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蘇州過後無艇搭<소주과후무정탑>

漢字, 세상을 말하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20년이 흘렀다. 1842년 아편전쟁에 패배한 청(淸)은 영국에 홍콩섬을 할양(割讓·영토를 완전히 넘김)했다. 1860년 2차 중·영 전쟁에서도 패배하자 주룽(九龍)반도까지 할양했다. 1898년 영국은 홍콩 영토의 90%를 차지하는 신계(新界)를 99년간 조차(租借·일시적으로 영토를 빌림)하는 추가 협정을 맺었다. 1997년 기한이 만료되자 영국은 홍콩을 반환했다. 돌려줄 의무가 없던 주룽반도와 홍콩섬까지 넘겼다. 조건은 ‘1국2체제’ 50년 보장이었다. 20년 만에 ‘1국2체제’가 중국의 입김에 1.5체제로 변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반환 기념연설에서 “홍콩 속어에 ‘쑤저우를 지나면 탑승할 배가 없다(蘇州過後無艇搭)’는 말이 있다. 모두 기회를 소중히 여겨 기회를 잡고 정력을 집중해 건설을 추진하고, 발전을 도모하자”고 말했다.
 
시 주석이 광둥(廣東) 격언을 인용하자 쑤저우 정부가 재빨리 나섰다. “쑤저우는 수로가 사통팔달(四通八達)로 뻗어 옛날 전국 경제의 중심이자 교통 물류의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객상(客商)과 상선이 몰려들었다. 어디를 가고자 하면 반드시 쑤저우를 찾아와 배를 타야 했다. 쑤저우를 지나면 쑤저우처럼 편리한 곳이 없었다. 점차 ‘분초를 다퉈 기회를 잡는다’는 말로 바뀌었다.”
 
다른 설명도 나왔다. 과거 쑤저우 일대에서 활동하던 광둥 상인이 배를 타고 경치 이야기를 주고받다 쑤저우를 직접 찾아가고자 했으나 이미 배는 지난 뒤였다는 옛이야기에서 유래를 찾는 해석이다. 교통이건 경치 때문이건 ‘한번 지나간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는 말이 됐다.
 
시 주석의 이날 연설에는 20년 전 중국보다 화려했던 홍콩의 향수에 젖어 있는 시민들에게 후회할 일을 말라는 겁박(劫迫)이 담겼다. 하지만 중국이란 ‘기회’를 잡을지 여부는 올곧이 홍콩인의 선택이다. 문제는 한반도다. 북한 핵·미사일의 평화적인 해결 기회도 ‘쑤저우’를 지나고 있다. 6차 핵실험은 마지노선이다. 북한이 파국(破局) 전에 기회를 잡기 바란다.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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