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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 ‘뚝’…정부 탈(脫)원전 정책 탄력받나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수요전망 워킹그룹 회의에서 위원장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와 참석자들이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수요전망 워킹그룹 회의에서 위원장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와 참석자들이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의 중장기 전력 수요가 큰 폭으로 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학계와 전력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수요전망 워킹그룹’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회의를 열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 관련 전력수요 전망치 초안을 공개했다. 초안에 따르면 2030년 최대 전력수요는 101.9GW로 2년 전 수립된 7차 계획(113.2GW) 보다 11.3GW나 줄어드는 거로 전망됐다. 전력수요 전망이 크게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차 계획 때도 6차 계획보다 감소했지만 0.3% 정도였다.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때보다 11.3GW ↓
GDP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 급격하게 감소한 탓이 가장 큰 원인
수요 전망 바탕으로 발전 설비 전망 마련해 전력수급 계획 세워


2년 새 급변한 통계에 정부 탈원전 방침 ‘맞춤형 통계’ 의혹도
워킹그룹 “학자적 양심 걸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 없다”

전력수요엔 경제성장률, 전기요금 명목가격, 소비 패턴, 연료비 전망, 기온 변화 등이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번 감소의 주원인은 경제성장률이다. 수요전망 워킹그룹 위원장인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전력수요 전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약 70%)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연평균 전망치가 7차의 3.4%보다 0.9%포인트 감소한 2.5%였다”라고 말했다. 다만 유 교수는 최근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하는 것을 고려해 연평균 전망치를 2.7%로 가정하면 2030년 최대 수요는 기존 전망치보다 2.6GW 늘어난 104.5GW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워킹그룹은 최종 수요전망 계산을 할 때 가장 최근의 GDP 성장 전망치를 반영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년 단위의 중장기 전력수요와 공급 계획(전력수급기본계획)을 2년마다 세우고 있다. 계획 수립의 기초는 ‘전력수요’다. 전력수요 전망을 토대로 발전소 등 전력설비(공급)건설의 틀을 짠다. 산업부는 수요전망 워킹그룹 회의와 별도로 ‘전력설비 워킹그룹’ 회의에서 설비(전력공급) 전망, ‘수요관리 워킹그룹’ 회의에서 수요관리(전기소비 절약) 전망을 짠다. 이 세 회의의 활동 결과를 통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만들게 된다. 산업부는 이 초안을 세미나, 공청회 등을 거쳐 검토한 뒤 올해 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번에 발표된 수요 전망 초안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추진에 힘을 실어줄 거로 보인다. 중장기 전력 수요 전망치가 크게 감소하면 향후 추가 발전소 확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최근 원전이나 대형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이 1~1.2GW인 것을 감안하면 불과 2년 만에 대략 원전 10기의 발전용량에 가까운 전력 수요가 7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비해 줄어든 셈이다. 따라서 향후 정부는 이 같은 수요를 근거로 원전이나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일 여지를 갖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선 수요전망이 2년 새 급격히 바뀌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초안이 정부의 탈원전 방침을 고려한 ‘맞춤형 통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몇 달 이내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 방향이 8차 전력수급계획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워킹그룹 위원인 김창석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룹은 대선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수요 전망 관련 수치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발표 내용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관련이 없다는 점에 대해 학자적 양심을 걸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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