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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사양산업은 없다 … 사양기업만 있을 뿐

고란경제부 기자

고란경제부 기자

“거기 자리 좀 없습니까.” 얼마 전에 만난 한 핀테크 업체 임원이 해 준 말이다. 평소 거래하던 회사 근처 한국씨티은행 지점에 들렀는데 지점장이 진지하게 묻더란다. 요즘 잘 나간다는데 사람 필요하지 않으냐며.
 
이 은행은 최근 영업점 126개 중 101개를 줄이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사용자 측은 “대부분의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한 대응이다. 창구 인력을 재배치(transformation)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반발한다. “은행의 공적 책임을 저버리는 일로 고객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대규모 점포 폐쇄에 뒤이은 수순은 구조조정일 거라고 불안해한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은행의 점포 신설 및 폐점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직접 행정 조치를 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사기업의 영업 전략에까지 간섭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지난달 말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포르투갈에 모여 ‘로보칼립스(Robocalypse·로봇으로 인한 종말)’에 대해 토론했다. 로봇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가 인간으로부터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는 76만7000명으로, 올해 들어서만 3만1000명이 줄었다. 2009년 10월(76만6000명) 이후 최저 수준이다.
 
그래도 결론은 낙관 쪽에 가까웠다. 산업혁명 때마다 새로운 기술발전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거라고 비관했지만, 그만큼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는 거다.
 
누가 사양산업인 의류업에 뛰어드느냐고 비웃었을 때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유니클로 창업자는 “사양산업은 없다. 사양기업만 있을 뿐”이라고 응수했다. 유니클로 등 7개 브랜드를 보유한 패스트리테일링(FR)은 전세계에서 4만3000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창구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은행은 사양기업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핀테크 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다. 그곳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다만,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 가운데 미국이 절반인데, 한국은 한 곳도 없다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고란 경제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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