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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의 민낯③][기고]"선행교육 규제법 개정해 교육 평형 회복하자"···구본창 사걱세 정책국장



【서울=뉴시스】 우리 사회에서 초·중·고 학생들의 선행학습 실태는 기형적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특목고 입시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면서 입시대비를 위한 선행학습이 사교육 시장으로부터 확대되었다. 2010년 이후에는 특목고 입시를 지필평가 방식을 폐지하고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바꾸면서 입학전형에서 선행학습 요인이 해소되었지만 현재에도 고입과 대입을 위해서는 좀 더 일찍 선행학습을 시작하고 여러 차례 반복해야 한다는 인식이 학부모와 학생에게 자리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는 사교육기관이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을 부추기며 선행학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측면도 존재한다.

문제는 이처럼 입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사교육을 통해 소비하는 선행학습이 지적호기심을 바탕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학습 주제를 정하고 이를 심화시키는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잃게 한다는 것이다. 정해진 진도 내에서 문제풀이에만 급급한 방식의 학습의 굴레에서 스스로 사고하고 창의적인 상상을 하는 힘을 잃게 되는 것이다.

또한 학교교육 현장의 파행을 야기한다. 선행학습을 한 다수의 학생들은 본인 학년의 학교 교육과정에 흥미를 잃게 된다. 미리 배워서 알고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흥미를 잃은 다수 학생 앞에서 교사는 길을 잃고 선행학습을 한 다수 학생의 진도에 맞춰 수업을 나가게 되며 선행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도태된다. 선행학습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지만 효과도 미미하다.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결과는 선행학습의 성적향상 효과는 '거의 없다'이다.

이러한 폐해를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2014년 9월부터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었다. 공교육 내에서는 학교 시험, 상급학교 입시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는 것을 막아 선행학습 유발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예컨대 관행적으로 대학 교재에서 출제되던 자연계 대입 논술문제가 고교 교육과정을 상당히 준수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법은 사교육기관을 통해 소비하는 선행학습을 전혀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 광고와 선전을 규제하고 있으나 위반 시 처벌 조항이 없다. 사교육기관의 선행교육 상품판매 규제에 대해서는 법 조항조차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사교육 기관이 판매하는 1년 이상의 선행교육 상품을 규제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래서 초등학생이 고교 수학인 미적분을 배우고 수능 1등급을 받기 위해 수능 영어 문제를 푸는 기현상을 막아야 한다. 공교육 내에서는 선행학습 유발 요인이 없고 사교육 기관을 규제해 학교 교육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교육 외적으로는 학벌을 조장하는 문화를 해소하고 고용을 안정시켜야 하며 임금 격차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들이 과도한 입시 경쟁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 내에서는 학교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기관의 선행교육을 규제하고 교육 외적으로는 학벌, 고용, 임금 문제를 해결해 우리 아이들이 입시 경쟁 때문이 아닌 지적 호기심에 의한 자기주도학습을 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만들자. 이런 맥락에서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문제를 우선 과제로 삼은 것을 응원한다. 그러나 이것만 급급해서는 안 된다. 이제 교육이다. 산재한 교육개혁 과제를 풀어가는 것에도 집중해 주기를 바란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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