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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일반고 문턱 낮춰 '8학군 부활' 막는다? 교사·학부모들 "탁상공론"

1980년대 초 종로구 등 강북에 위치했던 경기고∙서울고 등 당시 명문고들이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강남 8학군'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이들 학교 주변으로 수백 개의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 학원가'가 형성됐다. [중앙포토]

1980년대 초 종로구 등 강북에 위치했던 경기고∙서울고 등 당시 명문고들이 강남으로 이전하면서 '강남 8학군'이라는 명칭이 생겨났다. 이들 학교 주변으로 수백 개의 학원이 밀집한 '대치동 학원가'가 형성됐다. [중앙포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강남 밖에서 현재보다 더 많이 강남권 일반고에 갈 수 있게 일반고 배정 방식을 바꾸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에 대해 '강남 쏠림 현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남 밖의 우수 학생들이 강남 고교로 집중되고 특히 경제적 형편이 좋은 가정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10일 취임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구상을 내놓았다. 서울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가 폐지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 대한 해법 차원이다. 조 교육감은 이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조 교육감의 구상은 일반고 배정 방법에서 1단계(서울 전 지역 2곳 지원 후 추첨) 선발 비율을 강남∙서초구 학교에 한해 현재 20%에서 최대 40%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강남권  학생들이 강남∙서초구 소재 학교에 다닐 기회가 지금보다 넓어진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강남에 거주할 수 있는 재력과 여유를 갖춘 ‘특권층’이 아니더라도 강남권 고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은 거주지에 상관없이 강남 지역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여러 지역과 다양한 소득∙계층의 학생이 섞여 특권층의 부활을 막을 수 있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와 학부모·교사들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한다. 우선 다양한 계층이 아니라 강남으로 이사할 여력 있으면서도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 위주로 강남 학교 지원이 늘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서울 강남의 한 일반고 교장은 “강남에선 내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현재도  비강남 출신은 중학교 때 전교 1~2등이던 학생이 온다. 비강남권  학생들의 입학 기회가 넓어지면 상위권 아이 위주로만 지원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강남·강북 간의 격차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강남·서초구 고교의 문턱을 낮춰도 관악·동작·송파구 등 인접 지역만 혜택을 보거나 그렇지 않으면 강남으로의 이사를 유도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사는 안모(45∙이문동)씨는 “강북에서 강남까지 대중교통으로 1시간은 걸린다. 사실상 강남으로 이사 가지 않는 이상은 통학은 힘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일반고 교감은 “강남권밖의 학생들은 우리 학교로 배정을 받으면 통학 부담 때문에 대부분 학교 인근으로 이사 온다. 조 교육감 생각대로 여러 지역과 다양한 소득∙계층의 학생 유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강남권 일반고의 문턱을 낮춰도 강남에 집을 얻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가정 위주로 혜택을 본다는 설명이다. 

강남권 일반고 문턱을 낮춰도 강북권에서 진학하는 학생은 기대만큼 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자녀의 강남권 일반고 진학을 희망하는 가정은 자녀가 초∙중학교 때 이미 강남으로 이사를 온다는 것이다. 서울 대치동에서 중3 딸을 키우는 남모(44)씨는 “강남 진입은 중2만 돼도 이미 늦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이사와 중학교를 다니면서 대치동 사교육을 받고 실력을 길러야 고등학교에 올라가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런 현실은 통계청 통계로도 입증된다. 초∙중학교 학생에 해당하는 만 5~14세에선 지난해 강남∙서초구에 전입온 숫자가 여기에서 타 지역으로 전출한 숫자보다 2142명 더 많다. 반면 고등학생을 포함하는 만 15~19세에선 강남권에 들어온 숫자보자 나간 숫자가 1347명 더 많다. 초∙중학교 때는 강남권으로 이사를 오고 고등학교 때는 내신 경쟁을 피하려고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는 학생이 많다는 의미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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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