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미국산 LNG 도입 가격 경쟁력 낮아 … 한·중 서해 해저 가스관 재검토해야

“문재인 정부가 ‘탈(脫) 원전, 탈 석탄’ 에너지 정책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독창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인 영국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OIES)의 백근욱(58·사진) 선임연구원은 “현 수준의 대비로는 한국 정부가 급증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산 LNG를 대량 도입해 2020년대 중반께 도래할 공급 위기를 뛰어넘겠다는 정부의 구상은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이 낮을 뿐 아니라 협상의 주도권도 미국 측 공급자가 쥘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백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가 구상중인 한-러 가스파이프라인(가스관) 프로젝트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이 낮은 데다, 북한을 국제사회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양적 효과보다 러시아와 북한의 역할을 불필요하게 부각시키는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중국 측이 제안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보이콧했던 한-중 서해 해저 가스파이프라인 프로젝트와 현재 초기 개발 단계의 북극-2 LNG 사업에 대한 참여를 장기적 LNG 확보 방편으로 제시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국제전화를 통해 여러 차례 진행됐다.
 
2020년대 중반 LNG 공급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보나.
“천연가스는 장기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에너지원이다. 석유시장과 달리 현물시장이 극히 제한돼있고, 국제 스왑(swap) 거래도 없다. 수요가 급등하면 단기간에 엄청난 비용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일례로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LNG 수요 폭등으로 큰 곤란에 직면했다. 공급자들이 이런 약점을 간파하고 일본에 비싸게 팔았다. 급기야 LNG로 인해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상황까지 맞았다. 문재인 정부가 LNG 발전 비중을 배 가량 높이겠다고 밝힌 이상 유사한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부터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는 미국산 LNG를 들여올 계획인데.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물량을 도입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산 LNG의 비중을 과도하게 높이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다. 일본도 가격 협상에서 공급자들에게 한 번 당한 뒤로는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것도 부족하니 ‘원전 재가동’이라는 카드까지 꺼내는 것이다.”
 
한-중 서해 가스관을 대안으로 든 이유는.
“동부 시베리아의 천연가스를 중국 발해만과 상하이 지역으로 공급하기 위한 전장 2150㎞의 중-러 간 가스파이프라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2019년 여름에는 모두 마칠 수 있다. 산둥반도에서 인천까지 해저 가스관(315㎞)을 연결하는 데는 1년이면 충분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한국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가격 경쟁력이 높은 러시아산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경유하는 한-러 가스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이 추진한 북방 에너지정책은 실망스럽다. 이명박 정부 때 제기된 러시아-북한-한국 가스관은 공급자인 러시아에게 주도권을 넘겨주고, 북한이 가스관을 틀어쥘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고 무모한 시도다. 박근혜 정부 역시 중국이 전력으로 매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의 중요성을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기회를 놓쳐버렸다.”
 
북극-2 LNG 프로젝트는 생소하다.
“러시아의 민영 에너지기업인 노바텍이 주도하는 북극-2 LNG 프로젝트는 2022~2023년 본격 양산 예정인데, 최종 수출 규모를 연간 7000만t으로 잡고 있다.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미국산 LNG에 대항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미국산 LNG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 그동안 한국이 미국산 LNG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노바텍 측이 중국과 일본에만 참여를 제의한 상황이다. 한국이 잠자고 있는 국부펀드를 가용해 참여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