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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펑샨샨 쫓는 트럼프의 크리스티 커

[성호준의 세컨드샷] US여자오픈 관전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US여자오픈 대회장인 뉴욕 인근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이곳에 사흘을 머문 트럼프는 열흘 만에 또 이 골프장에 왔다. 대회가 끝날 때까지 코스 내에 만든 프레지던츠룸에 머물 예정이다.
 
파격적이다. 1895년 미국골프협회(USGA) 창립 이후 현직 대통령이 US오픈에 나온 건 딱 두 번뿐이었다. 남자 대회도 아니고 여자 US오픈에 대통령이 오는 건 상상도 하기 어려웠다. 트럼프는 “여성 대회 중 가장 중요한 대회여서”라고 트위터에 썼다.
 
대통령이 방문하면서 행사는 정치적이 됐다. 리더보드도 정치적으로 해석된다. 2라운드까지 선두는 중국의 펑샨샨이다. 그 아래는 양희영·최혜진·배선우·전인지·유소연 등 한국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 선수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는 공동 10위인 알렉스 마리나다. 미국 최고 선수 렉시 톰슨은 공동 21위로 처졌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가장 인기가 있는 미셸 위는 목이 아파 기권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자’는 트럼프의 구호는 미국 최고 대회인 US여자오픈 리더보드에서 볼 수 없다. 트럼프는 3라운드부터 미국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할 것으로 보인다.
 
골프광인 트럼프와 가장 친한 프로골퍼는 존 댈리다. 백악관에 초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약물 중독과 감정조절 장애가 있으며 도박으로 5500만 달러를 날린 풍운아 댈리를 통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하기는 어렵다.
 
트럼프는 여성 선수 중에서는 크리스티 커와 가장 친하다. 코드가 맞는다. 2005년 트럼프가 하던 방송 ‘어프렌티스’에 출연해 인연을 맺었다. 커는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욕을 먹던 대선 후보 시절에도 열렬히 그를 지지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힘을 얻었는지 커의 성적도 좋아졌다. 트럼프도 커의 우승에 축전을 보내는 등 챙긴다. 커는 미국 선수 중 좌장 격이다. 성격이 불같고 한번 물면 놓지 않는다고 해서 별명이 불독이다. 다른 선수들이 두려워하기도 한다. 커는 2언더파 공동 14위로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10년 전 이 대회 우승자인 커는 “올해 대회가 트럼프의 골프장에서 열리기 때문에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선두 펑샨샨은 전형적인 중국인이다. 만만디 성향이 강하다. 위기 상황에서도 별로 흔들리지 않고, 성적이 나빠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LPGA 투어에서 훈련을 가장 적게 하는 선수 중 하나다. 펑샨샨은 “연습장에서 몇 번 쳐 보고, 괜찮다 싶으면 그만 한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에 대한 생각은 애틋하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딴 후 시진핑 주석의 환영행사에 참가했을 때 얘기다. 펑샨샨은 “메달을 딴 400여 선수가 모두 시진핑 주석과 한 번씩 악수했다. 나는 악수를 하면서 ‘아주 잘 생기셨다’고 얘기했다. 시주석은 기분이 좋아 다시 한 번 악수를 했다”고 전했다. 펑샨샨은 “시진핑의 골프 코치를 내가 할 수 있다”고 했고 “앞으로 중국이 골프의 최강국이 될 것”이라고 큰소리도 쳤다.
 
그 펑샨샨을 ‘불독’ 크리스티 커와 렉시 톰슨을 비롯한 미국 선수들이 쫓아갈 것이다. 트럼프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면서.
 
별로 걱정되지는 않는다. 한국 여자골퍼는 세계 최강이다. 트럼프 등의 방문으로 인한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뛰어난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정치도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나 걱정은 된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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