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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 전세는 비과세, 50만원 원룸 월세는 과세될 수 있다...이상한 주택 임대소득세

[안장원의 부동산 노트] 
임대소득 과세 형평성 논란 


보유주택수 등에 따라 전세와 월세 간 임대소득 과세 기준이 크게 다르다. 

보유주택수 등에 따라 전세와 월세 간 임대소득 과세 기준이 크게 다르다. 

 
# 지난해 이후 지난달까지 자치단체에 실거래가 신고된 최고액 주택 전세보증금은 30억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 3억9000만원의 8배에 해당하는 거액이다. 서울 중간 가격대의 아파트(5억8000만원) 5채를 살 수 있다.
 
올해 들어 전세보증금 30억원 거래는 한 건이다. 지난 5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218㎡다. 이 아파트 시세는 40억~45억 원 선이다. 지난 2월 실제 거래금액이 43억원이었다.
 
이 아파트 주인이 2주택 소유자로 다른 집에 거주하면서 이 집을 전세로 줬다고 치자. 보증금 30억원에 대한 '간주 임대료 소득'에 대해 소득세가 얼마나 될까. 과세 대상이 아니어서 ‘0’이다. 집을 두 채 이하 가진 사람은 전세보증금 임대소득 비과세이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에 대해 세금이 매겨지는 사람은 집을 세 채 이상 가진 경우다.  
 
#은퇴를 앞둔 김모(55)씨. 노후를 대비해 안정적인 수입원인 월세를 받을 생각으로 최근 수도권 오피스텔 한 실을 분양받았다. 대출을 받아 분양가 1억원대의 원룸형(방 하나)을 선택했다. 분양업체 측에서 월세 50만원은 나올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씨도, 분양사무소에서도 빠뜨리고 있는 세금이 하나 있다. 연간 임대소득 600만원에 대한 소득세다. 월세는 2주택 이상이면 임대소득 과세 대상에 포함돼서다. 다만 2018년까지 연 2000만원 이하 소규모 임대소득은 비과세여서 김씨는 당장 세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2019년부터는 월세 소득에 대해서 세금을 내야 한다.   
 
이처럼 2019년부터는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과세 여부와 함께 전·월세 간 과세 형평성이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전세보다 월세를 놓는 집주인들이 속을 끓이고 있다. 임대유형, 주택가격 등에 따른 과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는 연간 2000만원이 넘는 임대소득만 소득세를 낸다. 국세청은 월세든 전세든 임대소득으로 세금을 내는 인원이 전국적으로 5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하지만 2000만원 이하 소규모 임대소득자도 2019년부터 세금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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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소득 있는 인원 200만 명 추산 
 
2015년 기준으로 2주택 이상을 갖고 있으면서 집을 한 채 이상 전세나 월세를 놓은 사람은 전국적으로 187만 명이다. 
법적으로는 주택이 아니지만 사실상 주택인 주거용 오피스텔 소유자를 합치면 임대소득이 있는 사람은 2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집 한 채만 있는 1주택자 가운데 오피스텔을 한 채 이상 임대놓은 사람이 상당하다. 전국적으로 오피스텔에 거주하고 있는 가구가 32만 가구다. 대부분 임대다. 오피스텔도 주택이나 마찬가지인 주거용 건물이어서 세법에서는 주택 수에 포함시킨다.
  
월세에 대한 소득세는 소득세법이 생긴 1949년 직후부터 부과됐다. 잠깐 비과세됐으나 1954년부터 부동산소득이란 명목으로 세금이 나왔다. 
 
 
소득세법이 만들어지고 60년이나 지난 2009년, 전세보증금이 주택임대소득 범위에 들어갔다.  "주택을 대여하고 보증금등을 받은 경우에는...사업소득금액을 계산할 때 총수입금액에 산입(算入)한다"고 명시됐다. 전세보증금을 종합소득에 합산한다는 뜻이다.   
 
소득세 생긴 지 60년 지나 전세보증금 과세 
 
전세보증금이 왜 이렇게 늦게 임대소득으로 간주된 것인가.  
월세는 집주인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소득이지만 전세보증금은 세입자에 대한 집주인의 대출금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맡겨 이자소득이 생기면 이자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낸다. 보증금으로 다른 데 투자해서 돈을 벌면 이에 대한 세금을 내게 된다. 보증금을 사용해 생긴 다른 소득에 이미 과세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전세보증금을 임대소득으로 보고 과세하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논리가 강했다.  
 
 
그러다 소득세가 부과되는 월세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2009년 전세보증금이 과세로 전환돼 2011년부터 시행됐다.  
 
 정부는 2006년부터 2주택자 이상이면서 월세를 놓는 사람에게 임대소득세를 매겼다. 예컨대 집이 두 채인데 한 채를 월세로 놓으면 과세 대상이 됐다. 다만 연 임대소득이 2000만 원이하이면 비과세였다. 1주택자라 하더라도 공시가격 9억원(고가주택 기준)을 넘은 집을 월세로 놓으면 과세 대상이다.
 
전세는 3주택 이상 보유해야만 과세 대상이다. 1주택자 뿐 아니라 2주택자도 비과세다. 
전세 임대소득 과세는 주택가격 제한도 없다. 주택 공시가격이나 전세금액이 얼마가 됐든 상관 없이 2주택자까지는 임대소득 세금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아무리 비싼 고가 전셋집을 갖고 있어도 집이 두 채이면 상관 없는 것이다. 세 채 보유자라도 전세 간주임대료가 2000만원 이하면 비과세다.     
 
 
여기다 전세보증금 임대소득 산정에서 주택수를 따질 때 소득세법에서 소형주택이라고 말하는 전용 60㎡이하이면서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제외된다.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이고 전용 60㎡ 이하인 주택을 아무리 많이 전세를 줘도 세금이 없다. 이 규정은 2018년 말까지 한시적이다.    
 
공시가격 3억 이하·전용 60㎡ 이하 주택수에서 제외
 
이처럼 월세보다 전세 과세 기준을 가볍게 된 이유가 뭘까. 전세보증금 과세에 따른 전셋값 급등 우려 때문이다. 집주인이 세금을 전세보증금에 전가할 것이란 불안감이 크게 작용했다. 전세보증금 임대소득 과세 논의가 한창이던 2009년엔 재건축·재개발 등으로 멸실주택이 늘며 전셋값 불안감이 컸다.
 
2010년만 해도 전월세 중 전세가 절반이 넙으며 임대차 시장을 주도했다. 2010년 전월세 가구 중 전세 비중이 52%였다. 370여만가구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전세 비중은 40%로 떨어지고 월세는 60%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 가구 290여만 가구, 월세 430여만 가구로 월세가 140만 가구 더 많다.  
 
전세 임대소득 과세 기준이 강화되더라도 세금 부담 증가는 크지 않을 것 같다. 전세 임대소득인 간주임대료 기준이 낮기 때문이다.  
 
월세는 월세 금액에서 임대주택 대출 이자 등 필요경비를 제외한 돈이 임대소득이지만 전세는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넣을 경우 나오는 이자소득을 임대소득으로 간주한다. 간주임대료라고 한다.  
 
월세 크게 늘고 전셋값 불안감 줄어 
 
간주임대료는 보증금에서 3억원을 뺀 액수에다 정기예금이자율과 60%를 곱해 산출한다. 필요경비를 40%로 보고 빼준 것이다. 계산식은 '(보증금-3억원)X60%X정기예금 이자율'이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2010년 4.3%이던 정기예금이자율이 올해 1.6%까지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간주임대료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보증금 10억원의 간주임대료가 2010년 1806만원에서 지금은 672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내년 말 끝나는 소규모 임대소득 비과세 연장 여부를 검토할 때 전·월세 간 임대소득 과세 형평성도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 60㎡이하이면서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소형주택의 전세 임대소득 주택수 제외도 논란거리가 될 것이다. 이 조항도 원래 소규모 임대소득 비과세처럼 2016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다 소규모 임대소득 비과세 연장과 맞물려 2018년 말까지 연장됐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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