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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야하다”며 ‘문화일보’ 절독했던 노무현 청와대 사람들, 장관들의 사직요구에도 탁현민은 방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11월 청와대는 문화일보를 절독했다. 문화일보 연재소설 『강안남자』의 선정성 때문에 청와대 여직원들이 불만을 제기했다는 이유였다. 일각에서는 지면에서 극히 일부분을 차지하는 연재소설 때문에 ‘언로(言路)’에 귀를 닫는 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노무현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일보의 논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 언론담당 관계자는 “논조나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소설의 선정성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컸고 특히 여성단체 등에서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왼쪽)과 탁현민 행정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왼쪽)과 탁현민 행정관

 
하지만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다른 기준을 세운 듯 하다.
공연기획자 출신 탁현민 행정관 얘기다.
 탁 행정관은『상상력에 권력을』이라는 저서에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파인 상의를 입고 허리를 숙일 때 가슴을 가리는 여자는 그러지 않는 편이 좋다' '콘돔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는 저서에는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첫 성관계는)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한 살 아래 경험이 많은 애였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부담이 전혀 없었다'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다. 그 애는 단지 섹스 대상이니까'라는 표현 등을 했다.
자연 여성단체는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장관 2명이 해임을 건의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요지부동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13일 ‘탁 행정관을 경질하기로 했다’는 일부 보도에 “검토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탁 행정관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가 바로 물러날 때라고 생각한다”며 주변의 사퇴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지난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독일 순방 마치고 수하물 나오길 기다리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10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독일 순방 마치고 수하물 나오길 기다리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청와대사진기자단]

 
공교롭게도 청와대는 탁 행정관의 사직을 요구하겠다던 두 장관에게 이날 임명장을 수여했다.
정현백 여성부장관은 지난 4일 인사청문회에서 “장관이 되면 보다 적극적으로 제 의견을 전달하고 이 부분에 대한 결단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장관은 지난 11일국무회의에 참석해 탁 행정관의 해임을 공식 건의했다고 한다.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에 탁 행정관의 사직을 요구하겠느냐"는 질문에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탁 행정관은 건재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성계의 수장인 정 장관이 앞으로 영이 제대로 서겠냐”는 말도 나온다.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가운데)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가운데)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만나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내에서는 탁 행정관이 각계에서 쏟아지는 비판에도 ‘금강불괴’처럼 버틸 수 있는 요인을 문 대통령의 신임 때문이라고 본다. 
탁행정관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네팔트래킹을 떠났을 때 동행했던 몇안되는 측근들중의 하나였다. 문 대통령이 치른 각종 정치이벤트를 기획하고, 직접 사회도 여러차례 봤다. 문 대통령과의 '거리'를 짐작케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여러 경로를 통해 탁 행정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도 응답이 없다. 문 대통령이 탁 행정관 문제를 거론하기 싫어하는 것을 아니까 우리도 더이상 언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철학과 메시지를 각종 행사나 이벤트를 통해 구현하는데 탁 행정관만한 사람이 없다.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즉각 퇴출을 촉구했다. [하준호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인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즉각 퇴출을 촉구했다. [하준호 기자]

 
 익명을 요구한 한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에서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그런 연출력 때문에 부적절한 인사를 끝까지 안고 가겠다는 것은 잠재적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탁 행정관이 만든 ‘쇼’의 커튼이 걷어졌을 때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면 탁 행정관을 경질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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