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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우의 뉴스로 만나는 뉴욕] 모바일시대 생존법 … 종이신문, 온라인 유료 콘텐트에 사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뉴스룸 전경. 2개 층 사이에 설치된 거대한 화면에는 많이 본 디지털 뉴스의 순위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뉴스룸 전경. 2개 층 사이에 설치된 거대한 화면에는 많이 본 디지털 뉴스의 순위가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세계 경제의 중심지 뉴욕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뉴욕타임스(NYT)이다. 166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종이신문 시장을 리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유료독자 수가 1분기에만 30만여 명이 증가하고 매출이 5% 늘었다. ‘트럼프 범프(Trump Bump)’로 불리는 호황이다.
 

구글·페북이 광고 독점하는 상황
디지털 구독자 늘리기 총력전
NYT, 기자·비디오그래퍼 보강
WSJ, 기사 작성 단계 반으로 줄여

그러나 NYT는 호황에도 불구하고 뉴욕 맨해튼 8번가에 있는 52층짜리 사옥의 20층부터 5개 층을 법률회사에 세를 주고 긴축경영에 들어갔다. 구독자 수는 늘었지만 종이신문의 광고수입이 예상보다 빨리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NYT를 비롯해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포브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미디어기업들은 물밑에선 생존전략을 수립하는데 안간힘이다. 구글·페이스북과 같은 디지털 뉴스 플랫폼이 광고수익의 90% 이상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광고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차별화된 디지털 전략 마련에 사활이 걸렸다고 판단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멤버십=다우존스 최고경영자(CEO)이자 WSJ 발행인인 윌 루이스는 “디지털 미디어 업체의 돈 버는 능력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광고수입에 의존하는 매체의 뉴스 콘텐트를 ‘디지털 정크 푸드’라고 표현했다.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 입장에서 돈은 안 되고 힘만 든다는 것이다. 그는 “멤버십이라는 타깃을 염두에 두고 ‘가져서 좋은’ 콘텐트 보다는 ‘반드시 가져야하는’ 콘텐트를 생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Data)·뉴스(News)·분석(Analytics)의 앞글자를 딴 DNA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은 다우존스는 그간 강력한 멤버십 요금제를 추진해온 터라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더 많은 젊은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온라인 요금제를 고민 중이다. 이미 모바일 기기를 통해 들어오는 독자가 52%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10%포인트 올랐다.
 
NYT 또한 비즈니스 타깃을 구독 우선으로 잡았다. 디지털 구독자 수가 220만명으로 늘었는데, 이를 1000만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전세계 독자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읽을 가치가 있는 강력한 저널리즘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략으로 지난해 디지털 분야에서 5억 달러(약 5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버즈피드·워싱턴포스트·가디언의 디지털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2020년까지 이 매출을 8억 달러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2012년부터 구독 매출이 광고 매출보다 많아져 지금은 4대 3의 비율로 벌어졌다.
 
마크 톰슨 CEO는 “NYT의 미래는 구독 수입에 달려있다”며 “젊은 독자들이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등 온라인 서비스에 돈을 내는데 익숙한 만큼 유료 콘텐트 비즈니스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경제데이터 단말 비즈니스로 성장한 블룸버그는 2009년 인수한 비즈니스위크를 최근 재런칭한 뒤 디지털 멤버십 제도를 강화했다. 디지털뉴스 담당 글로벌 헤드인 스콧 해븐스는 “배너광고를 보여주고 무료로 기사를 제공하는 방식은 독자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쓸모가 없어졌다”면서 “멤버십 제도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독자들의 이동경로와 관심영역 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또 다른 수익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일하는 방식 바꿔야=종이신문을 만드는 조직이 모바일 퍼스트로 바뀌는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역사가 오래된 신문사일수록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은 새로 태어나는 고통과 맞먹는다.
 
WSJ의 루이스 발행인은 급기야 업무개선 전문가를 영입했다. 2020년까지 뉴스룸을 재편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0 체인지 프로그램’을 최근 가동했다. 뉴스룸의 각 영역들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고, 기사가 나오기까지 몇 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부터 꼼꼼히 챙겼다. 이를 토대로 모바일용 기사 하나가 게재되기까지 10명의 터치를 거치던 과정을 4명으로 줄였다. 루이스는 “모바일 퍼스트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우리의 소중한 유산임이 분명하다”며 “신문의 질을 보호하기 위해 프린트 미디어에만 집중하는 그룹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의 해븐스도 “디지털 뉴스룸과 전통적인 종이신문 뉴스룸은 제작 과정에서 완전히 다른 DNA를 갖고있다”면서 “포토그래퍼와 비디오그래퍼, 그래픽 편집자가 기사 생산과정에서 조력자가 아닌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기자들이 더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도 최근 120여 명의 에디터급 기자를 명예퇴직시키고 100여 명의 기자와 비디오그래퍼를 새로 채용했다.
 
◆새로운 수익원 창출=월간지 포브스의 루이스 드보킨 최고생산책임자(CPO)는 7년 전 업계에서 ‘브랜드 보이스’라는 이름으로 네이티브 광고를 처음 시도한 인물이다. 네이티브 광고는 기본적으로 광고의 범주에 속하지만 동영상과 그래픽을 두루 갖춰 독자가 광고를 받아들이는 거부감을 줄여주는 동시에 독자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다는 장점을 지닌다. 포브스는 전체 광고매출의 35%를 네이티브 광고에서 얻고있다.
 
드보킨은 최근 차세대 네이티브 광고인 ‘30 언더 30’이라는 모바일 카드 섹션을 시작해 호평을 듣고있다. 드보킨은 “기자들은 자리에 앉아 스토리를 만들어내는데 익숙하다”면서 “그러나 모바일 콘텐트는 스토리보다는 한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개발해 전달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이티브 광고 사업 성장률이 50%에 달하는 블룸버그의 경우 광고 제작을 ‘예술과 과학의 결합’으로 정의한다.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광고는 예술에 근접하지만, 광고와 직결되는 각종 데이터의 분석은 과학의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심재우 뉴욕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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