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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LNG 확보전(2)]...비싼 미국산 LNG에 올인?…한-러 가스관 사업도 비현실적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터미널에서 한국으로 보낼 첫 미국산 LNG를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미국 루이지애나주 LNG 터미널에서 한국으로 보낼 첫 미국산 LNG를 선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탈(脫) 원전, 탈 석탄’ 기치 아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확대에 초점을 맞춘 문재인 정부는 급증하는 LNG 수요를 메우기 위해 일단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산 LNG 도입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산 LNG는 가격이 높아 장기적으로 발전 비용을 증가시켜 전기요금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스공사, 2036년까지 연간 280만t 도입…초도분 반입
문 대통령 방미 경제인단에도 이승훈 사장 포함
"가격경쟁력 검토 없이 매달리는 건 부적절"
최대 수입국 인도는 장기 계약분 도입가 재협상 나서
미국, 가격경쟁력 아닌 외교수단 통해 LNG 세일즈
'북한 리스크' 없어도 한-러 가스관 진행 어려워
"문재인 정권 내 한반도에 공급할 물량 없어"

관련 업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사빈 패스 LNG 터미널에서 선적한 물량을 지난 3일 통영인수기지로 들여왔다. 2036년까지 연간 280만t을 수입할 계획이다. SK E&S도 2019년부터 20년간 연간 220만t의 미국산 LNG를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한 경제인단에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이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로는 유일하게 포함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는 “미국산 LNG 물량을 좀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2024~25년쯤 공급 계약이 만료되는 1000만t 가량의 LNG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미국산 LNG 수입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가격 문제로 미국산 LNG의 대규모 도입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권원순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 도입은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미국산 LNG에 전폭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측은 구체적인 미국산 LNG 도입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급자인 미국 셰니예르와의 계약 상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현재 미국산 LNG 가격은 1MMBtu당 8달러로 다른 지역 LNG 도입분 평균에 비해 약 3달러 정도 비싼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관련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출하는 LNG의 가격을 아무리 낮게 잡아도 약 8달러 수준이라면 현재로선 채산이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산 LNG 최대 수입국인 인도의 고민도 가격에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국영 에너지기업 가일은 6년 전 미국 셰니예르 측과 220억 달러(약 25조 2010억원) 규모의 20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LNG를 공급받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8달러 대 LNG 가격은 너무 높다고 판단해 가격 재협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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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은 전 세계 LNG 수요의 73%를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판매 공세를 정부 차원에서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세일즈 포인트는 가격이 아니라 외교안보다.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에너지부에서 열린 ‘미국 에너지 촉진대회’에서 “미국산 LNG는 러시아산 가스보다 비싸지만,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동맹국에 우호적인 공급자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콘 위원장이 직접 미국산 LNG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자인한 것이다. 이어 콘 위원장은 “최근 인도 모디 총리와 그랬듯이 오늘밤 만찬 때 문재인 대통령과 LNG에 대해 얘기할 준비가 완전히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같은 통상 카드를 활용해 한국·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의 주요 LNG 수입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피하기 위해 미국산 LNG 계약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걸고 넘어진 것도 LNG 수입 압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LNG 최대 수출국인 카타르의 천연가스 증산 계획에 따라 당장은 LNG 공급국 간 경쟁이 불붙은 상태여서 LNG 수출을 둘러싼 미국의 외교적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북한을 경유하는 한-러 가스파이프라인(가스관)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 이슈로 인해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되고 있다.      
 
한-러 가스관 사업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처음 제기된 프로젝트다.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동해안 벨트(나선~원산)를 거쳐 속초까지 잇는 가스관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이다.  
 
러시아산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가 국제시장 LNG 평균가 대비 20% 이상 저렴해 이를 도입하면 발전 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북한과의 경제협력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이명박 정부 중반 북한과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수면 아래로 내려간 뒤 박근혜 정부 내내 사문화됐다. 하지만 북한과의 대화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다.    
 
지난 5월 대통령 특사로 러시아를 찾은 송영길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하면서 가스관 사업 재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 송 의원은 “푸틴 대통령이 남·북·러 철도 및 전력망 연결 사업과 함께 북한 경유 가스관 사업 등 3각 협력 사업 재개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과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가스 협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 국면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건설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설령 북한 리스크가 없다고 해도 러시아에서 한반도에 공급할 천연가스 물량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가스산업에 밝은 백근욱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주요 사할린 광구 천연가스의 복잡한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문재인 정부 임기 안에 한반도로 PNG 공급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면서 “사할린 지역 내 새 가스전 개발도 빙하로 인한 기술적인 한계와 투자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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