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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따라 슬라이스? 보수색 짙어진 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US여자오픈이 열리는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자신의 골프장에서 열린 ADT챔피언십 당시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옮기는 트럼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US여자오픈이 열리는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 자신의 골프장에서 열린 ADT챔피언십 당시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옮기는 트럼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에 골프장이 시끄럽다. 13일 시작하는 올해 US여자오픈은 미국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 기간 중 자신 소유의 이 골프장에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정치 논란 휩싸인 US여자오픈
여성단체의 대회 보이콧 요구에
LPGA 선수들 아무도 동의 안 해
90%가 “트럼프와 라운드 괜찮아”
“누구든 열심히 하면 성공” 생각
스타 골퍼들 대부분 공화당 지지

미국의 여성 단체들은 여성혐오 발언을 한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 여자 대회가 열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본다. 대회 주최측인 미국골프협회(USGA)에 장소를 옮기라고 압박했다가 들어주지 않자 대회 기간 골프장에서 시위를 할 계획이다.
 
여성단체 울트라 바이올렛은 LPGA 선수들에게 대회를 보이콧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호응은 없다. 정치적 신념에 상관없이 우승 상금이 10억원(총상금 58억원)이나 되는 대회를 보이콧하기는 쉽지 않다. 스테이시 루이스(32·미국)는 “단 한 명의 선수도 대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신 발언을 했다가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트위터 공격을 받았던 브리타니 린시컴. [AP=연합뉴스]

소신 발언을 했다가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트위터 공격을 받았던 브리타니 린시컴. [AP=연합뉴스]

미국에서도 정치 얘기를 꺼내는 것은 위험하다. 브리타니 린시컴(32·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회장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가 트럼프 지지자들의 트위터 공격에 시달린 뒤 “나는 트럼프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대회가 잘 치러졌으면 하는 생각에서 한 말”이라며 발을 뺐다. 박인비(29·KB금융그룹)·유소연(27·메디힐) 등 한국 선수들은 공식 인터뷰에서 “미국 정치는 잘 모른다”며 피해갔다.
 
LPGA 투어에는 정치적 올바름을 생각하는 선수들이 있다. 멕시코 이민자의 후손인 리젯 살라스(28·미국)는 지난해 11월 이민자에 관한 트럼프의 발언 후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나라가 아니다”라며 실망을 표시했다.
 
그러나 여성단체의 기대와 달리 트럼프를 지지하거나 좋아하는 선수들이 더 많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미국 선수 중 좌장격인 크리스티 커(40)는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다. 렉시 톰슨(22) 등 주류 미국 선수들도 트럼프에 호의적이다. 뉴질랜드 국적의 리디아 고(20)는 “트럼프 대통령과 라운드를 하면 재미있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LPGA 선수들의 생각이 그렇다.
 
뉴욕타임스가 올해 초 LPGA 투어 선수 56명을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에게 요청이 온다면 함께 골프를 치겠다”고 답한 이가 50명이나 됐다. 지난해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무기명 조사 결과 LPGA 투어 선수들 중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3%에 그쳤다.
 
타이거 우즈(41·미국)는 조지 부시·빌 클린턴·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골프를 쳤다. 인종차별 논란이 있는 트럼프와의 라운드도 거절하지 않았다. 우즈는 “우리는 다방면에 관해서 얘기를 했고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어니 엘스(47·남아공)는 트럼프 골프장의 회원이며 트럼프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골프 라운드에 끼었다. 로리 매킬로이(28·북아일랜드)도 흔쾌히 트럼프와 함께 골프를 쳤다.
 
미국에서 성공한 골프 선수들은 대부분 보수당인 공화당을 지지한다. 골프선수들은 공화당 지지층인 남부, 부자집, 기독교 배경의 백인이 주류다. 출신이 그렇지 않더라도 성공한 골퍼는 돈을 많이 번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은 부자들이다.
 
프로골퍼들은 자선기금을 많이 내는 편이지만 강제로 내는 돈(세금)은 꺼린다. 또 사회는 평등하며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누구든지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필드에서 혼자 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처럼 개인의 성공은 사회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고 여기는 것이다. US오픈 우승자인 리 잰슨(52·미국)은 “PGA 투어 선수 중 90% 이상이 공화당을 지지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프로는 왼손잡이 골퍼처럼 흔치 않다”고 말했다.
 
1993년 일화다. 미국과 유럽의 대륙대항전인 라이더컵에 골프광이자 민주당원인 빌 클린턴 대통령이 응원을 왔다. 선수들은 영광스럽게 생각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만나줄까를 두고 토론을 벌여야 했다. 이로 인해 미국 선수단 10여 명 중 단 한 명도 클린턴에게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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