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감독(오른쪽)은 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외국인 투수 헥터가 이길 땐 손가락을 하늘로 치켜올리는 세리머리를 함께 한다.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11/1e1556bb-7c45-485c-9869-f3239f8aa9d8.jpg)
김기태 KIA 감독(오른쪽)은 선수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외국인 투수 헥터가 이길 땐 손가락을 하늘로 치켜올리는 세리머리를 함께 한다. [중앙포토]
![김 감독의 신뢰를 받고 활약 중인 최원준.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11/3d826daa-6731-44df-801f-175548ac8653.jpg)
김 감독의 신뢰를 받고 활약 중인 최원준. [중앙포토]
김기태(48) KIA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수시로 말을 건다. “넌 올해 1군에서 30경기 정도 뛸 거야. 내년엔 50경기 이상 나가야 해.” 담당 코치가 “A 선수는 아직 준비가 덜 됐다”며 걱정하면 김 감독은 “그래도 도전해야 한다. 안 되면 내가 책임진다”고 말한다. 김 감독의 믿음 덕분에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KIA 선수단 곳곳에 퍼졌다.
지난 4월 외야수 이명기(30)는 SK에서 KIA로 오자마자 치명적인 수비 실수를 했다. 그러나 이명기는 라인업에서 제외되지 않았고, 현재 타격 8위(0.347)를 달리고 있다. 이명기는 “실수한 다음 날 당연히 경기에서 빠질 줄 알았다. 그런데 감독님이 ‘실수를 두려워 말라’고 격려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야구를 잘하는 선수보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를 찾아 꼭 안아준다.
![김 감독의 신뢰를 받고 활약 중인 버나디나. [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11/ae81b991-d325-4988-b7f6-cf652a382d47.jpg)
김 감독의 신뢰를 받고 활약 중인 버나디나. [연합뉴스]
김 감독이 KIA를 처음 맡은 2015년 KIA 전력은 최악이었다. 가뜩이나 타선이 약한데다 김선빈·안치홍이 군 입대로 빠졌다. 김 감독은 구단에 전력 보강을 요청하지 않고 유망주를 최대한 활용했다. 김주찬이 부상으로 빠졌을 땐 “김호령을 김주찬처럼 쓰겠다”고 했다. 지난 2015년 1군 경기에 출전했던 KIA 선수는 50명이 넘었다. 라인업의 절반 이상이 무명이었다.
프로야구에서 유행어처럼 퍼지는 ‘리빌딩(재건)’이라는 말을 김 감독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그건 과거의 전통을 부정하는 말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의 구성원을 믿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2015년 팀 타율 최하위(0.251)였을 때도 김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달렸다. 열정적인 유망주와 경험 많은 베테랑의 출전 기회를 골고루 안배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감독의 권한(출전권)을 억지로 행사하는 게 아니라 다수가 납득할 만한 경쟁과 분배의 구도를 만든 것이다.

김 감독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LG 시절 그를 보좌했던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김 감독이 야구장에 와서 가장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다. 용돈을 드리고 간식도 챙겨드린다. 그 분들도 한 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약한 자에겐 한없이 약하지만 강한 자에겐 모든 걸 걸고 싸우는 감독이라는 걸 선수들도 안다”고 말했다.
2015년 김 감독은 “선수와 스태프·구단 직원까지 하나가 되어 나아가는 동행(同行)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KIA 홍보팀은 ‘동행’을 3년째 구단의 캐치프레이즈로 활용하고 있다. KIA의 동행 야구는 그래서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떠올리게 만든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 때 한 선수가 러닝 훈련에서 뒤처지자 김기태 감독이 달려가 함께 뛰고 있다. 그가 선수단에게 항상 강조하는 '동행'이다. [사진 KIA 타이거즈]](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7/11/11c6a528-b599-485f-b6dc-f9b0afa9ca41.jpg)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 때 한 선수가 러닝 훈련에서 뒤처지자 김기태 감독이 달려가 함께 뛰고 있다. 그가 선수단에게 항상 강조하는 '동행'이다. [사진 KIA 타이거즈]
김식 야구팀장 see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