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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CEO] 놀다 지쳐 창업, 위챗으로 대박난 남자

텐센트 회장 마화텅, 완다그룹 회장 왕젠린, 화인문화 회장 리루이강이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한 남자가 있다.

 
중국의 게임·SNS, 부동산·영화, 미디어·엔터계의 거장들이 콕 찍은 차세대 중국 콘텐츠 리더, 바로 린닝(林宁) 웨이잉스다이(微影时代) 대표다.

YG엔터 4대 주주
중국판 인터파크티켓, 기업가치 2조원대
텐센트 메신저 위챗 활용, 2년 만에 업계 1위

린닝 웨이잉스다이 대표. [출처: 이매진차이나]

린닝 웨이잉스다이 대표. [출처: 이매진차이나]

 
웨이잉스다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중국에서 유일하게 영화·공연·전시·스포츠 경기를 모두 포괄하는 최대 규모의 온라인 티켓예매 플랫폼이자, 콘텐츠를 제작하고 투자하는 종합 콘텐츠 기업이다. 
 
중국 대륙 뿐만 아니라 홍콩, 동남아시아에서도 온라인 티켓예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회사다. 회사 이름에 들어가는 웨이잉(微影)은 대개 모바일 디바이스로 시청하는 2~5분 길이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가리킨다.  
 
우리나라 엔터주 투자자라면 한 번 쯤은 이 회사를 들어봤을지 모르겠다. 웨이잉스다이는 작년 5월 국내 3대 연예 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5500만달러(약 632억원)를 투자해 4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웨이잉스다이가 올해로 창립 3주년을 맞이한 신생회사라는 점, 또 3년밖에 안 됐지만 중국에서 온라인 티켓예매 업계 사상 최대 투자금을 유치하고 기업가치가 20억달러(약 2조 3000억원)에 육박한다는 점이다.
 
웨이잉스다이의 초고속 성장 뒤에는 공공연한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모태가 중국 인터넷 공룡 텐센트라는 것.  
 
웨이잉스다이는 텐센트 인큐베이팅 센터(腾讯众创空间) 쌍백계획(双百计划)을 통해 탄생한 첫 유니콘이다.
 
※쌍백계획: 텐센트가 3년 동안 100억위안을 투자해 스타트업 100곳의 기업가치를 1억위안 이상으로 끌어올려 100명의 억만장자를 육성하는 프로젝트.
※유니콘: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3차례 연속 웨이잉스다이에 투자한 텐센트는 주로 위챗, QQ 등 메신저를 통해 고객 유입을 돕고 있다. 
 
또 다른 투자자 완다그룹(산하의 완다시네마는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이다)의 경우 콘텐츠 제작과 유통 면에서 웨이잉스다이와 협력하고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아내의 이름이 린닝 대표와 같다는 점이다. 한자(林宁)마저 똑같다.
 
이 밖에 또 다른 파트너사로는 화이브라더스, 보나픽처스, 진이(金逸)무비, 자허(嘉禾)시네마 등이 있다. 하나같이 중국 영화업계를 주름잡는 기업들이다.   
 
PD 출신, 인터넷 창업에 뛰어들다
 
린닝은 어릴 적부터 영상물에 관심이 많았다. 1996년 중국 최고의 미디어 대학인 중국전매대학 연출과를 졸업한 뒤 푸젠성 방송국에 입사했다. 2000년에는 <인터넷이 중국을 바꾼다(互联网改变中国)>라는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린닝의 인생이 프로그램 제목을 따라갔다. 그해 린닝은 인터넷 창업을 하겠다며 베이징으로 홀연히 떠났다.  
 
베이징에서 그는 온라인 사이트 운영을 위해 사방팔방 투자자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안 좋았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IT버블)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투자자 찾기가 하늘에 별 따기였다.  
 
린닝은 우회를 택했다. 쯔진즈뎬(紫禁之巅)이라는 광고회사를 차려 퀄리티 좋은 광고 영상을 만들었다. 연출 전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한해 순익만 3000만위안(약 51억원)을 넘길 정도로 나름 대박을 쳤다. 2005년엔 주식시장 상장을 노리는 한 회사에 비싸게 회사를 매각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5년을 열심히 일했으니 이젠 숨을 돌릴 때였다. 린닝은 3년을 펑펑 놀았다. 그러다 지쳤다. '잉여 생활'에 물린 린닝은 또 다시 사업을 하고 싶었다. 2007년, 그는 Life Media(热度传媒)라는 동영상 사이트를 개설한다. Life Media는 일본 미쓰이 물산과 한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시리즈 A, B 투자를 유치하면서 나름대로 주목을 받았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 했다.


메신저 위챗에 주목하다


2008년 말, 린닝은 동영상 사이트를 소셜커머스 사이트로 새롭게 단장하기로 한다. 탁월한 선견지명이었다. 이듬해 F퇀(F团), 메이퇀(美团), 라서우왕(拉手网) 등 유력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줄줄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요 투자자인 미쓰이 물산은 Life Media의 업종 전환을 반대했다.  
 
결국 린닝은 미쓰이 물산의 지분을 인수할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시작했고, 이때 텐센트만이 유일하게 인수에 나섰다. 그의 인생을 바꾼 텐센트와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9억명이 사용하는 위챗. [출처: 위챗 홈페이지]

전 세계에서 9억명이 사용하는 위챗. [출처: 위챗 홈페이지]

 
2012년, 텐센트가 개발한 메신저 위챗(웨이신)이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린닝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위챗이 가져다 줄 비즈니스 기회에 주목, 위챗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위챗은 물론 위챗페이(微信支付) 또한 빠르게 성장해 접근성과 결제 편의성이 극대화되면서 린닝의 소셜커머스 사이트(高朋)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길이 안 보이면 또 다른 길을 간다. 이것이 인터넷 창업의 묘미였고, 린닝은 이를 일찍부터 깨달았다.
 
영화에 꽂히다, 웨이잉스다이의 탄생


소셜커머스 사업이 순항하고 있었지만 린닝은 그의 전공(연출)도 살릴겸 영화 산업에 호기롭게 도전한다.
 
“전자상거래, 콘텐츠 제작, 동영상 다 해봤다. 영화는 나를 위한 최고의 기회나 다름 없었다.”
 
린닝이 보기에 영화 플랫폼은 콘텐츠, 리뷰, 스트리밍, 티켓 예매 등 인터넷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2013년 말, 린닝은 마침내 웨이잉스다이(微影时代)를 창립한다. 주요 사업은 온라인 영화표 예매 플랫폼 웨이퍄오얼(微票儿)이었다.
 
웨이퍄오얼은 위챗, QQ, 그리고 자체 앱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따로 앱을 다운받지 않아도 위챗이나 QQ를 이용해 손쉽게 웨이퍄오얼 티켓 예매·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이 급속 성장의 주요인이었다.  
 
“우리는 위챗 속 영화 티켓 예매 서비스다. 앞으로 우리는 영화표 예매계의 위챗이 될 것이다.”
 
웨이퍄오얼이 막 성장할 당시 린닝이 호기롭게 외친 말이다. 그의 호언장담은 실현이 됐을까?  
 
2014년 춘절(설) 시즌에 개봉한 <일보지요(一步之遥)>라는 영화는 온라인 예매분만 2억위안에 달했는데, 이중 위챗 영화표 예매 서비스(웨이퍄오얼)에서 판매된 티켓 100만장이 48시간만에 매진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어 2015년 국경절 시즌에는 웨이퍄오얼에서만 총 4억 7000만위안 어치에 달하는 영화표가 팔려나갔다. 그해 국경절 시즌 극장가 전체 박스오피스 수입의 25% 이상이었다. 판매된 영화표 4장 중 1장은 웨이퍄오얼에서 예매된 셈이었다.  
 
참고로 중국 영화 시장은 지난해 496억위안에 달했다. 이중 온라인으로 예매된 비중만 76%를 넘어서는 등 대부분의 중국인은 온라인 예매를 선호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 → 콘텐츠 기업


2015년 12월에는 동종 업체인 거와라(格瓦拉)와 합병하면서 중국 최대 규모의 티켓예매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또 산하에 웨이잉캐피털(微影资本)을 따로 운영해 영화, 공연·전시, 스포츠 경기 관련 콘텐츠 및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현재 웨이잉스다이의 주요 사업도 이 세 분야다.  
 
<십만 개의 냉소적 유머>, <몽키킹>, <로코왕국의 전설4>, <소년반>, <검은 고양이 경장>, <구층요탑> 등등. 웨이잉스다이가 투자한 주요 영화들이다. 대부분 애니메이션이다. 이중 <몽키킹(大圣归来)>은 2015년 박스오피스 수입 약 10억위안을 달성하며 쿵푸팬더(6.4억위안)를 누르고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웨이잉스다이가 다른 영화사와 공동으로 출품한 영화는 53편에 달했으며 총 128억위안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렸다. 웨이잉스다이가 주도해 제작한 영화는 무려 130편에 달해 박스오피스 수입 330억위안을 창출했다. 2016년 중국 전체 박스오피스 수입의 73% 수준이다.
 
린닝이 애니메이션 영화에 투자하는 이유? 간단하다.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해 다양한 부가 사업을 펼치기 위함이다.
 
“예전에는 인터넷 자체가 핵심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콘텐츠야 말로 가장 핵심적인 가치 창출원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콘텐츠의 가치를 올려주는 수단일 뿐이다.”
 
린닝은 연출과 출신답게 콘텐츠 선별 능력이 뛰어나다. 야구로 따지면 선구안 좋은 4번 타자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콘텐츠를 찾아 그것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일례로 웨이잉스다이는 지난 5월 말 열린 제 70회 칸 영화제에서 프랑스 영화사 와일드 번치(Wild Bunch)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와일드 번치가 제작한 칸 영화제 출품작 9편의 중국 배급권을 확보했다. 그리고 이 9편의 출품작 중 3편이 수상작에 올라 흥행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할리우드 작품도 적극적으로 들여오고 있다. 지난 2년간 <분노의 질주7>, <런던 해즈 폴른>, <트리플 엑스 리턴즈> 등 배급한 할리우드 영화만 수십 편에 달한다. 특히 중국 최대 온라인 티켓예매 플랫폼답게 유저 빅데이터를 분석, 정확도 높은 영화 추천·홍보(큐레이션)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린닝은 최근 중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미국의 권위 있는 미디어 잡지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글로벌 미디어 업계 최고의 마케터 50인에 뽑혔다. 100년의 전통과 전문성을 자랑하는 <버라이어티>는 린닝을 이렇게 평가했다.  
 
“모바일 마케팅에 정통하며 그가 세운 웨이잉스다이는 중국 최대 온라인 영화티켓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온라인 마케팅, 티켓예매 등으로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문화와 엔터 분야로 끌어들였다.”
 
2년 만에 업계 최고가 된 린닝은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추진 속도가 빠르면 목표가 단순명쾌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느려도 괜찮다. 산업과 시장을 더욱 심도있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빠르면 빠른대로, 느리면 느린대로 장점이 있다고 강조하는 린닝. 실제로 그는 지금까지 너무 빠르게 달려왔기 때문에 이제는 속도를 줄일 것이라고 천명했다. 회사가 빠르게 크지 않는다며 낙담하는 CEO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행보다. 사고의 유연성, 기다림이 린닝 성공의 비결이라는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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