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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준비하고 계십니까

불확실성의 시대, 미래가 두렵다. 인생 이모작을 시작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저 걱정만 할 뿐,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퇴사준비생의 도쿄』
저자: 이동진·최경희·김주은·민세훈
출판사: 더퀘스트
가격: 1만5800원

우리보다 앞선 경험이 많은 일본에서 해법을 찾아볼 수는 없을까 하고 생각한 사람들이 있다. “10년 후의 변화를 예측하기보다 10년 뒤에도 변치 않는 걸 고민하라”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의 조언을 금과옥조 삼아 이들은 선진 도시 도쿄에서 영감을 얻고 통찰력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다.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업(業)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일찍부터 있었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다양한 재해석과 깊이 있는 장인 정신이 명맥을 잇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무엇을 보는지’보다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이 단순한 핫플레이스 소개나 트렌드 분석 리포트와 다르고자 한 지점이기도 하다. 인사이트가 담긴 출장지 25곳에서 골라낸 ‘10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5가지 키워드’는 바로 발견·차별·효율·취향·심미다. “새로운 시장을 ‘발견’해야 하고, 경쟁자들과 ‘차별’화하려 하며, ‘효율’적 방식으로 운영하려 하고, 고객들의 ‘취향’을 이해하려 하고, 기왕이면 ‘심미’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쌀 소비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보란듯이 쌀가게 ‘아코메야(AKOMEYA)’를 오픈한 라이프 스타일 기획사 사자비 리그의 ‘관점’은 어떤 것일까. 바로 이름에 힌트가 있다. 일본어 ‘코메야(コメヤ)’는 쌀가게라는 뜻이지만 반대의 뜻을 가진 접두사 ‘a’(non)를 붙이면 ‘쌀가게가 아닌 곳’이 된다. 즉 이곳은 쌀만 파는 곳이 아니라 쌀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파는 곳이라는 얘기다. 재배 지역이나 종류, 방식에 따라 맛이 다른 쌀을 고루 맛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종류별로 나눠 파는 것은 기본. 고객에게 원하는 수준으로 정미도 해주고 맛있는 밥 짓는 방법도 직접 가르쳐준다. 쌀밥과 어울리는 반찬을 갖춰놓는가 하면, 재배 농부가 매장에서 직접 밥을 지어 내놓기도 한다. 점심은 1인당  2000엔, 저녁은 4000엔으로 그리 싼 가격은 아니지만 ‘갓 지은 쌀밥이 담긴 밥그릇이 주는 행복을 느끼고 싶다’는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다. 쌀로 만든 고급 사케, 밥이 맛있다는 무쇠솥, 서있는 주걱 등 쌀과 관련된 상품도 다채롭게 구성해놓았다.
 
2008년 출범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거듭한 니코니코 렌터카의 성공비결도 흥미롭다. 렌터카는 부지·차량·정비시설·인력 등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장치산업. 보통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곳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데, 니코니코는 그런 모기업도 없다. 그런데 일반 렌터카 업체보다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여 성장을 거듭했다. 그 비결은 바로 ‘공유’ 정신.
 
그들은 렌터카 부지를 매입하는 대신 부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맹점을 모집했다. 주유소 업자나 중고차 판매 업체, 카센터 주인들은 노는 땅을 활용해 돈을 벌 수 있으니 서로 이득이었다. 가맹 점주의 기존 인력을 교육시켜 인건비도 확 줄였다. 소비자와 공급자가 모두 자원 활용 극대화에 동참하게 만든 셈이다.
 
미세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전문가의 영역은 향후 점점 중요해질 분야다. 소금 전문가가 운영하는 ‘solco’는 국내외 400여 종의 소금 중 임의로 40여 종을 선별해 도서관처럼 각각의 고유 번호를 붙여 판다. 소금을 구매하지 않아도 90엔 짜리 오니기리만 구입하면 매장 안의 모든 소금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어떤 소금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시식을 통해 알게 된 고객은 각종 소금을 이용한 델리 메뉴를 통해 음식과 소금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다.
 
챕터마다 달린 부제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버리는 것에서 발견한 바라는 기회’ ‘고객의 수준을 높이면 기회가 생긴다’ ‘재미와 혜택을 거부하는 고객은 없다’ 등은 그 자체로 훌륭한 경구다.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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