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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도 중국의 인권 현실과 맞싸우는 류샤오보

 말기 간암으로 숨진 중국의 민주화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를 애도하는 물결이 끊이지 않고 있다. 13일 오후 투병중이던 중국 선양의 병원에서 류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세계 주요 국가들의 지도자와 국제기구 대표들이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동시에 치료 목적의 출국을 끝내 거부한 중국 당국의 비인도적 처사에 대한 비판도 강하게 일고 있다.  
류샤오보의 임종 직전 트위터에 올라온 류샤오보-류샤 부부의 모습[둬웨이 캡처=연합뉴스] 

류샤오보의 임종 직전 트위터에 올라온 류샤오보-류샤 부부의 모습[둬웨이 캡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류샤(劉霞)와 유족, 친구들에게 깊은 조의를 표했다"고 숀 스파이서 대변인이 밝혔다. 이와 별도로 백악관은 “시인이자 학자이며 용감한 운동가였던 류샤오보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추구하는 데 삶을 바쳤다”는 추도 성명을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시민의 권리와 사상·표현의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운 투사 류샤오보를 추도한다"는 메시지를 정부 대변인을 통해 트위터에 올리고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독일은 류샤오보가 마지막 순간 치료받기를 희망했던 나라다. 독일 정부는 류의 사망이 임박한 순간까지 중국과 물밑 외교 접촉을 통해 출국 치료를 타진했으나 중국 당국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깊이 슬퍼하고 있다. 유족과 그의 친구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책임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위원장과 도날드 투스크 유럽의회 의장은 연명으로 성명을 내고 “최근 중국 정부에 류샤오보의 희망을 존중해 독일에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을 촉구했으나 (중국은) 아무런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뒤이어 “유럽연합은 중국에 모든 양심수를 석방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벨상위원회는 류의 사망 직후 성명을 내고 “류샤오보의 이른 죽음에 중국 정부는 무거운 책임이 있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중국의 출국 불허로 시상식엔 참여하지 못했다.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사망 소식을 전한 자유아시아방송의 그래픽. 류샤오보가 2009년 법정에서 남긴 최후진술의 한 구절을 담았다. 당시 류샤오보는 “내 이후로 발언으로 죄를 범하는 사람이 다시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RFI]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사망 소식을 전한 자유아시아방송의 그래픽. 류샤오보가 2009년 법정에서 남긴 최후진술의 한 구절을 담았다. 당시 류샤오보는 “내 이후로 발언으로 죄를 범하는 사람이 다시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RFI]

 
중국 당국이 류의 출국 치료를 끝내 거부한 것은 중국의 국력이 강해진 뒤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데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웨이징성(衛京生), 팡리즈(方勵之), 왕단(王丹), 천광청(陳光誠) 등 중국 반체제 인사들이 중국과 미국의 물밑 교섭 끝에 신병치료나 유학 등의 명목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전례가 있지만 류샤오보의 경우에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요청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중국은 류 사망 후에도 여전히 '내정문제'란 점을 들며 완고한 입장으로 일관했다. 겅솽(炅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오전 긴급 발표한 논평에서 "류샤오보는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자이고 중국은 법치국가로 류사오보의 신병처리는 중국 내정이며 외국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며 "관련 국가들에 중국의 사법주권을 존중하고 내정간섭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선 "상을 그런 사람에게 수여한 것은 노벨평화상의 원래 목적에 위배되는 것으로 평화상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류샤오보의 죽음에 대한 보도와 인터넷 게시물을 통제했다.  관영 신화통신 영문판 등이 사망 사실을 간략히 보도한 것 외에 중국어 매체에서는 관련 기사를 찾기 어렵다. 애도의 뜻을 표하는 인터넷 댓글도 즉시 삭제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류샤오보의 장례 문제를 놓고 긴장과 갈등이 일고 있다. 홍콩에 본부를 둔 중국인권민주화운동정보센터는 14일 성명에서 "유족들은 시신의 냉동 보존을 희망했으나 당국은 이른 시일 내 화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류의 시신이나 유골을 매장할 경우 그의 묘가 중국내 반체제 세력을 결집시키는 장소가 될 것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조속한 화장 후 바다에 유골을 뿌릴 것을 요구했으나 가족들이 거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선양의 현지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사망 판정 2시간 남짓 후인 13일 오후 7시반쯤 류의 시신을 선양 시내 모처로 이송했다"면서 "현재 시신 소재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례식을 둘러싼 갈등은 숨진 류샤오보의 시신이 중국의 인권 현실을 전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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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