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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축령산 편백 숲은 20여 년 나무 심은 ‘조림왕’의 선물

편백과 삼나무가 빽빽이 심어진 전남 장성군 축령산 ‘치유의 숲’. 이곳을 처음 와본 방문객들은 울창한 숲속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프리랜서 장정필]

편백과 삼나무가 빽빽이 심어진 전남 장성군 축령산 ‘치유의 숲’. 이곳을 처음 와본 방문객들은 울창한 숲속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일대 ‘축령산 편백 숲’은 국내 최대 규모의 조림지다.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탁월하다는 편백나무 수백만 그루가 심어져 있어 ‘치유의 숲’으로도 통한다.
 
이곳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숲을 사랑한 독림가(篤林家)의 노력이 있었다. ‘대한민국 조림왕’으로 불리는 춘원(春園) 임종국(林種國·1915~87·사진) 선생이다.
 
전북 순창 출신인 임 선생은 1956년부터 76년까지 20여 년간 축령산에 나무를 심었다. 당시 축령산은 일제강점기와 6·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해진 상태였다. 그는 가뭄이 들면 직접 물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 나무에 물을 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가 가꾼 편백 숲이 정부 소유가 된 것은 2002년부터다. 산림청은 조림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해 타인들 소유로 넘어간 축령산을 사들였다. “국내 최대의 난대수종 조림 성공지라는 가치를 지닌 숲을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002년 4월 41억원에 258㏊를 매수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21㏊(5억원), 2014년 97㏊(40억원)를 잇달아 확보했다.
 
당시 산림 당국은 소유주들을 어렵게 설득한 끝에 편백 숲을 사들일 수 있었다. 이후 숲 조성 사업을 거쳐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을 붙여 일반에 개장했다. 단순히 숲을 사들인 것을 넘어 가지치기·솎아주기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현재 모습이 완성됐다.
 
축령산에는 임 선생의 흔적이 남아있다. 산림청은 임 선생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선영에 안치돼 있던 유해를 2005년 11월 치유의 숲 느티나무 아래에 수목장을 했다. 치유의 숲에는 임 선생의 공적비도 세워져 있다. 임 선생의 손자는 산림청에서 근무한다. 조부의 숲과 나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대를 넘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치유의 숲에는 세 종류의 나무가 주로 심어져 있다. 편백의 면적이 157㏊로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이어 삼나무 67㏊(18%), 낙엽송 27㏊(7%) 등 순이다. 인공림의 면적이 71%, 자연림 29%다.
 
이 숲에는 10.8㎞ 길이의 중앙 임도를 중심으로 하늘숲길·건강숲길·산소숲길·숲내음숲길·물소리숲길·맨발숲길 등 6개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각 길의 길이는 짧게는 0.5㎞에서 최대 2.9㎞다.
 
편백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완화에 탁월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이나 불면증을 해소하고 알레르기 예방과 아토피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 산하 국립장성숲체원에서는 5가지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프로그램은 산림치유사의 안내로 2~3시간 동안 진행되며 참가비는 개인 5000원, 단체(20명 이상) 4000원이다. 사전에 예약해야 참여할 수 있다. 문의 국립장성숲체원 산림치유 안내센터 061-393-1777.
 
치유의 숲은 화재 현장에서 매번 생사를 넘나드는 소방관이나 각종 사건·사고 속에서 극도의 스트레스가 쌓인 경찰관 등이 자주 찾는다.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인근 펜션에 머물며 치유의 숲에서 매일 산책을 하기도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산림 담당 공무원들은 물론 외국의 공무원들도 종종 찾아온다.
 
국립장성숲체원 김영석 산림치유팀장은 “장성 편백 치유의 숲은 학업에 지친 청소년, 일에 치인 직장인, 육아 스트레스를 받는 부모 등 누구에게나 좋은 치유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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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