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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리 사과' 누가 하느냐로 밀고 당긴, 56시간 막후 스토리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로 출국한 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로 출국한 5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전병헌 정무수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전 수석님, 지금 임명하면 안 돼요."
전병헌 "대표님, 시간 끈다고 뭐 달라져요? 야당은 말이 다 다르고, VIP(대통령)의 뜻(장관 후보자 두 명 모두 임명)도 확고하고."
우원식 “그럼 몽땅 틀어진다고, 추경도 물 건너가고.”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10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저녁을 같이했다. 공기는 탁했고 짜증 섞인 말들도 오갔다. 당·청 교섭창구인 둘이 인사ㆍ추경ㆍ정부조직법을 x축으로, 대통령과 야 3당을 y축으로 한 고차 방정식을 풀기란 막막했다. “국회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라며 문 대통령은 이튿날 송영무ㆍ조대엽 장관 후보자를 임명하겠다고 사실상 피력한 상태. 피가 더 마르는 건 우 원내대표였다. “울기만 하고 도대체 한 게 뭐냐”는 비아냥이 적지 않았다.
 
우원식 “둘 중 하나 포기하는 건…”
전병헌 “아니 왜 그래요. 한명 관두면, 야당 들어온대?”
우원식 “야당 들어오면, 그땐 가능해?” 
 
둘은 두 시간을 옥신각신했다. 그리고 내린 잠정 결론, ①우선 대통령께 2, 3일 말미를 달라고 한다 ②야당이 국회에 들어오게끔 밑 작업을 한다 ③그리고 나서 대통령께 다시 건의한다.  
11일 오전 10시, 청와대는 “우 원내대표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장관 임명을 미루기로 한다”고 발표한다. 이후 13일 오후 6시 조 후보자가 사퇴하기까지 56시간 동안 청와대와 여야 간 ‘우병철’ (우원식-전병헌-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정무라인의 ‘3각 밀당’이 치열했다.  
◇'대리사과' 중진→전병헌→임종석으로=11일 오전 민주당 원내사령탑이 모였다. 출연진은 많고 요구는 얽힌 상태, 첫 실타래를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했다. 장관 중 누굴 임명할지, 추경은 어떻게 할지 등은 아예 거론하지 않고, 우선 내 편을 늘리기로 했다. 타깃은 국민의당. 그들은 전제조건이 있었다. 추미애 대표의 사과. 이로써 우 원내대표에겐 ‘선 사과-후 건의’의 전략이 수립됐다.
다음은 민주당 핵심당직자의 전언. “추 대표도 사과를 꺼려했지만 우리도 수용할 수 없었다. ‘머리 자르기’란 대목만 추려낸 정치공세라 대표가 머리를 숙이는 건 제보조작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었다. 대신 감정을 달래줘야 했다. 그때 나온 게 ‘대리 사과’였다. 그건 추 대표측에도 양해를 구했다. ”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4일 오전 열린 회의에서 김동철 원내대표와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4일 오전 열린 회의에서 김동철 원내대표와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누가 하느냐였다. 중량감있는 중진ㆍ원로가 거론됐다. 때마침 11일 오후 민주당 중진회의가 열렸고, 사과할 용의가 있다는 인사도 있었다. 하지만 김동철 원내대표가 난색했다. “상징성보다 대표성이 더 중요하다”면서다. 다시 ‘우병철’이 머리를 맞댔다. 그때 전 수석이 “내가 사과를 하면 어때”라며 꾀를 냈다. 이튿날 전 수석이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을 찾았다. 이번엔 박 비대위원장이 거절했다. 오히려 “정무수석은 급이 안 맞지, 청와대 2인자면 모를까”라며 역제안을 했다. 전 수석은 “비서실장이 (사과)하면 사실상 대통령이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그건 곤란하다”고 답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전 수석은 곧바로 청와대로 복귀해 ‘비서실장 사과’건으로 내부 회의를 했다. 13일 오전에야 결론이 났고, 임종석 비서실장이 직접 국민의당을 찾아 유감을 표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서실장 혼자 (사과를) 결정했겠어. 대통령이 고민끝에 허락한 거겠지. 그래서 우리도 국회 들어가기로 한 거야”라고 전했다.  
◇18일까지 추경ㆍ정부조직법 처리키로=‘대리 사과’와 동시에 민주당측은 장관 임명에 대한 논의도 물밑에서 진행됐다. 야 3당은 대외적으론 “송영무ㆍ조대엽 모두 불가”였다. 하지만 속내는 결이 달랐다. “둘 중 하나만 낙마해도…”라는 입장도 있었다. 11일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도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둘 중 한명은 임명 철회해야 한다”(설훈 의원)는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수차례 논의끝에 자유한국당에서 12일 오후 “둘 중 하나라면 송영무 노(NO)다. 대통령의 유감 표명도 있어야 한다”는 최종 요구안이 나왔다. 우 원내대표는 “이 정도면 어느정도 콘센서스가 이뤄졌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13일 오후 청와대에 들어가 두 장관에 대한 여야의 분위기를 소상히 설명했다. 최종 결정은 문 대통령과 각 후보자의 몫이었다. 그리고 두 시간뒤 조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56시간의 ‘핑퐁 게임’은 막을 내렸다.  
한편 우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4일 7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오는 18일까지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을 처리하기로 했다.
최민우ㆍ김형구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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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