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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 힐’부터 꼼데길까지 … 이방인의 해방구, 젊은 층의 핫 플레이스

용산기지의 유산 이태원
용산기지로 인해 독특한 상권을 형성해 온 이태원. 군사정권 시절엔 일종의 해방구였다. [중앙포토]

용산기지로 인해 독특한 상권을 형성해 온 이태원. 군사정권 시절엔 일종의 해방구였다. [중앙포토]

“요즘 심심할 땐 뭐해… 이태원 프리덤 저 찬란한 불빛 oh oh oh~.”(UV, ‘이태원 프리덤’)

미군기지 낀 서울 속 국제도시
야간 통행금지 단속 예외 지역
“동남아 관광객 유치, 미군 수요 대체”

 
이태원은 최근 강남·홍대 앞에 이은 젊은 층의 ‘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2011년엔 이곳을 주제로 한 가요 ‘이태원 프리덤’도 나왔다.
 
이태원은 오랫동안 서울 속 작은 국제도시로 여겨졌다.  용산 미군기지를 끼고 있어 형성된 독특한 상권 때문이다. 외국인·성소수자 같은 이방인들에겐 해방구 같은 곳이었다.
 
이태원(梨泰院)의 명칭은 조선시대 효종 당시 배밭이 많아 유래했다는 설과 임진왜란 이후 생겨난 혼혈아(異胎)들이 모여 산 마을을 지칭했다는 설이 있다.
 
해방과 6·25전쟁 이후 용산 미군기지 주변에는 대규모 위락시설과 주택가가 형성됐다. 해방촌(용산2가동)은 미군기지와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조성됐다. 이곳에 40년간 거주한 주민 하성수씨는 “1970년대에는 북한에서 온 실향민, 각지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판자촌을 이뤄 살았다”고 말했다. 이곳에선 1960~70년대 ‘요코’라 불린 스웨터 가내수공업이 성행했다. 요코 산업은 83년 전두환 정부의 교복 자율화 직후 정점을 이뤘다가 90년대 들어 쇠락했다.
 
이태원의 랜드마크 격인 해밀톤호텔은 73년 지어졌다. 호텔이 있는 메인 로드를 중심으로 양옆 골목에는 ‘세븐클럽’ ‘보카치오’ 등 미군과 외국인만 출입할 수 있는 유흥업소·성매매업소가 생겨났다. 박정희 정부 때인 61년 ‘윤락행위방지법’이 시행됐지만 미군기지 주변은 단속 예외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은 야간 통행금지도 면제됐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당시 가족 생계 부양과 외화벌이를 이유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생겨났지만 이들은 한편으로 ‘양공주’라 불리며 사회적 냉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소방서 뒤편 우사단로12길에는 동성애자·트랜스젠더들이 찾는 바와 술집이 들어선 ‘게이 힐’이 형성됐다. 한동안 이태원은 주민을 제외한 내국인들은 섣불리 발을 들이지 않는 곳이었다.
 
70년대 남산터널이 개통되고 아시안게임(86년)과 서울 올림픽(88년)을 거치면서 이태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들르는 단골 쇼핑코스가 됐다. 피혁제품과 ‘짝퉁’ 명품을 값싸게 팔아 유명세를 치렀다. 83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 방한 때 미국 측 관계자 수십 명이 이태원에서 무더기 쇼핑을 했다는 보도(중앙일보 1985년 8월 2일자 5면)도 있다. 이태원은 97년 서울의 첫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국내 젊은이들이 이태원을 찾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한·일 월드컵(2002년)과 외국인 유학생의 유입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최근엔 메인 로드뿐 아니라 경리단길과 해방촌, 북한남동까지 상권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제일기획 사옥에서 한강진역 사이 패션 브랜드 꼼데가르송의 플래그십스토어가 있는 ‘꼼데길’은 고급 브랜드 매장과 카페가 많아 ‘제2의 가로수길’로도 불린다. 직장인 김선아(30·여)씨는 “이태원은 구석구석 놀 곳은 많은데 녹지가 적어 아쉬웠다”며 “미군기지가 있던 자리에 공원이 들어선다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태원 관광특구 연합회 이호중 사무국장은 “현재 유엔사 부지(4만4935㎡)를 매각해 대규모 상업·업무·주거단지로 개발 중”이라며 “현재 이태원 상권 수입의 20%를 차지하는 미군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내국인과 동남아시아·이슬람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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