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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가 절대 못 바꾼다는 '호위무사'스가는 누구

 -2012년 정권(2차 아베 내각)초부터 함께했던 스가 관방장관 등, 내각의 골격은 유지해 나갈 겁니까.
“무엇을 골격이라고 부를지엔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정책을 실행해 결과를 내기 위해선 안정감이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골격은 바꾸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지시간 9일 순방지인 스웨덴 스톡홀름의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 기자단사이에 오간 대화다.  
빙빙 돌려가며 애매하게 말했지만 아베 총리 발언의 핵심은 지난 2일 도쿄도 의회 선거 참패 이후 경질설이 돌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유임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10일자 일본 신문들에 크게 보도됐다.  
 
스가가 경질설에 휩싸인 건 사학재단 특혜 의혹과 관련된 대응때문이었다. 아베 총리의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 가케학원이 수의학과를 신설하는 과정에 총리실이 관여했다는 의혹은 선거 내내 아베 총리를 코너로 몰았다. 지난 5월 수의학과 신설이 ‘총리의 의향’이라고 쓰인 문건이 폭로됐을때 스가는 “괴문서 같은 문서”라고 일축했다. 사건의 불똥이 아베 총리에까지 튀지 못하게 방어막을 친 것이지만, 문부과학성의 추가 조사에서 해당 문서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결과적으로 스가의 ‘괴문서’발언은 거짓말이 돼버렸다. ‘괴문서 발언이 특혜 논란을 더 키웠고, 선거 패배까지 불렀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스가 책임론'이지만 결국 아베 총리는 ‘스가는 못 바꾼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힌 셈이다. 
도대체 스가가 누구길래, 아베 총리는 끝까지 그와 함께 가겠다는 걸까. 
도쿄도 의회 선거 참패 책임론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유임 입장을 밝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중앙포토]

도쿄도 의회 선거 참패 책임론에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유임 입장을 밝힌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중앙포토]

 
관방장관은 우리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장과 청와대 홍보수석을 합쳐 놓은 자리다. 정치적으로 총리를 경호하는 호위무사의 역할까지 떠 맡는다. 도쿄도 의회 선거 참패 뒤 자민당내 유력인사들이 아베를 몰아세울때  스가 장관은 “국정운영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아베를 감쌌다. 스가는 아베 총리가 재집권한 2012년 12월부터 4년 반 동안 관방장관으로 아베 총리의 곁을 지켜왔다. 일본 역사상 최장수 관방장관 기록은 이미 1년전에 갈아치웠다.    
 
아베 총리는 외조부(기시 노부스케)가 총리, 아버지(아베 신타로)가 외상을 지낸 ‘정치 명문가 도련님’이다. 
스가는 아베와는 정반대다. 1948년생으로 아베 보다 여섯살 위인 그는 아키타현의 농촌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만주철도 직원 출신으로 일본의 2차 세계 대전 패배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었다. 스가는 고교 졸업 후 도쿄로 무작정 상경했다. 골판지 공장과 카레집 등에서 돈을 벌며 호세이대 법학부를 고학으로 졸업했다. 이어 11년간의 국회의원 비서관 생활, 요코하마 시의원 등을 거쳐 96년 국회에 입성했다. 2000년경부터 아베와 의기투합했고, 2006년 아베가 자민당 총재가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그해 발족된 아베1차내각에서 총무상에 기용됐다.  
 
아베의 정치 복귀 무대였던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아베가 망설이자 “져도 좋으니 다시 한번 정치가 아베 신조의 진면목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자”며 3시간동안 설득한 것도 스가였다. 2014년 아베 총리가 기습적으로 중의원을 해산토록 아이디어를 내 자민당내 의원들이 “아베에게 잘 못 보이면 언제 배지를 잃을 지 모르겠구나”란 공포심을 느끼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자민당내 아베의 구심력을 높인 것도 스가였다.  
 
1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위기속에서 스가의 존재감이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스가가 과거엔 6개월이나 3개월만에 한번씩 열었던 무계파 의원들과의 모임을 이제 매달 열기로 했다고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자민당내에 아베의 후계자가 없는 상황에서 스가가 단순히 아베의 조력자에만 머물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스가 장관이 아베파 2인자가 아니라 ‘포스트 아베’의 대표 주자로 직접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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