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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상서 약진한 넷플릭스·훌루…스트리밍 전성시대 오나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방송계의 아카데미상' 에미상 후보 명단에서 넷플릭스 등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넷플릭스는 이 명단에서 총 93개의 후보로 2위를 기록하며 1위인 HBO(110개)를 턱 밑까지 추격했다.  
 
넷플릭스는 또 작품상 최고의 영예인 '베스트 드라마' 부문에서 '더 크라운'(예고편은 위 영상 참조),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등 가장 많은 3개 작품을 후보에 올렸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훌루의 '핸드메이즈 테일'도 이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면서 스트리밍 업체의 드라마가 전체 후보작 7개 가운데 과반인 4개를 차지했다.
 
스트리밍 업체가 베스트 드라마 부문에서 기존 방송사보다 더 많은 후보를 배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베스트 드라마 부문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올해 평단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케이블 방송국 HBO의 '웨스트월드'(예고편은 위 영상 참조)다. 
 
서부시대처럼 꾸며놓은 테마파크 속에서 자신이 인간인 줄 착각하고 살던 로봇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깨닫고 자신들을 노리개 삼는 인간들에게 저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 '다크나이트'의 각본을 쓴 조너선 놀란이 인기 드라마 '로스트'를 연출한 J. J. 에이브럼스와 공동으로 제작·연출을 맡아 화제가 됐던 이 신작 드라마는 NBC의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SNL)'와 함께 올해 에미상 최다 부문 후보(22개 부문)에 등극했다.
 
웨스트월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이번 에미상 후보 명단에서 미국 언론들의 시선은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한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업체에 쏠렸다. 2015년까지만 해도 넷플릭스는 에미상 후보 수에서 폭스, FX, NBC, CBS 등 거의 모든 주요 방송국보다 아래였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지난해 HBO와 FX에 이어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데 이어 올해엔 지난해보다 70% 많은 후보를 내며 '왕좌의 게임' 등으로 드라마 명가로 꼽히는 HBO를 위협하는 2위 자리를 차지했다.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에 나선 지 4년만에 미국의 주요 방송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콘텐츠 제작·배급 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해 2개 후보를 배출하는 데 그쳤던 훌루도 올해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핸드메이즈 테일'의 성공에 힘입어 총 18개의 후보를 배출했다. 또 다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아마존은 드라마 '트랜스패런트'로 코미디 남우주연상 부문 후보에 오른 재프리 탬버 등 지난해와 같은 16개 후보를 냈다.
 
외신들은 이번 에미상 시상식이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의 위상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국 IT전문지 버지는 "아직은 웨스트월드, SNL 등 전통적 방송사들의 작품이 최상위권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주도권이 점점 스트리밍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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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C, 쇼타임 등 케이블 방송국들이 처음으로 지상파보다 더 많은 후보를 배출했던 지난 2008년 에미상 때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드라마 부문은 ABC, NBC 등 지상파 방송국의 독무대였지만 이후 폭스의 '엑스파일'과 '24', HBO의 '소프라노스' 등 케이블에서 인기 작품들이 잇따라 제작되면서 지상파는 케이블에 서서히 역전당했다.
 
이 추세대로면 내년엔 넷플릭스가 HBO를 제치고 에미상 최다 후보를 배출하며 스트리밍 전성시대를 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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