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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최대’‘최단’‘최초’자랑은 이제 그만

장혜수 스포츠부 차장

장혜수 스포츠부 차장

지난달 초 강원도 강릉에 다녀왔다. 강릉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빙상 종목 개최지다. 반경 500m 지역 안에 강릉아이스아레나(쇼트트랙·피겨),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 강릉하키센터, 강릉컬링센터가 모여 있다. 국제 규격 빙상장 4개가 한 곳에 있다. 강원도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자랑했다. “모든 경기장이 역대 최초로 30분 이내 거리다.” 요컨대 최단 거리에 모은 첫 사례라는 자랑이다.
 
강릉시 인구는 22만 명이다. 올림픽이 끝나면 강릉아이스아레나는 시민체육시설로, 강릉컬링센터는 시민종합체육관으로 고쳐 쓴다. 다행이다. 강릉하키센터는 대명 아이스하키 팀이 사용하려다가 최근 포기했다.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은 운영주체를 못 구해 냉동창고로 쓸까 생각까지 했다.
 
지난달 말 캐나다 밴쿠버에 다녀왔다. 밴쿠버에선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빙상 종목 경기, 엄밀히 말해 일부 경기가 열렸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밴쿠버에서 남쪽으로 15km에 있는 리치먼드(리치먼드 오벌)에서 열렸고, 하키와 쇼트트랙·피겨, 컬링은 밴쿠버에서 열렸다. 경기장인 캐나다하키플레이스(현 로저스 아레나), 퍼시픽콜리세움(쇼트트랙·피겨), 밴쿠버올림픽/패럴림픽센터(현 힐크레스트센터, 컬링)는 도시 곳곳에 분산돼 있다.
 
밴쿠버시 인구는 58만, 리치먼드시는 22만 명이다. 로저스아레나는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밴쿠버 캐넉스 홈 구장으로, 퍼시픽 콜리세움은 다목적 빙상장으로 사용 중이다. 힐크레스트센터는 도서관 등을 갖춘 지역커뮤니티센터로, 리치먼드 오벌은 시민체육시설로 바뀌었다. 이 시설들을 지을 때 최우선 순위는 사후 활용이었고, 보름 남짓의 올림픽은 후순위였다. 경기장 입지를 분산시킨 것도 사후 활용 때문이었다.
 
지난주 진천선수촌에 다녀왔다. 진천선수촌이 오는 10월 정식 개촌하면, 1966년 문을 연 태릉선수촌은 문을 닫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태릉(사적 201호) 일대가 이후 원래 모습으로 복원된다.
 
2009년 첫 삽을 뜬 진천선수촌은 11년 사격장·수영장 등 1단계 시설을 개장했다. 13년 착공한 2단계 시설이 오는 10월 문을 연다. 태릉이 31만969㎡ 부지에 훈련시설 12개소, 숙소 3개 동인데 비해 진천은 159만4870㎡ 부지에 훈련시설 21개소, 숙소 8개 동이다. 대한체육회 측은 “진천의 규모가 태릉의 세 배”라며 “세계 최대 규모 종합 훈련선수촌”이라고 자랑했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진천선수촌 자랑과 ‘사상 최초로 전 경기장 30분 이내 거리’라는 강릉의 자랑이 오버랩됐다. ‘최대’ ‘최단’ ‘최초’ 자랑은 이제 그만하자. 어쩌면 ‘사상 최악’의 전조일지도 모르는데.
 
장혜수 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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