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기획]"문대통령 체감온도 3도 떨어진다"는 청와대 추천 한산모시… 한필에 70만원, 서민에겐 그림의 떡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서천 한산모시가 화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소열 자치분권 비서관에게 “군수님으로 계실 때 한산모시를 입으셨는데 보기에도 좋고 손색이 없었다”는 말을 건네면서다.
 
나 비서관은 “모시를 입으면 체감온도가 3도 떨어진다고 한다. 대통령께서도 한산모시를 입으면 좋겠다”고 권했다. 나 비서관은 민선 3~5기(2002~2014년) 서천군수를 지냈다. 군수로 재직할 때 한산모시로 만든 두루마리를 즐겨 입었다.
지난달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악관 환영 만찬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왼쪽)가 한산모시로 만든 한복을 입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악관 환영 만찬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왼쪽)가 한산모시로 만든 한복을 입고 있다. [중앙포토]

 
한산모시는 지난달 말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도 주목을 받았다. 백악관 환영 만찬에 참석한 김정숙 여사가 한산모시로 만든 한복을 입고 등장해서다. 당시 김 여사는 비취색 장옷과 쪽빛 치마 차림에 붉은색 고름을 했다. 김 여사가 입은 한복은 광장시장에서 수십 년간 포목점을 했던 어머니가 물려준 한산모시 옷감으로 만들었다.
 
한산모시의 역사는 1500년 전인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노인이 산에 약초를 캐러 갔다 유독 깨끗한 풀이 있어 껍질을 벗겨보니 늘씬하고 보들보들해 실을 뽑아 베로 짰다는 얘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한산 세(細)모시는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으로 사용됐다. 올이 섬세하고 결이 고와 ‘잠자리 속날개’로 불리기도 했다.
충남 서천군 한산면 주민들이 모시를 짜고 있다. [사진 서천군]

충남 서천군 한산면 주민들이 모시를 짜고 있다. [사진 서천군]

 
모시는 다른 옷감에 비해 땀 흡수력이 뛰어나 여름철 옷감으로 인기가 많다. 자연스러운 색감과 몸이 움직이는 대로 생기는 구김이 매력이라고 한다. 질감이 까슬까슬하고 가벼워 무더운 여름에 입으면 몸에 닿기만 해도 시원하고 쾌적한 느낌이 든다. 통풍성이 뛰어나고 입을수록 윤기가 나고 내구성이 좋은 게 특징이다. 모시를 즐겨 입는 사람들은 “옷이 바람을 품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모시 옷 한 벌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수많은 인내와 고통이 뒤따른다. 모시 수확을 시작으로 겉껍질 훑기, 태모시 만들기, 모시 삼기, 모시 날기, 모시 매기, 모시 짜기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모시 짜는 과정을 비켜보면 “모시 옷을 입지 않겠다는 말이 절도 나온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달 충남 서천군 한산면 한산모시관에서 열린 모시문화제에서 모시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맵시를 뽐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충남 서천군 한산면 한산모시관에서 열린 모시문화제에서 모시한복을 입은 모델들이 맵시를 뽐내고 있다. [연합뉴스]

 
나소열 비서관이 말했던 “체감온도 3도 떨어진다”는 내용은 과학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시원하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게 한산모시소곡주사업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산모시는 한 필(중품 기준) 가격이 60만~70만원가량이다. 웬만한 남성 양복 한 벌 값보도 비싸다. 1필(21.6mx30㎝) 옷감으로는 남성 상·하의 한 벌을 만들고 천이 조금 남는다고 한다.
 
모시의 단점은 세탁과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다. 세탁기 사용은 금물이고 손빨래를 해야 한다. 마른 뒤에는 중간 온도로 풀을 먹여 다림질을 하면 된다. 천연섬유라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보관만 잘하면 15년까지 입을 수 있다고 한다.
한산모시문화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모시를 짜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서천군]

한산모시문화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모시를 짜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서천군]

 
한산이 모시로 유명한데는 모시풀의 성장환경과 관계가 깊다. 모시풀은 생육 특성상 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면 뿌리가 얼고 서리에도 약하다. 여름철 기온은 평균 20~24도를 유지하고 연간 강우량도 1000㎜이상으로 습기가 많아야 한다. 이런 최적의 여건을 갖춘 곳이 한산면 일대라고 한다. 서천군의 모시 생산량은 연간 8200㎏가량이다.
 
서천군 한산면에서는 매년 한산모시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9~12일 서천 한산모시관 일원에서 개최됐다. 한산모시짜기는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인 방연옥(73·여)씨는 중요 무형문화재(14호)로 등록돼 있다.
전통베틀로 모시작업을 하는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73)씨. [연합뉴스]

전통베틀로 모시작업을 하는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 방연옥(73)씨. [연합뉴스]

 
서천군 관계자는 “우리 조상의 전통이 담긴 한산모시의 명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최근에는 모시가 옷감의 소재를 넘어 떡과 차 원료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