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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개정 요구에 업계 "지금도 어려운데 뭘 더 내놓나" 분통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공식화하면서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산업부 장관, 통상교섭본부장이 공석이 상태에서 미국이 치고 들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철강의 무역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며 ‘콕 찍은’ 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철강업계 당혹감
업계 "장관없는 사이 치고 들어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합의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 자동차의 미국 수출액은 154억9000만 달러(약 17조6000억원)로 한국이 미국 자동차를 수입한 금액의 9배에 달한다. 미국에 월등히 많이 판 만큼 ‘제1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자동차업계는 올 들어 판매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미국 수출량(추정치 30만5000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32만5000대)보다 6%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FTA가 개정된다면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가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건 협상 항목에 자동차 관세가 포함되는지 여부다.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지난해 1월부터 완전히 폐지됐다. 한국무역협회는 미국이 이 관세를 2015년까지 적용했던 수준인 2.5%로 부활시키자고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증권 등에 따르면 이 경우 현대기아차 북미법인의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25만~31만원 정도 상승할 수 있다.  
 
 미국의 화살을 피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31억 달러(약 3조5000억원) 투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미국 방문 도중 외신기자들에게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미국 현지 공장 생산시설을 개선하고 효율화하기 위해 31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정 사장은 또 “미국 수요를 고려해 향후 신공장 건설 여부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미국 측 개정 요구를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포스코 후반에 11.7%의 반덤핑 관세 및 상계관세(수입국이 국내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과하는 관세)를, 4월엔 현대제철과 넥스틸의 유정용강관에 각각 13.8%, 24.9%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미 제품별로 10~60%의 관세를 때려맞고 있는데 어떤 조치를 더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삼은 ‘한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가는 중국 철강’은 한국 전체 철강 수출물량의 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체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가장 큰 포스코는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가 부당하다며 국제무역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업계는 물론 산업부와 논의하고 있지만 (주요 수장이)공석이라 진척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이소아·문희철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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