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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김제동 말고 이효리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안혜리 라이프스타일 데스크

이제는 개그맨이나 방송인으로서의 활동보다는 정치적 발언으로 사람들 입에 더 많이 오르내리는 김제동은 사실 특유의 입담으로 숱한 어록을 남겨 왔다. 나온 지 몇 년 지난 지금까지 ‘레전드’라는 이름이 붙은 채 SNS상에 떠돌아다니는 동영상이 꽤 될 정도다. ‘연애명언’ 영상도 그중 하나다. “(여자는 남자 만나러 나올 때 치장하느라 1시간반이나 쓰기 때문에) 남자는 여자한테 술값 내는 걸 아까워 말라”로 시작하는 이 강연 영상에서 김제동은 “남자는 여자 말 들으면 중간은 간다”는 식으로 연애 관련 조언을 한다. 얼핏 들으면 남자들한테 하는 쓴소리 같은데 여자인 내 입장에서 이상하게 불편했다. “여자는 오로지 감성으로 뭉쳐져 있고, 남자들처럼 이성으로 판단하고 분석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는 편견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해서만은 아니었다. 뭐, 다 웃자고 하는 얘기니까. 그런데 이 불편함은 뭐지.
 
최근 컴백해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말하는 이효리의 화법을 보면서 비로소 이유를 깨달았다. ‘전지적 시각에서 던지는 일방적 훈계’와 ‘눈높이를 맞춰 상대 마음을 배려하는 공감’의 차이 말이다.
 
이효리는 최근 JTBC 예능 ‘효리네 민박’을 통해 결혼생활을 공개하면서 만인의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SNS에 누군가 “이상순을 남편으로 둬서 부럽다”는 농담 같은 진담을 쓴 걸 봤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특히 젊은 여성들은 단순히 제주도 대저택에 살며 그가 누리는 물질적 여유만이 아니라 아내를 살뜰하게 챙기고 말까지 통하는 남편을 둔 걸 더 부러워한다.
 
그런데 정작 이효리는 “나한테나 잘 맞는 남자”라며 선을 긋는다. “저는 돈이 많잖아요. 돈 안 벌고 편하면 잘할 수 있어요. 종일 회사에서 시달리면 서로에게 말이 예쁘게 나가겠냐고요. 그 프로그램을 통해 자괴감 느끼는 분들에게 그걸 생각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이효리는 누군가 끊임없이 그랬던 것처럼 “한 수 알려 주마” 식으로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일에 지치면 원래 그런 거니 서로 이해하고 참으라”는 말 대신 혹시 자신으로 인해 박탈감을 느낄 사람들에게 스스로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아 주면서 공감을 끌어낸다. 혀끝으로 하는 값싼 힐링과는 차원이 다른 이효리의 공감 능력이 놀랍고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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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