선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는 슬로건을 내건 제18회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퀴어'(queer)의 사전적 의미는 '기묘한', '이상한'이지만, 성소수자들이 스스로를 풍자하는데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성소수자(게이·레즈비언·트랜스젠더 등)를 포괄하는 말이 됐다.
 
광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축제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섰다. 행렬 속 사람들은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무지개색 팔찌·배지 등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입구 옆에선 '동성애 박멸' 등의 피켓을 든 이들이 "한국이 동성애 나라냐", "에이즈 조심해라", "한 남자와 여자의 결합이 결혼이다"라며 참가자들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서울광장 건너편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들의 찬송가가 울려퍼졌다.
 
15일 오후 퀴어축제 행사로 경찰 펜스가 세워진 서울광장 바깥에서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 홍상지 기자

15일 오후 퀴어축제 행사로 경찰 펜스가 세워진 서울광장 바깥에서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 홍상지 기자

15일 오후 퀴어축제 행사로 경찰 펜스가 세워진 서울광장 바깥에서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 홍상지 기자

15일 오후 퀴어축제 행사로 경찰 펜스가 세워진 서울광장 바깥에서는 동성애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시위를 벌였다. 홍상지 기자

 
광장 밖 풍경과는 다르게 광장 안은 '축제 분위기'였다. 서슴 없이 애정표현을 하는 동성 커플, 짙은 화장에 드레스를 입은 남녀, 수영복 차림의 외국인 등 참가자 면면은 다양했다. 이들은 함께 사진을 찍고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일부 참가자들은 가슴에 '동성애자', '바이섹슈얼' 등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는 스티커를 붙였다. 한 참가자가 들고 있는 피켓에는 '지금 우리는, 여기 있다'라고 적혀 있었다.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사람들이 공연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사람들이 공연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퀴어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준호 기자

퀴어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준호 기자

 
여성 동성 커플 이모(25)씨와 정모(24)씨는 "비가 와서 좀 힘들어도 이렇게 다같이 연대하는 자리가 마련돼 기쁘다"며 "바깥에선 동성애 반대 단체들의 집회가 있지만 위협적이기보다는 재밌다. 오히려 그들에게 우리의 정체성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어 더 좋다"고 말했다.
 
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가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성소수자들은 방문 바깥을 나가는 순간부터 온갖 폭력과 차별에 시달린다. 이런 폭력으로부터 탈출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이자 사랑, 진정한 혐오의 배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 국가(첫 번째 국가는 대만)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원회 부스에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붙인 포스트잇들. '동성혼 합법하'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하준호 기자

국가인권위원회 부스에 퀴어축제 참가자들이 붙인 포스트잇들. '동성혼 합법하'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하준호 기자

 
광장에는 각종 인권·시민단체와 국가인권위원회, 각국 대사관, 대학 동아리 등이 설치한 100여 개의 부스가 마련됐다. 지난해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 참가자들에게 포옹을 해 화제가 된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부모 활동가들은 올해도 자체 부스에서 '프리허그' 캠페인을 벌였다. 활동가들은 참가자들을 한 명 한 명 안아주며 "힘내요"라고 말했다.
 
축제 주최 측은 오후 4시30분부터 '퀴어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마침 비가 잦아들었다. 서울광장에서 을지로입구역, 종각을 지나 소공동으로 돌아오는 내내 퍼레이드 차량 위 사람들은 최신곡에 맞춰 춤을 췄고 뒤따르는 사람들은 환호했다. "성소수자 인권,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15일 오후 성소수자 축제인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벌이며 행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15일 오후 성소수자 축제인 제18회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퍼레이드를 벌이며 행진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15일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려 행진하고 있다. 홍상지 기자

15일 퀴어문화축제에 참가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려 행진하고 있다. 홍상지 기자

15일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홍상지 기자

15일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홍상지 기자

15일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대형 무지개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홍상지 기자

15일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대형 무지개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홍상지 기자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양했다. 미국인 피터 버튼(50)은 "요즘 성소수자들은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래훈(82)씨는 "저들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탄압을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도심에서 이상한 복장을 하고 집회·행진을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냈다.
 
이번 퀴어문화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7만여 명(경찰 추산 9000명)이 참가했다. 서울광장 안팎으로 성소수자를 둘러싼 찬반의 목소리는 극명하게 갈렸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77개 중대 61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축제 참가자와 종교단체의 충돌에 대비했다.
 
홍상지·하준호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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