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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최저임금 인상 황금률을 찾아라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노동자의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시애틀 1.53달러 인상 땐 고용 유지
다음해 또 2달러 올리자 고용 급감
저임금 노동자 전체 소득 되레 줄어
급격 조정 대신 점진 인상 바람직

경쟁이론에 따르면 수많은 동질적인 노동자와 동질적인 기업이 경쟁하여 균형을 이루는 과정에서 임금이 결정된다. 이때 노동자의 임금은 생산성과 일치한다.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만약 최저임금이 노동생산성보다 높게 책정된다면 상당수 기업은 고용을 포기한다. 많은 경제학자가 이를 바탕으로 최저임금제가 도입되면 고용이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경쟁이론은 임금이 협상 때문에 결정될 수 있음을 무시하고 있다. 최근 발전한 탐색이론은 보다 현실적인 임금 결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최저임금제의 긍정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탐색이론은 노동자와 기업이 동질적이라고 전제하지 않는다. 이질적인 노동자와 이질적인 기업이 서로 탐색해 공동의 수익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결합을 통해 생산한다고 보는 것이다. 서로 궁합이 맞지 않아 생산해도 수익이 생길 것 같지 않다면 결합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결과 노동자는 고용되지 않는다.
 
노동자와 기업이 결합할 때 생긴 공동수익은 어떻게 나누어지는가? 노사는 협상 때문에 수익을 나눈다. 문제는 노동자의 협상력이 기업에 비해 높지 않다는 데 있다. 협상력이 낮은 저임금 노동자의 상황은 더 심각해 이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몫은 최소한일 경우가 많다.
 
이때 정부는 적절한 최저임금을 책정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의 낮은 협상력을 보완할 수 있다. 일정액 이상으로 임금을 올리도록 강제함으로써 노동자의 몫을 높여 노동자의 소득을 높이는 것이다. 기업의 몫으로 돌아가는 수익은 줄지만, 수익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닌 한 기업도 계속 고용을 유지한다.
 
최저임금이 노동자의 탐색을 강화해 결합 가능성이 커진다면 기업이 수익을 올릴 기회가 높아지므로 기업의 후생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즉 최저임금의 도입은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버클리대 카드교수와 프린스턴대 크루거교수는 1992년에 뉴저지에서 실제로 행했던 최저임금 인상을 연구해 최저임금이 고용을 줄이지 않고 저소득층의 소득을 증가시킨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효과는 최저임금이 기업 수익의 일부를 양도해서 지불할 수 있는 범위에서 책정될 때만 가능하다. 만약 최저임금이 수익 모두를 양도해서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지면 기업은 고용을 포기한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오르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은 고용을 포기한다. 이 결과 저임금 노동자의 일자리는 없어진다. 물론 기업은 생산하는 재화의 가격을 상승시켜 줄어든 수익을 만회할 수 있지만 상품시장이 경쟁적인 경우에는 쉽지 않다.
 
최근 시애틀에서 행한 최저임금 사례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애틀은 2015년에 최저임금을 시간당 9.47달러에서 11달러로 인상한 후, 2016년에 13달러로 또 올렸다.
 
시애틀의 사례를 분석한 워싱턴대 연구에 따르면 2015년에는 고용이 줄지 않았으나 2016년 최저임금 인상 때는 고용이 크게 줄어 저임금 노동자의 총소득은 줄었다고 한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는 경우는 소폭 인상되는 경우와 질적으로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최저임금이 대폭 상승하는 경우 고용감소가 실제로 일어난다. 그 효과가 임금인상 효과를 압도해 저임금 노동자 전체의 소득은 줄 수 있다.
 
최근의 시애틀의 경험은 우리가 직면한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정부는 3년 안에 현행 최저임금(시간당 6470원)을 1만원으로 인상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노동현장에서는 지금 당장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는 너무 급격한 조정이라 우려스럽다. 최저임금을 점진적으로 올려 저임금 노동자의 여건을 개선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너무 급격한 조정은 저임금 노동자의 후생을 개선시키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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