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한미 FTA 개정, 논리에는 논리로

Outlook
세계화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이 어려워졌고, 자유무역으로 미국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던 후보가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몇 가지 액션으로 이어졌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착수, 기후변화협약 탈퇴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이며 초강대국인 미국이 다자주의를 버리고 일방주의로, 자유무역보다는 소위 공정무역을 들고 나오는 것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서도 심상치 않은 일이다.
 

양국 모두 덕 본 윈-윈 협정
관세 감축으로 수출 증가한 미국
서비스 산업서도 100억 달러 흑자
억지주장은 거부, 강단 있는 자세를

모든 조약·협정·협약이나 사적 계약은 발효·개정·종료 등의 조항을 둔다. 그러나 실제로 개정하거나 종료할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세월이 흐르면서 협정체결 당시 예견하지 못했던 사정의 변경이 생겼거나, 일방 당사자의 심각한 약속 불이행 문제가 대표적 예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간 미국 측의 발언이나 정부간 협의중 알려진 내용으로 미루어보면 양국 산업의 새로운 진화에 대한 대응 또는 협정 불이행 문제가 구체적으로 제기되고 있지 않다.
 
지난 5년간 세계 교역의 전반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미 간 교역은 증대했다. 이에 따라 양국 수입시장에서 각각의 점유율도 뚜렷한 신장세를 보였다. 미국은 한국 외에도 19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지만, 양측이 공히 상대국 시장에서 뚜렷한 점유율의 상승을 보인 한미 FTA는 모범적 사례로, 이 협정은 ‘윈-윈’의 본보기가 된다. 지난 5년간 대미 수출이 증대된 자동차·철강·IT 제품등은 FTA 협정 상의 관세 감축이 거의 없었던 반면 미국의 대한국 수출 증대 품목인 자동차· 의약품·쇠고기· 치즈·아몬드 등은 한국 측의 대폭적 관세 인하가 있었던 품목이었다. 즉  FTA의 관세 감축으로 수출 증대 혜택은 미국이 더 크게 받았다는 말이다. 미국은 서비스 산업이 GDP의 78%를 차지하고 있고, 이 분야에서 100억 달러 정도의 대한국 수출 흑자를 보고 있다. 또한 FTA 발효 후 미국으로부터 지적 재산권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점은 향후 전개될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이분야에서 양측 간 협력의 중요성을 말해 준다.
 
한국 기업의 대미투자는 두 배 이상 증대했다. 유수한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에서 4만5000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임금은 미국 내 외투기업의 평균 임금보다 약 1만 달러 이상 높다. 한국 기업들은 한미 FTA 이후 미국에 투자를 증대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한미 FTA는 협상에 1년 남짓 걸렸고 협상 타결 후 양국 의회의 동의를 받고 발효되는 데까지 약 5년이 걸렸다. 그 5년 동안 양국 대통령이 바뀌었고 협정문을 두 번 고쳐 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미국은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자동차 3사가 도산 지경에 이르렀고, 오바마 행정부가 양적 완화로 경제 살리기에 돌입하면서 자동차 부문 등의 재협상(2010년 11월) 배경이 됐다.
 
보통 경제가 어려워지면 보호주의 유혹이 고개를 든다. 지금은 어떠한가? 선진 경제권 중에서 미국이 가장 견실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실업률은 기록적으로 낮은 지표를 보이고 있으면서 통화환수를 위해 이자율도 수차례 인상시키고 있다. 미국이 일방통행식의 주장에서 벗어나 식어가고 있는 다자 간 교역체제의 신장과 우호국들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다.
 
한미 양국은 머지않은 시기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게 될 것이다. 미국은 무역적자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저축보다는 투자에, 생산보다는 소비에 치중되어 있는 미국경제의 구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 행정부는 교역상대국에 책임을 돌리려 하고 있다. 한·미 FTA 협정문 어디를 고치면 미국 적자문제가 교정될까? 이 협정을 없애 버리면 적자의 원인이 근절될까? 어리석은 접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미국이 중국·일본 등 대규모 적자 교역국을 제쳐 두고 한국과의 적자를 발 빠르게 이슈화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반미정서의 확산 가능성도 양국 정부는 경계해야 한다. 이런 일이 양국 동맹관계에 해가 되지 않도록 경제문제는 경제의 논리로 풀어 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우리 측은 먼저 조직과 사람을 정비하고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페이스를 잃지 않아야 한다. 논리에는 논리로 대응하여 양측 간 건설적 의견수렴을 이뤄 가야 한다. 논리를 벗어난 억지주장은 단호히 거부하는 강단있는 자세가 필요하고 그것이 장기적 우호관계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