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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세상읽기] 문 대통령 높은 지지율 언제까지 이어질까

최상연 논설위원

최상연 논설위원

취임 두 달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이다. 한국갤럽의 지난주 여론조사에선 83%였다. 역대 정권이 모두 높은 지지율로 출발해 저조한 지지율로 마무리한 초고말저(初高末低) 현상을 되풀이하긴 했다. 하지만 대선 승리의 후광 효과로만 보기엔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다. 같은 회사의 역대 대통령 취임 한 달 지지율을 비교하면 김영삼(71%)·김대중(71%)·노무현(60%)·이명박(52%)·박근혜(42%) 대통령에 비해 눈에 띄게 높다. 왜 그럴까.
 
일단 여론조사 시점이 다른 게 원인으로 꼽힌다. 보궐선거에 당선된 문 대통령은 대선 개표 종료 직후 바로 취임했다. 취임 한 달인 6월 첫째 주에 첫 조사가 실시됐다. 역대 대통령도 똑같이 취임 한 달에 첫 조사를 했지만 당선일 기준으론 100일째인 3월 말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취임과 똑같이 당선도 60일을 넘겼을 뿐이다. 역대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정책이나 인사 잡음으로 취임과 동시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패턴을 보였다.
 
이례적으로 높은 문 대통령 지지율이 머지않아 조정받을 거란 주장은 여기서 출발한다. 취임 후 100일 정도의 허니문 기간이 지나면 하락세로 바뀔 거란 얘기다. 게다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아직 마무리된 게 아니어서 낙마자가 얼마든지 추가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공직자 인사청문회 대상자가 국무위원으로 확대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낙마에 따른 조각 실패는 곧장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높은 지지율 추세가 적어도 연말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더 많다. 지지세가 견고하다는 것이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등 외교안보 이슈,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월권 논란 등의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근거다. 야당이 ‘부적격 3종 세트’로 지목한 김상곤 교육·송영무 국방·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임명을 강행했거나 할 태세지만 지지율은 오히려 소폭 반등했다.
 

끄떡없는 지지율을 만든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반사 효과가 일등공신이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불통 실망감이 워낙 커 문 대통령의 소통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리멸렬한 야당이 거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막말 공방으로 치른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국민의당에서 터진 문 대통령 아들 관련 제보 조작 사건으로 스스로 주저앉은 야권이다. 야당의 문제 제기는 결국 찬반이 갈려 흐지부지되기 일쑤라고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전했다.
 
중요한 건 ‘적폐 청산’이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문 대통령의 개혁 정책이다. 역대 정권 지지율은 개혁 정책으로 박수를 받고 경기 침체와 정치 비리로 망가지는 패턴이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출발선은 김영삼 정부의 탈권위 행보와 비교된다. 취임 초 권위주의 적폐 청산을 내건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하나회 숙청, 공직자 재산 공개, 금융실명제 실시 등 파격적 개혁 조치를 이어갔다. 취임 한 달 71%로 출발한 지지율은 집권 1년차 내내 80%를 웃돌았고 10월엔 86%를 기록했다.
 
김영삼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건 취임 첫해 12월 들어서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로 인한 쌀시장 개방이 표면적 원인이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으로 날치기 등 국회를 무시한 대통령의 독주였다. 물론 문재인·김영삼 두 정권은 성격과 정치 환경이 다르다. 무엇보다 김영삼 정부는 3당 합당에 따른 안정적 여대야소 속에서 출범했다. 문재인 정부는 120석의 소수 여당이다. 자신의 힘만으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문재인 정부는 ‘여론만 보고 간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국민 협치’란 말까지 나왔다.
 
문재인 정부 역시 장기적으론 개혁 정책의 효과를 국민이 얼마나 실감하느냐에서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야당과의 갈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당연히 그 지점에서 지지율 낙하가 시작된다. 대략 1년이면 인내심 바닥에 온다는 게 정치권 불문율이다. 하지만 좀 더 빨라질 만한 일정이 몇 가지 대기 중이다. 신고리원전 5, 6호기 건설 중단의 최종 결정, 큰 폭 인상이 예상되는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등이 찬 바람 부는 늦가을께 악재 청구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 만료가 10월이고 미국 금리 인상도 앞뒀다. 지지율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들이다.
 
최상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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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