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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국회의원 시찰 중에 압수수색…연말 ‘17조원’ 미공군기 입찰에 불똥튈까

 검찰이 14일 국내 최대 방위사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압수수색하면서, 항공기 수출과 올 연말 미국 공군훈련기 입찰 등 기업의 핵심 사업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는 이날 오전부터 KAI의 경남 사천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KAI가 원가를 조작해 개발비를 빼돌린 혐의를 포착했다”고 압수수색의 이유를 밝혔다.
검찰이 14일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서 한 직원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14일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서 한 직원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본사에서 5㎞ 남짓 떨어진 사천 사업장에선 이날 마침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현장시찰을 나와 있던 터라 회사 측은 더욱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KAI 관계자는 “(압수수색을)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재작년에 감사원이 방산업체들을 감사했는데 검찰이 그때 내용을 다시 확인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미 2015년 10월 KAI가 국산 헬기 ‘수리온’개발 과정에서 원가 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547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 국산 고등훈련기인 T-50, 경공격기 FA-50 등 다른 핵심 제품에도 원가 부풀리기가 적용됐다며 추가로 고발했지만 지난 정부에서 전격적인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 전부터 방산 비리를 뿌리뽑겠다고 했던 만큼 시점의 문제였을 뿐 이번 수사는 예고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KAI측은 검찰 수사가 항공기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태국 정부는 T-50 8대 구매안을 승인했으며, 아프리카 보츠와나와 파라과이에도 하반기에 훈련기 수출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남미와 아시아 중동 등지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어 수사 여부에 따라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등훈련기(T-50) [중앙포토]

고등훈련기(T-50) [중앙포토]

 무엇보다 회사는 올해 연말 최종 발표가 나는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입찰에 불똥이 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사업은 미 공군의 노후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프로젝트로, 무려 17조원 규모에 달한다. 미국 록히드마틴-한국 KAI 컨소시엄은 T-50을 미 공군의 요구에 맞게 개조한 T-50A를 내세우고 있다. 경쟁자는 미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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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용 KAI 사장은 지난 4월 산업부 주최 항공산업 발전간담회에서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이렇게 큰 단일 계약은 없었다. 이 사업을 따내지 못하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KAI 관계자는 “미국 사업 입찰이 진행중인데 이런 일이 터져서 유구무언”이라며 “이런 게 나가면 좋은 이미지는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벌써부터 경쟁사인 보잉 측에선 한국 검찰의 KAI 압수수색 소식을 실시간 보고하는 등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컨소시엄 측에서 한국업체의 개발비 횡령을 들어 입찰 부적격 참여자라고 물고 늘어질 수 있다”며 “하성용 사장 등 경영진이 출국금지인 상태에서 검찰 수사가 하반기 말까지 간다면 사업에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KAI주가는 전날대비 5.57% 급락해 5만7600원을 기록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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