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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법 집행에 대통령 메시지가 중요한 가이드라인"

김상조(55)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오후 재판에 나왔다.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을 지내며 ‘삼성 저격수’로 불렸던 김 위원장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 등을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 2월 특검팀에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2차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데 힘을 보탠 인물로 평가됐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중앙포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중앙포토]

 
이날 재판에서 김 위원장은 삼성 합병 등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으로 지목된 여러 시도가 박 전 대통령의 도움 없이는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특검팀이 “대통령이 국무회의 등에서 편법 승계에 반대하거나, 재벌도 세금을 내고 승계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만 천명해도 이 부회장이 삼성 합병이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편법 승계를 시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주식회사의 경영과 합병·분할, 주식 이동 등과 관련해 적법성을 따지는 시장감독기구의 경우 재량적 판단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고 국정책임자가 적법성과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면 공무원들이 재량적 판단에 매우 엄격하고 신중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어 “아무리 삼성이라도 대통령의 의지가 없다면 안 된다는 걸 삼성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냐”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그렇다. 특히 금융위와 공정위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용인하지 않으면 승계가 어렵지 않냐”는 특검팀의 질문에도 김 위원장은 “그렇다. 공정거래법 등의 집행에서 대통령의 메시지가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가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 가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 강정현 기자

 
이날 재판에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법정에 나와 재판을 지켜봤다. 지난 4월 7일 이 부회장의 첫 공판 이후 두 번째 법정 출석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장관급인 김 위원장에 대한 예우와 증언의 중요성 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은 직접 신문에 나서진 않았다.
 
특검팀이 ‘삼성 합병은 이 부회장의 승계와 전혀 상관 없는 순수한 경영 상의 결정이었다’는 삼성 측의 주장에 대해 묻자 김 위원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합병과 지주회사 전환은 개별 회사의 이사회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 특히 미래전략실의 기획 하에 결정이 이뤄진 것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전실에 대해 “막강한 권한에 비해 숨겨져있는 ‘커튼 뒤 조직’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이건희 회장의 와병 뒤 삼성그룹 내 의사결정은 이재용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김종중 전 미전실 사장 등 ‘4인 체제’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김 전 사장에게 이재용 시대의 의사결정 과정을 물으니 ‘4명이 외부 출장이 없는 한 거의 매일 사무실에 모여 회의를 하고, 10개 중 4개는 이 부회장이, 나머지는 참모들이 결정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해 법원에 왔다. 재판에 들어가기 전 김 위원장은 “공정위원장으로서 증언에 따른 아주 큰 부담을 지고 왔지만 사회 시민의 한 사람으로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원장으로서 직무 수행이 아니라서 연가를 내고 관용차도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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