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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안보이는 법원 내홍 …양승태 대법원장 주변에 "임기 너무 길게 느껴져" 토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오는 24일 열리는 2차 회의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법관회의 간사단은 법관대표들에게 “2차 법관회의에 상정할 의안을 제출해달라”고 공지했다. 법관대표 5명 이상 공동발의한 안건은 법관회의 의안으로 자동 상정된다.
 
2차 회의의 쟁점은 두 가지다.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규명할 방법과 ‘상설 법관회의’ 모델을 정하는 일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블랙리스트 의혹 조사 권한을 위임해 달라는 법관회의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법관회의 상설화 요구는 수용했다.
6월 1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중앙포토]

6월 1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 [중앙포토]

법관회의는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 소위원회’와 ‘법관회의 상설화 소위원회’를 각각 구성해 활동을 해왔다. 법관회의 상설화소위는 매주 금요일마다 위원들이 모여 2차 법관회의에 상정할 여러 형태의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블랙리스트 소위는 양 대법원장의 거부로 별다른 활동을 하지 못했다. 법관회의는 지난달 19일 첫 회의 때 소위 구성을 의결하면서 2차 회의 때 활동경과를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국정조사로 의혹 규명" 2차 회의 상정 추진
비록 조사 활동은 못했지만 블랙리스트 의혹이 이대로 덮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블랙리스트 소위는 활동 경과 보고를 통해 양 대법원장의 책임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대법원장이 거부 의사를 밝힌 뒤에도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법관대표들의 요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앞선 회의에서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 요구안은 법관대표들로부터 80% 이상의 찬성을 얻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요구한 판사회의 상설화 방안 등 사법개혁 요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 태극기와 법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이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요구한 판사회의 상설화 방안 등 사법개혁 요구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 태극기와 법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연합뉴스]

남인수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최근 법원 내부망(코트넷)에 “(블랙리스트가 저장돼 있다고 의심되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컴퓨터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방안을 2차 법관회의 안건으로 제안한다”는 글을 올렸다. 법원 관계자에 따르면 남 판사는 직접 법관대표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안이 발의되도록 설득 중이다.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선 찬반 의견이 갈리지만 2차 법관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법관회의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법관대표는 “여러 법관대표들이 남 판사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서 블랙리스트 재조사를 양 대법원장에게 재촉구하거나 국정조사와 같은 다른 방안이 제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노회찬 정의당 의원도 국정조사를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기 두 달 남았는데…운신 폭 좁고 고민만 깊어져
차성안 전주지법 군산지원 판사는 한 포털사이트 온라인 청원게시판에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글을 올려 일반인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지난 6일에 올린 이 글에는 12일 오후까지 2만3600여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차 판사는 2차 법관회의가 열리는 24일까지 10만 명의 서명을 목표로 삼았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기를 두 달쯤 남긴 양 대법원장은 고민이 더 깊어졌다. 법관회의 상설화를 수용하는 입장을 표명한 뒤에도 법원의 내홍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서다. 대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양 대법원장은 최근 주변 사람에게 “대법관 때에는 일에 치여 임기가 끝나는 줄도 몰랐는데 지금은 남은 임기가 너무 길게 느껴진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다음 달부터 후임 대법원장 인선이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양 대법원장이 전향적인 입장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법원 내부의 관측이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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