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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의 나라 사우디, 내년부터 여학생도 체육수업 받는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사립 스포츠클럽에서 농구를 하는 소녀들. [AP=연합뉴스]

사우디 아라비아의 사립 스포츠클럽에서 농구를 하는 소녀들.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공립 학교가 역사상 처음으로 여학생을 위한 체육수업을 도입한다. 뉴욕타임스(NYT)·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교육부는 11일(현지시간) 여학생을 위한 신체 활동 제한 규칙을 약간 완화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시작해 내년부터 수업을 확대 실시한다.  
 

여학생의 신체활동 금기시하는 전통 깨
여성 체육교사와 전용시설 부족이 걸림돌
올림픽엔 2012년에야 첫 여성 선수 파견

사우디의 남녀차별은 유명하다. 여성들은 머리카락과 신체를 가려야 하며, 남성 보호자(아버지, 남편이나 심지어 아들)의 허가 없이는 운전이나 여행, 때로는 병원 치료도 하지 못한다. 이러한 엄격한 차별은 스포츠에도 적용됐다. 여성이 운동복에 익숙해지면 겸손함을 잃게 된다면서 스포츠웨어 착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고, 운동을 통해 근육을 키우는 건 여성의 '본성'에 반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사우디는 올림픽에도 남성 선수만 파견하곤 했다. 그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남자 선수만 보내면 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여성 선수 2명을 대표단에 포함시켰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여성 선수 네 명을 파견했다. 이와 함께 림마 빈트 반다르 알사우드 공주가 스포츠부 차관으로 임명돼 여성 선수를 육성하는 역할을 맡았다. 
 
4년 전엔 사립학교에 한해 여학생의 체육 교육을 허용했다. 또 가족의 허락을 받은 여학생들은 별도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최근 사우디에선 사립 여성 전용 체육관과 스포츠클럽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수도 리야드에 있는 사우디 최대 여대인 노라 대학도 수영장, 체육관, 실내 육상 트랙, 야외 축구장 등을 포함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7살짜리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둔 아버지 술탄 에이 제이는 아랍뉴스에 "나는 이미 딸에게 방과후에 별도로 체조와 수영을 시키고 있다"면서 "딸이 드디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건강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게 됐다"면서 환영했다.  
사우디 사립 스포츠클럽에서 농구를 하는 소녀. [AP=연합뉴스]

사우디 사립 스포츠클럽에서 농구를 하는 소녀. [AP=연합뉴스]

 
더디긴 하지만 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개혁파인 무함마드 빈살만 알사우드(31) 왕자가 최근 왕위계승 서열 1위로 오르면서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교육부는 여학생에게 체육을 가르친다는 결정은 지난해 알사우드 왕자가 제시한 '사우디 비전 2030'의 일부로 왕국의 미래를 위한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비전 2030'에 따르면 사우디 여성의 40%가 주 1회 운동을 하도록 만드는 걸 목표로 삼는다. 현재는 13%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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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막상 공립학교의 여학생 체육 수업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우디의 대학은 여성 체육 교사를 양성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여학교에는 스포츠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우디의 학교는 성별로 분리돼 있다. 최근 수십년 사이에야 여학생의 대학 진학 붐이 일면서 여성용 시설이 건립되기 시작했다. 
 
알사우드 공주는 아랍 매체 '더 내셔널'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고, 고등교육까지 통합하는 것이 2030 비전의 전체적인 그림"이라며 "다음 단계는 교육부가 주도하는 집중적인 워크숍과 체육 교사를 양성하고 실제 내용을 학교에서 교육하는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최초의 여성 스포츠 회사인 제다 유나이티드 농구단을 설립했으며, 사우디의 자문위원회인 '슈라위원회'의 일원인 리나 알메이다도 "역사적인 발표"라고 환영했다. 그는 "사우디 여성들은 진화하고 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변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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